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먼 어딘가의 세계.


마검은 강력한 검의 존재를 느끼고,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이 검을 흡수만 한다면... 그 짜증나는 배드로를 조져버릴 수 있어!'


마검이 노리는 그 검인, 플라즈마 소드를 든 슬레이어와 그 병단은 마왕성의 마지막 관문, 제 20관문을 통과하는 중이었다.


마왕 빌리우스는 플라즈마 소드를 든 슬레이어가 제 19관문을 격파하고 오는 것에 크나큰 공포심을 느꼈다.


"제...제길! 이 상황을 타파할 좋은 방법이....!"


하지만, 그럴 일은 없었고, 최강의 검 두 자루를 든 슬레이어와 갑작스러운 누군가의 기습에 마왕은 쓰러졌고, 세계는 구원


받았다. 하지만, 그랬어야만 했었던 미래가 바뀌기 시작했다. 슬레이어가 도착하기 전, 마왕에 눈 앞에 마검이 떨어진 것이다.


"그 좋은 방법이 여기에 있다. 나는 아무 조건 없이 주인이 되는 이의 소망을 들어줄 수 있다."


우연찮게, 마검이 이 세계에, 그것도 이 상황에 왔던 것이, 모든 이의 운명을 바꾸었다.


원래 이것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명백한 세계의 오류. 또한 마왕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상황.


하지만, 마왕은 플라즈마 소드보다는 초라해 보이는 마검이 못 미더웠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부하, 왕자에게 준 로즈의 성검보다는 충분히 강하기에.


마왕은 마검에게 소원을 빌지 않고, 그저 그를 손에 쥐었다.


"흠, 소원을 아낀다라. 뭐, 나는 검이니까 상관 없나. 그동안 왠지 취급이 나빴지만, 어쨌든 나는 검이니까."


하지만, 나쁜 소식이 들려왔다. 왕자의 성검이 적에게 빼앗겼다는 소식과 공주를 빼앗겼다는 소식.


그 후에 마왕 앞에 도착한 슬레이어의 손에는 '플라즈마 소드'와 '로즈와 카를의 성검'이.


이것은 누가 봐도 마왕이 패배할 운명이였다.


마왕은 최후의 발악으로 그 마검을 휘둘렀지만, 속수무책으로 슬레이어에게 털렸다.


그렇게 털리던 도중, 갑자기 등장한 한 소녀에 의해 일격을 받아 소멸하게 된다.


"너, 너는, 총, 총통???"


마왕의 질문에 들려온 소녀의 대답.


"그래, 내가 총통이다."


그 후, 묵직한 일격.


"크아아아악...! 이럴 수는 없어....!!!!!"


그렇게 마왕은 소멸해갔다.


그렇지만, 마왕은 한 번의 기회가 남아있었다.


마검에게 아직 소원을 빌지 않았던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는, 마왕은 마검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모르지만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마검이여! 이 세상에 영원한 절망을! 가능한 한 최악의 방법으로!"


그 말과 함께 마왕은 한 점의 먼지조차 남겨지지 않고 사라졌다.


"좋아, 네 소원을 들어주지."


하지만 사라지기 전에 빌었던 소원은 유효했다.


그렇게, 이 세계는 거대한 저주에 휩쓸렸다.


전쟁이 끝나 기뻐하던 이에게도, 마왕이 죽었음에도 끝까지 그를 따르는 이에게도.


오직 마검과 세계 최강의 두 검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소멸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검은 떠나기 전에 '플라즈마 소드'와 '로즈와 카를의 성검'을 흡수했다. 


이로써, 마검은 배드로를 이길 정도의 힘을 얻었다.


하지만.


"크아하하! 고맙군!"


분명 감옥에 있어야 할, 마검의 사악한 부분이 마검의 앞에 나타나더니, 그렇게 외쳤다.


"ㅁ..무슨...?!"


당황한 마검.


그에게, 마검의 사악한 부분이 한 가지 사실을 알려주었다. 인간다워라.


"네가 강해지면, 또 다른 너인 나 역시 강해진다. 즉 배드로랑 신을 죽이고 싶었던 너의 분노가 나를 다시 이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멋들어지게 탈출했지! 또한, 너가 흡수한 힘 중 플라즈마 소드의 힘은 나에게 있다!"


그 말과 함께, 마검의 사악한 부분은 이렇게 말했다.


"네 덕분에, 나 빌리우스는 완전하게 부활했다!"


사실 마왕 빌리우스는 소멸당하면서 동시에 마검에게 자신의 존재를 깃들였다.


하지만 총통의 일격으로 인해 불완전하게 깃들어진 마왕은 마검이 처음 만들어지던 때로 날아가게 되어, 그 마검에 깃들게 되었다.


또한 불완전함의 대가로 마왕이었을 적의 기억이 모두 날아가 버리고, 자신을 마검의 다른 인격이라고 착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마검이 과거의 자신과 계약을 맺게 된 순간, 빌리우스는 모든 기억을 되찾게 되었다.


"아, X됐다."


마검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닫고는 무심코 욕을 했다.


하지만 마왕 빌리우스는 어찌 된 영문인지 마검에게 이렇게 말했다.


"난 지금 기분이 왠지 좋다. 앞으로는 그 꼰대 자식들을 보지 않아도 되겠지. 하지만 너 때문에 갇힌 것이니까, 기분이 조금 애매하다."


완전한 방심.


마검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성검의 힘을 이용해 재빨리 튀었다.


"아, 잠ㄲ...."


"잠깐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난 도망간다! 잘있어라!"


그렇게, 마검은 다른 세계로 도망갔다.


마검 몰래, 옆에서 그 장면을 바라본 줄무늬 옷의 인간은, 검이 된 마왕을 쥐고는 소리없이, 그리고 매우 섬뜩하게 미소지었다.


-후기-


플라즈마 소드랑 어떻게든 이어보고 싶었다.

근데 그 결과가 이거.

그리고 저 인간은 마검에게 소멸당했었지만, 이에 대해서는 다음번 내 차례 때 설명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