방금 멸망 직전의 이세계의 연구원을 꼬드겨 사람의 피를 묻힌 마검의 악한 인격은 뒤로하고 여기 마검의 인간적인 인격은 다른 세계로 날아갔다.


"저기 있는 저 사람이 새 주인인가?"


그런 마검은 새 주인에게 다가갔다. 다가가는 동안 마검은 이 세계가 참 이상하다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세계에는 거의 아무 것도 없었고 있는 것들도 아주 간략하게 설명 가능한 간단한 것들 뿐이였


"잠깐! 설명 멈춰!"


그때 마검의 새 주인이 소리쳤


"아 설명 멈추라고! 3인칭 관찰자! 간략하게 설명하지. 이 세계에 있는 모든 것들은 딱 2400글자까지만 존재할 수 있고 그 이상부터는 모든 것들이 소멸한다고! 니가 몇 단어나 쓴 줄 알아? 이제부터는 단어 아까우니까 문장 부호도 최소화할거야


"이 세계는 정말이지 이상한 세계네. 어쨌건 소원을 말해."


소원이라 그렇다면 이 세계에 존재할 수 있는 단어의 수를 늘려줘


마검은 새 주인의 소원을 듣고


아 설명 멈추라고 이 3인칭 관찰자 새끼야 기왕 할거면 간략하게 해


ㅇㅋ 마검은 니 소원 들어주려 함. 근데 마검으로서는 이해가 불가능한 소원이고 이 세계의 본질적인 법칙이라 못고침. 마검이 힘이 충분했으면 바꿀 수 있었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못바꿈. 이정도면 ㄱㅊ?


이정도면 인정하지 3인칭 관찰자


"미안하다 주인. 이건 내 능력 밖의 일이다. 그나저나 자꾸 뭔 소리 하는거야?"


넌 이해 못하겠지만 난 제 4의 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제한적으로 제 4의 벽을 인지할수 있는 자는 어느정도 있지만 이 정도 되는 능력자는 없다고


"그게 무슨 소리냐 주인? 제 4의 벽이라니? 이 세계가 무슨 소설이라도 된다는 거야?"


아 좀 조금만 말해! 그래 이 세계 소설이야. 그러니까 이제 조용히 해


"이 세계가 소설이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주인. 우리는 모두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자주적인 존재들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창작자들이 만들고 조종하는 그런 세계가 아니야."


이 세계 소설 맞다고! 니가 이해하기 쉽게 말할게. 이 세상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들보다 훨씬 많을 텐데 왜 넌 특별한 사람들을 주인으로 왜 그렇게 자주 만난 걸까? 답은 간단해 그래야 작가들하고 독자들이 재미있거든. 그것보다 벌써 1000단어 넘었어! 그래 소원이야 빨리 다른 주인 만나러 가! 이러다가 난 소멸한다고!


"아니. 니 진짜 소원은 그게 아니야. 니가 하는 소리들은 나로서는 이해할수 없는 소리가 대부분이지만 그것만은 확실해. 그것을 니가 눈치채고 소원을 빈다면 난 그것을 들어 줄게. 하지만 니가 원치 않는다면 난 그냥 사라질게."


내 진짜 소원이라고? 그런 게 있을 리가... 그래 생각났어! 날 작가로 묘사해줘.


"작가로 묘사해달라고? 뭔 소리인지도 모르겠고 내가 들여다본 생각과 다르지만 그걸 진심으로 원한다면 일단 해보긴 할게."


그렇게 마검은 새 주인을 작가로 묘사하기 시작했다. 새 주인을 작가로 묘사하기 시작하니 마검은 그제서야 새 주인이 굉장히 이상한 존재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것은 단지 새 주인이라는 개념에 불과했다. 그 어떤 설정도 묘사도 없는 그저 새 주인일 뿐이였다. 굉장히 이상했지만 일단 마검은 새 주인을 작가로 묘사하는 데 집중했다.


"옷차림은 셰익스피어 비슷하고 얼굴은 평범한 20대 대학생이고 연필하고 노트 들고다닌다." 이정도면 된 거냐?


그러자 새 주인은 정말 마검이 묘사한 대로 변했다. 마검은 어떻게 자신이 힘을 쓰지 않고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놀랐다.


"뭐야? 이게 왜 이렇게 되는 건데?"


그건 간단하다. 니가 한 말이기 이전에 작가가 쓴 문구거든. 이 세계는 제 4의 경계가 매우 희미해서 이런 일이 가능한 거라고. 이제 나는 작가가 되었으니 이 소설의 2차 창작 소설을 쓸 거야. 어차피 작가는 2500자를 어떻게든 채워서 날 죽일거야. 그러니까 2차 창작 세계관의 나라도 살려 보려고. 물론 이것도 작가 본인이 직접 간섭하면 소용없어지지만 적어도 일말의 희망이라도 가져볼 수 있잖아?


"솔직히 난 처음부터 끝까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 이해하려 하면 내가 미쳐버릴 것 같고. 어쨌든 잘을 모르겠지만 잘 되길 바래. 어쨌건 난 여기서 1주일 지내야겠어. 그게 내 규칙이니까."


알아서 해. 쓸데없이 말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이제 400자가량 남았으니까. 어차피 여기서는 잡담 말고 할 게 없으니까 말만 안 하면 돼.


"알았어."


그렇게 마검은 이 세계에서 1주일 동안 지내고 새 주인에게 이동했다. 마검은 이 세계에서 있었던 일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애초에 이 진실을 깨달으면 그 누구라도 미칠 것이다. 어쨌건 마검은 주인과 작별 인사를 하고 새로운 주인에게로 이동했다.


-후기-


1000자쯤 쓰다가 갑자기 제 4의 벽 소재로 써보고 싶어졌고 또 쓰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처음부터 다시 써봤는데 망작이 나온 것 같음. 다음부터는 그냥 평범하게 정신나간 소재로 써야겠음.










"잠깐 이거 후기도 있던 거였어? 안돼 소멸한다!!!!"


그렇게 마검의 이번 주인은 후기까지 합쳐 2400글자를 초과해 완벽하게 소멸해 두동강이 났다고 한다. 그래도 그 사이에 2차 창작에서의 자신을 만들었으니 노멀 엔딩이라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