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실수는 처음 글을 쓴 사람들만 흔히 하는 실수지만, 한 번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써봄ㅇㅇ


소설 쓸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게 뭐냐?

바로 한 사람의 대사를 한 칸을 띄어서 쓰는 거임.

이게 뭔지 감이 안 잡힐 게이들을 위해 바로 예시 보여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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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동호야, 내 생각에는 너무 섣불리 선택하는 건 위험한 것 같아.


저 애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만약 진실을 말하고 있더라도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잖아.


안전하게 우리 팀원들끼리 정했던 방법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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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감이 잡힘? 어떤 걸 말하려는지.


위 예시는 즉석으로 만든 아무 스토리 없는 서너마디기 때문에 느낌이 잘 안 올 수도 있지만,

몇몇은 읽으면서 순간 멈칫한 부분이 있을 거임.


바로 이 부분과


「"…‥…‥위험한 것 같아.


저 애가 거짓말을……‥"」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잖아.


안전하게 우리 팀원들끼리……‥"」


이 부분.

앞뒤 내용이 없어서 '괜찮은 거 같은데?' 라고 느낄 수도 있음. 하지만 진짜 소설에서 이렇게 쓰인다면 독자는 물론 방금 괜찮다고 느낀 너조차도 거부감이 들거임.


자 그러면 어째서 이 예시가 잘못되었느냐. 그걸 얘기해줄게.




보통은 글을 쓸 때,


「"~~~~~~~~~~~~."

"~~~~~~~~~."」


이런 식이나,


「"~~~~~~~~~~~~~.

~~~~~~~~~~~~~~~~."」


이런 식으로 씀.

즉, 말하는 이가 바뀌면 한 줄 내리고, 너무 길어진다 싶으면 동일인물의 대사이지만 한 줄 내리고.


하지만 방금 들어줬던 예시는 동일인물의 대사임에도 한 줄이 아닌 두 줄을 내렸고, 이로인해 공백이 한 줄 생겨버렸음.

이게 왜 문제냐?


보편적으로 인터넷 소설에서 한 줄의 공백을 만드는 경우는 대사와 독백 사이임.


「"~~~~~~~~~~~."


~~~~~~~~~~~~~~~~~~~~.

~~~~~~~~~~~~~~~~~~~~~~~. ~~~~~~~~.


"~~~~~~~~~~~~~~~~~~~~."」


이런 식이지.

큰따옴표가 있는 문장과 없는 문장 사이에 단순히 하얀색 바탕이 이어져있음.


근데 예시에서는 그런 경우가 아니였음. 대사와 대사임에도 한 줄의 공백을 띄웠지.


자 그러면 우리 뇌는 1차적으로는 어떻게 상황을 받아들일까? 간단해 '아~한 줄의 공백이 생겼구나.' 이게 끝임.


'엥? 분명 제대로 된 엔터가 아니니까 혼란을 겪어야되는 거 아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 뇌는 그 정도로 멍청하고 바보같지 않음.


딱 봤을 때 느낌이 사람 대사인 것 같고, 또 맨 끝에 큰따옴표가 있는 걸 확인했기에(사람의 눈은 생각보다 보는 반경이 큼.) 사람의 대사라는 건 쉽게 알아챌 수 있음.


하지만 그 다음에 2차적으로 혼란이 하나 찾아옴.

그것은 바로 그 대사를 누가 하느냐임.


다시 예시를 봐보자.


「"동호야, 내 생각에는 너무 섣불리 선택하는 건 위험한 것 같아.


저 애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만약 진실을 말하고 있더라도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잖아.


안전하게 우리 팀원들끼리 정했던 방법으로 하자."」


순간적으로 우리 뇌는 사람의 대사라는 걸 알아차리긴 했음.

그러나 "저 애가…"와 "안전하게…"에서 문장 앞에 큰따옴표가 없어서 작가가 실수로 큰따옴표를 빼먹은 건지, 아니면 다른 경우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짐.

그래서 윗 문장을 다시 한 번 봐야하는 수고가 늘어남.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독자로써는 집중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음.

윗 문장에서 큰 따옴표가 없다는 걸 확인하더라도 다음 문장을 읽으며 '이건 동일인물이다' 라고 계속 인식을 해야하고,

그러면 소설의 내용이 잘 들어올리가 없음.


게다가 중간에 진짜 실수로 큰따옴포를 빼먹은 거도 있다? 그럼 아주 미쳐버리는 거지.

어떤 건 동일인물이고, 어떤 건 다른 대상이니까 진짜 고대서적을 읽듯이 소설을 봐야함.



뭐 이렇게 장황하게 썼지만, 간단히 말해서 '그냥 읽는데 불편하다.' 이런 이유임.

위에서 말한 이유가 게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고, 마지막으로 예시를 올바르게 수정해보면


「"동호야, 내 생각에는 너무 섣불리 선택하는 건 위험한 것 같아. 저 애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만약 진실을 말하고 있더라도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잖아.

안전하게 우리 팀원들끼리 정했던 방법으로 하자."」


이렇게 바꾸면 된다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