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정리를 하면 스스로 지옥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사기도 머리가 나쁘면 할 수 없다고 하듯이, 나는 두뇌가 뛰어난 편이었고 지금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여기에 대한 정보가 적고 빌어먹을 천사에게 단단히 찍힌 상태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얼른 퀘스트나 보러 가요!"


-삐빅


"끄아아아악 빌어먹을 천사가 진짜!"


빌어먹을 천사는 급격히 표정이 굳었다.


-삐빅 삐빅 삐빅 삐빅 삐빅 삐빅


"악! 억!  으아아악  그만해! 내가 잘못했다고!"


"했다고?"

-삐빅


"요!"


"지금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인지 모르는 거에요?"


나는 원망 어린 시선을 보내는 악마의 시선을 피했다. 그렇다고 다시 사과하기에는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


"어쨌든, 퀘스트나 줘봐요."


-촤르르르륵


Quest List


1. 천사의 목욕탕 청소(☆/의뢰금 6만)


주의 : 화씨 3,500℉의 고열


2. 영혼의 실험(★★★★★/의뢰금 870만)


주의 : 악마 또는 흑 마법 관련 연구자


3. 사기 피해 구제(★★☆/의뢰금 400만)


주의 : 타차원/사기꾼이 누군지 알 수 없음



"이 중에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화씨가 3,500℉  영혼째로 내가 소멸할 수 있을 것이고 영혼 실험은 내가 소멸하면 다음이 없다는 것이다. 영혼이 소멸하지 않고 고통만 받고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걸 수는 없다.  그러면, 역시 난 내가 제일 잘해본 것을 해야겠지.


"타테냐?"


옆에서 뚱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는 천사를 불렀고 바로 응답했다.


"정했나요?"


"사기꾼 피해 구제로 할게."


타테냐는 한 번 나를 보더니, 끄덕거리며 POS기를 올렸다.


퀘스트 아래에 있는 바코드 일련번호에 대는 것을 나에게 하는 줄 알고 잠깐 허둥댔었다.


"그런데, 이거를 전부 다 상환을 하면, 나는 다시 환생하는 거야?"


"글쎄요? 당신처럼 어리석게 이렇게 한 적이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았고 대부분 소멸을 맞이했어요."


영혼이라 땀이 나지 않지만, 오싹하며, 식은땀이 흐르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나는 자신감 있게 물었다.


"그러면, 완료를 한 사람이 있다는 거잖아?"


-삐빅/파지지지지직


"아니 왜! 갑자기 전기로 성능이 바뀌는 건데! 혹시 모르는 거야?"


-삐빅/우르르르르르


이번에는 얼굴에 물방울이 맺혀서 숨을 못 쉰다는 개념보다는 영혼이 잠식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것을 제가 알려 드려야 할 이유는 없죠."


그렇게 말하는 빌어먹을 천사의 등 뒤에는 검은 아우라가 퍼져 나온다.  역시 더는 도발을 하면 안 되겠다.


"그럼, 이제 출발해요."


그렇게 말하는 타테냐의 수화에 신비한 색이 눈에 띄는 터널이 열렸다. 나는 이 터널에 밀쳐지면서 생각했다.


'아, 민트초코 색은 싫은데....'


흐릿-


"으으 밝아.  눈부셔."


처음에 흐릿한 시야와 귀에 이명이 들리다가 이내 시력과 청려깅 돌아왔다.


영혼의 상태가 아닌, 신체가 있는 것으로 실체화한 것 같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봤고 하인과 하녀들이 분주하게 움직였고 낯선 중년이 다가왔다.

중년이 다가오면서 분주하게 움직이던 사람들이 모두 멈춰 섰다.


"일어났는가? 내가 퀘스트를 의뢰한 사람일세."


그 말을 마친 중년의 사내는 침대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나는 일단 입을 닫고 그의 말을 경청하기로 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지금까지 나는 사기꾼을 찾지 못하였네.  현재 자네는 젊은 시절의 나의 육체이며 그 사기꾼을 찾아주기를 바란다네. 자네가 퀘스트를 완료한다면, 나도 이 현재를 과거로 돌아가게 되고 자네에게도 따로 추가적인 보수를 주기로 약속하지."


나는 생각에 잠겼다.  '힌트도 없이 사기꾼을 찾아야 한다?' 이건 생각을 조금 더 해봐야겠다. 나는 퀘스트를 수행하여야 하고 잠시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빌어먹을 천사가 지긋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최소한의 힌트라도 더 얻어야 한다.


"그렇다면, 사기가 발생한 시기는 지금부터 언제 후고 어떠한 사기를 당했는지 알 수 있습니까?"


예의바른 미소를 짓고서 그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사기 발생 시기는 약 3개월 후며, 모든 재산을 날려서 새로 가주가 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어.  그는 자네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네."


-콰지직


그의 의자 손 받침대가 부서졌다. 누군지 모른다면서, 미소를 어떻게 아는 거지? 내가 이런 의문을 떨 때, 그가 입을 떼었다.


"그는 로브를 입고 입이 자네처럼 비틀림이 있는 웃음으로 얼굴은 아마 인식장애 마법을 했었겠지."


그는 더 이상 말할 게 없다는 듯이 문밖으로 퇴장하였고 멈춰있던 시간이 다시 흘러간다.


"도련님이 일어나셨어!"


"아 신이시여,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망나니 도련님이 다시 우리를 괴롭힐 거야."


들어보니 알겠다.  주변은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그 상태로 3개월 이내에 사기꾼을 발견하고 잡아서 처리해야 한다.


이렇게 된 거 막 가도 되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옆에서 싸늘한 기운이 느껴져서 고개를 돌렸다.


-삐빅


"아니 왜!"


내가 이렇게 비명을 질렀는데, 주변에서 또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빌어먹을 천사.  난 이 천사가 내 영혼일 때 동안 절대로 마음에 들 일이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