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원소 마법은 쓰기 위해선 그와 동등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마법 학교 가장 첫 시간에 배우는 법칙이다. 따라서 모든 원소 마법은 그것을 쓰기 위한 ‘조건’이 필요하다. 가장 초급 마법인 ‘바람 마법’은 오로지 공기만 있으면 가능하다. ‘물 마법’도 마찬가지, 오로지 물, 적어도 대기 중의 수분만 있다면 쓸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배우는 ‘대지 마법’은 흙만 있으면 쓸 수 있다. 상급 마법에 속하는 ‘번개 마법’은 구름 낀 날씨와 수분만 있다면 가능하다. 

그리고, 마법 학교 최 고학년만 배우는 ‘화염 마법’과 ‘얼음 마법’. 둘은 각각 성질도, 성능도, 심지어 필요한 대가의 난이도도 다르다. ‘화염 마법’에 필요한 것은 오로지 ‘공기’와 ‘종이나 나무 등 연소하는 물건’ 뿐이지만 ‘얼음 마법’에는 ‘수분’과 ‘온도’, 그리고 ‘구름’이 필요하다. 그렇다보니 더욱 활용도가 높고 강력한 ‘얼음 마법’ 대신 많은 학생들은 ‘화염 마법’을 택했고, 또 많은 이들이 그것으로 더 높이 올라갔다. 나도 원래라면 ‘화염 마법’을 택해야 했다. 하지만, 난 태생부터 ‘화염 마법’을 쓸 수가 없었다. 망할 의료진들은 ‘내 조상 중에 있는 서리 마녀의 피가 문제’라는 둥, ‘내 성격이 차가워서 라는 둥’ 되도 않는 소리만 지껄일 뿐이었다. 

하지만 결국 난 힙스터병에 걸린 멍청이들이나 가는 ‘얼음 마법사’가 되었고, 학교를 졸업한 뒤 어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전 세계를 유랑하고 있다. 한참 대륙을 떠돌던 나는, 지금 대륙 북쪽의 사막 마을에 도착했다.


“젊은이… 자네, ‘마법사’인가?”


노인의 물음에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잘 됐구만. 우리를 좀 도와줘. 이대로 가다간 겨울도 못 넘길 걸세.”


“전 한낱 ‘얼음 마법사’입니다. 습도 0%의 이곳에선 동내 아이들 만도 못한 존재이지요.”


‘마법사’라는 건 금방 알아차릴 수 있기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주 날 부른다. 하지만, 내가 ‘얼음 마법사’라는 것을 말하면 다들 쓸모없는 쓰레기를 보듯 날 쳐다본다. 이젠 그것도 익숙해지다 못해 기대가 될 지경이었다.


“상관없네. 자네가 ‘얼음 마법사’ 일지라도 ‘다른 마법’은 쓸 수 있잖는가?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다네… 제발… 우리 마을을 도와주게!”


노인의 반응에 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이런 반응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내 인생에는 한 가지 철칙이 있다. ‘돈은 언제나 옳다.’ 나는 냉큼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지요. 그래서, 무엇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노인은 팔을 덜덜 떨면서 마을 북서쪽을 가리켰다.


“1년쯤 전부터 저쪽에서 도적단이 나타나 우리 마을을 습격하고 있다네. 처음에는 젊은 사람들이 모여 맞서 싸워 놈들을 몰아냈지. 하지만… 최근 들어 놈들의 대장이 나타난 뒤로는 완전히 바뀌어 버렸어. 그 대장은 다름아닌 ‘마법사’였거든. 순식간에 맞서 싸우던 사람들은 죽거나 불구가 되어 버리고, 마을의 재물들은 몽땅 녀석들이 가져갔지. 이젠 몸이 성한 사람은 어린 아이들과 나같은 늙은이들 밖에 없고, 식량도 이 험한 겨울을 날 것조차 없네. 부탁일세! 제발… 놈들을 모두 죽여달라는 것까진 바라지 않네! 우릴 도와주게!”


그때, 노인이 가리킨 방향에서 누군가 급히 달려왔다.


“영감님! 놈들이 왔습니다!”


“또? 자네, 이름이 뭔가?”


“지금 그것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알겠네, 따라오게.”


난 노인과 얼굴에 깊은 화상 자국이 있는 남자를 따라 마을 북서쪽으로 움직였다. 노인의 말대로, 도적 다섯 명이 마을 앞에 서 있었다.


“오, 영감. 이번엔 순순히 나와줬네? 그럼 알겠지. 돈이랑 식량! 빨리 내놔!”


“어… 없어! 남은 것까지 가져가면 우린 다 굶어 죽네!"


“말로 해선 안 되겠구만!”


그리고, 이번엔 내가 그들 앞으로 다가갔다.


“넌 뭐냐?”


“마법사 같은데?”


“그나저나, 저 얼굴… 어디서 본 기억이…”


“마른 날씨… ‘정전기’가 일기 아주 좋은 환경이지.”


“뭐라는 거야?”


“’연쇄 번개’”


빛이 번쩍이며 사슬의 형태를 이루고, 곧이어 그 사슬이 도적 넷을 감싸더니 그들을 말 그대로 튀겨버렸다. 다섯 중 넷이 한순간에 전기 구이가 되어 쓰러지자 남은 하나는 도망치려는 듯 엉거주춤 뒷걸음질 치려다 이내 다리가 풀려 쓰러지고 말았다.


“히익…! 사, 살려주세요!”


난 절대 흥분하지 않는다. 천천히 지팡이를 그에게 겨누었다.


“너의 수장, ‘마법사’라 들었다. 지금 어디에 있지?”


“부… 북서쪽! 여기서 북서쪽으로 한 시간만 가면 되요!”


“확실한 거냐? 두 시간이나 말 타고 한 시간은 아니고?!”


“네, 네! 정확히 한 시간입니다! 맹세해요!”


“좋아.”


손에서 힘을 풀자 놈은 그대로 쓰러져 정신없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깜빡했군, ‘칼날 폭풍’”


강한 바람이 몇 차례 그 도적을 스치더니 놈은 갈기갈기 찢어진 파편이 되어 붉은 피와 내장을 사방에 흩뿌렸다. 그리고 난 그 도적단의 수장이라는 자를 찾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정확히 한 시간, 눈앞에 척 보아도 놈들의 기지인 건축물이 나타났다. 천천히, 사냥감에게 다가가는 호랑이처럼 발걸음을 옮기던 중, 입구의 도적 두 놈이 창을 들어 나를 막아섰다.


“웬 놈이냐?!”


“’윈드 커터’”


단 한번의 바람이 불자 도적 두 놈이 각각 도/적이 되어 쓰러졌다. 곧이어 기지 안으로 들어서자 더 많은 도적들이 나를 둘러싸곤 위협을 가했다.


“구름이 껴서 다행이군.”


“무슨 소릴 하는 거냐?!”


“’번개’”


우레와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며 찬란한 빛이 나를 감쌌다. 그리고 빛이 사그라들자, 날 둘러싸고 있던 도적들은 모두 바짝 구워진 채 바닥에 널브러졌다. 언제나 봐도 기분이 좋은 냄새가 폴폴 풍기자 드디어 중간의 천막에서 척 봐도 마법사인 자가 나타났다.


“마법사 인 것 같은데, 감히 내 심기를 건드리다니!”


그자와 마주치는 순간, 난 당황하고 말았다.


“다… 당신은!”


그건 그자도 마찬가지였다.


“너… 분명!”


“헤이즐…!”


헤이즐 왓슨, 내 마법 학교 1년 선배이자, 학교 최고의 우등생, 그리고 학교 최악의 양아치. 웨이브 넘치는 긴 금발 머리카락에 왠만한 미녀는 명함도 못 내미는 얼굴, 큰 키와 맛물리는 쫙 뻗은 다리와 풍만한 가슴. 학교의 모든 남자들이 말하길 ‘한번이라도 그녀를 반찬 삼지 않은 남자는 게이, 아니면 무성애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좋은 조건이란 조건은 모두 갖춘 그녀는 선생들조차 함부로 건들지 못할 정도로 최악의 양아치였다. 그런 그녀가 학교를 졸업한 뒤엔 아예 도적단의 수장이 되어 있었다.


“그래… 너, 분명 그 공부 잘하던 ‘얼음 마법사’. 바깥에선 나름 이름을 알리던 것 같은데… 그 마을 노친내가 보낸 건가? 그렇다면 그 노친내도 단단히 미쳤군!”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난 당신이 빼앗아간 돈과 식량을 되돌려주고 돈만 받으면 그만이야.”


“뭐, 네가 아무리 ‘얼음 마법’의 대가라 해도 습도 0의 이곳에선 아무것도 못하겠지만. ‘화염구’!”


“’대지 방벽’”


세차게 날아들던 화염의 구가 솟아오른 대지에 막히는 순간, 나와 그녀의 지팡이가 빠르게 움직였다.


“’대지 분쇄’!”


“’화염 작렬’!”


또다시 두 마법이 공중에서 상쇄되자 나는 그녀를, 그녀는 나를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당신은 ‘화염 마법’은 선생들보다도 뛰어났어, 하지만 다른 마법은 평균 수준이었지?”


“주 무기도 쓸 수 없어 잔챙이들 마법이나 쓰는 주제에!”


다시 빠르게 지팡이가 움직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빨랐다.


“’번개 사슬’!”


전기의 사슬이 뱀처럼 움직여 그녀의 손에서 지팡이를 떨어뜨렸다. 지팡이는 몇 바퀴 빙그르르 돌며 날아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자 그녀 역시 일순간 당황하더니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운석 낙하’!”


난 정말로 경악했다. 아무리 그녀가 ‘화염 마법’의 달인이라 해도, 그 정도 기술까지 쓸 거라곤 생각치도 못했던 것이다.


“’고속 이동!’”


한 끝 차이로 운석에 쥐포가 되는 것을 피했다. 하지만, 내가 얼음 마법을 쓰지 못하는 한 그녀를 이길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칼날 폭풍’!”


“’화염 장벽’.”


회심의 공격도 불꽃의 장벽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게다가 그녀 역시 점점 집요해지고 있었다.


“빨리빨리 끝내자고, 피차 비슷한 인간끼리 말이야! ‘화염 장막’!”


순식간에 내 주변으로 화염이 장막처럼 둘러지더니 끔찍한 열기가 나를 덮쳤다.


“우오오오오오오! 이… 이 열기!”


“너는 이제 그 안에서 그대로 익어버리겠지. 내 부하 중에 인육을 먹는 녀석이 있거든.”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서리 폭풍’!!!”


그 순간, 불꽃의 장막이 산산이 흩어지며 난 바깥으로 나와 숨을 헐떡였다. 나보다 더 경악한 것은 이제 그녀였다.


“어… 어떻게…! 분명 이 지역에 수분은 없는데!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내 ‘화염 장벽’에 모조리 증발했을 거야!”


“침이다… 침도 수분이지…! 물론… 방금 그게 마지막 침이었다… 이제 입이 바짝 말라서 나올 침도 없거든. 하지만… 다른 수분이라면 넘처나지.”


그리고, 아직 살아 있던 그녀의 부하들이 일제히 덤벼들기 시작했다.


“두목님, 이놈은 저희에게 맡기시죠!”


“누님!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그제야 그녀도 내 계획을 알아차린 듯 안 그래도 큰 눈이 두배로 커졌다.


“아, 안돼! 너희들, 도망쳐!!”


“’윈드 커터’!!”


한차례 바람이 불자 수 십에 달하는 도적들이 이등분 되며 엄청난 피가 솟구쳤다. 난 자연스레 미소를 지었다.


“피도 곧 ‘수분’이지… 그리고 ‘영하의 날씨’… 이제 완벽한 나의 ‘백그라운드’다!”


“’화염 해일’!”


그녀가 온 힘을 다해 손을 뻗자 화염이 해일처럼 밀어 닥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그저 손가락 하나면 충분했다.


“’서리 광선.’”


손가락 끝에서 뻗어나간 푸른 광선은 송곳이 종잇장을 뚫듯 가볍게 화염 해일을 뚫어버린 다음 그녀를 넘어뜨렸다. 그녀 역시 머리 끝까지 화가 난 듯 온갖 상스러운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런 씨발! 나한테 밥도 안 되는 것이!! 수분 좀 얻었다고 좆같이 행동하고 있어!! ‘유성우’!!”


하늘에서 엄청난 수의 불덩이들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젠 이것조차 내 상대가 되지 못했다. 지팡이를 쥔 손에 얼음이 맺히는 순간, 내가 할 일은 지팡이를 들고 중얼거리는 것뿐이었다.


“’절대영도’”


나를 중심으로 새하얀 냉기가 퍼져 나가는 순간, 냉기에 닿은 불덩이들은 순식간에 얼어 부서지고, 저항해보려던 헤이즐 역시 압도적인 냉기에 군데군데 옷만 찢어져 바닥에 널브러졌다. 결국, 내가 이긴 것이다.


“내가 이겼다, 헤이즐. 뭐, 완전히 기절해버렸지만.”


헤이즐을 천천히, 손가락은 특별하게 꼼꼼히 묶은 뒤 내 눈에 그들이 빼앗은 식량과 보물들이 들어오고, 곧이어 마차가 들어왔다. 잠시 후, 마을 사람들이 본 것은 자기들의 식량과 보물, 그리고 꽁꽁 묶인 헤이즐이었다. 노인이 득달같이 다가와 내 손을 잡고 흔들었다.


“고맙소…! 당신이 아니었다면 우린 꼼짝없이 죽었을 것이요… 정말 고맙소!”


노인의 눈물에 나도 옅게 미소를 지었다.


“아닙니다. 감사까지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곧이어, 노인은 한눈에 봐도 많은 양의 보물을 내밀었다.


“받으시죠. 저희가 드릴 수 있는 최선입니다.”


나는 말 없이 기절한 헤이즐을 들쳐 맨 다음 이동 스크롤을 꺼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이건 당신들 가지시죠.”


“아닙니다. 이건 당신이 꼭 받아야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나는 한가득 쌓인 보물 더미에서 단 한줌만을 챙겨 가방에 넣었다.


“성의를 보아 이것만 받겠습니다. 나머지는 가지세요.”


노인은 눈물을 흘렸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그 옆의 청년이 물었다.


“그런데 마법사님, 그 여자는 왜 데려가시는 건가요?”


“이 여자는 법의 판결을 받도록 도시로 데려갈 겁니다. 정당한 판결을 받겠죠.”


“마법사님의 뜻이 그러시다면… 안녕히 가세요, 마법사님.”


곧이어 마법사가 사라진 직후, 말발굽 소리와 함께 누군가 찾아왔다.


“이봐, 오랜만이군!”


노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아이고…! 보안관님…! 드디어 우리 마을 차례인가요?”


“그렇네, 이렇게 신문이랑 현상수배 명단도 가져왔다고!”


노인과 청년이 신문을 보는 동안, 보안관은 현상수배지 두 장을 집었다.


“한 명은 ‘헤이즐 왓슨’ 불꽃 마법으로 유명한 도적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 이놈이 최근 들어 유명한 범죄자입니다. 살인, 고문, 약탈, 납치, 강간… 젊은 놈인데 완전 흉악범이죠. 최근 들어 무슨 마법사 출신 범죄자가 많은지… 으이구.”


보안관이 혀를 차는 그때, 노인은 무심코 그 현상수배지를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를 질렀다.


“그… 그… 그건…! 거기 그려진 저놈은!”


그리고, 마을을 떠난 얼음 마법사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극지방의 동굴, 이 습하고 차가운 곳이 내가 사는 곳이다. 스크롤을 타고 도착하자 얼음 냄새가 동굴에 풍겼다.


“왔다.”


기절한 헤이즐을 구석에 두고 안쪽으로 움직인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동굴 구석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십대 후반 정도의 소녀 넷이 어디서 구해온 듯 넝마를 감싸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그 넝마를 거칠게 치우더니 고함을 질렀다.


“어딜 감히 네년들이 이걸 입으라 했어!!”


넷은 공포에 덜덜 떨었다. 눈에는 생기가 없었고, 온 몸에 상처가 가득한 소녀들은 덜덜 떨다 못해 아예 하나는 오줌까지 지리고 말았다. 그는 더 사납게 그 소녀의 목을 붙잡고 거칠게 벽에 밀어붙였다.


“너, 감히 내 집에다 오줌을 지려?!”


그는 가련한 소녀의 뺨을 거칠게 쳤다. 소녀의 입에서 몇 개 남지 않은 이빨이 부러졌지만, 소녀는 이젠 울지도 않았다.


“이 년이 화나게 하고 말이야…!”


그의 가죽 장화가 배로 날아들자, 소녀는 뱃속에 얼마 없는 것들까지 모조리 뱉어 버리고 말았다.


“야, 다리 벌려.”


소녀가 마치 로봇처럼 자리에 누워 다리를 벌리자 그는 바지를 내리더니 그대로 소녀에게 자신의 욕망을 풀어냈다.


“이 걸레년이! 감히 내 집을 더럽히고 말이야!”


소녀는 그저 옅게 신음할 뿐이었다. 끝내 그가 자기 몸 속 욕망을 소녀에게 쏟아내자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소녀들을 바라보았다.


“검은 머리, 키 큰 년. 너희들이 핥아서 치워. 하얀 머리, 넌 이리 와서 빨아.”


앞선 두 소녀가 바닥에 쓰러진 소녀의 다리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욕망을 핥는 동안, 하얀 머리의 소녀는 말없이 그의 물건을 깨끗하게 빨아들였다. 그리고, 그가 쓰러져 있던 헤이즐이 정신을 차렸다는 것을 알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온몸이 묶여 버둥거리는 헤이즐에게 다가갔다.


“헤이즐… 이렇게 보니까 정말 기쁘지 않을 수가 없구만. 학창 시절엔 나를 포함해 모든 남자들이 널 딸감으로 밤을 불태웠는데 말이야, 난 널 직접 이렇게 따먹을 수 있잖아?”


그는 한치의 망설임없이 그녀가 입고 있는 로브를 찢어버렸다. 졸지에 가슴을 보이게 된 헤이즐은 수치심에 더욱더 버둥거렸으나,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녀의 가슴을 탐했다.


“D 보단 커보이고… E컵 정도 되나? 씨발,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존나 크구만.”


그는 꼿꼿하게 서 있는 자신의 그것을 헤이즐의 가슴 사이에 끼우고 격렬하게 움직였다. 오래지않아 그에게서 나온 하얀 물이 헤이즐의 얼굴을 뒤덮자 그는 차가운 미소를 짓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그거 가져와. 너희 둘은 그만 핥고 이리 와서 이 년 다리 잡고 있어.”


방금 전까지 바닥에 누워 있던 소녀가 동굴 안쪽으로 사라지자 검은 머리의 소녀와 키 큰 소녀가 다가와 헤이즐의 양 다리를 각각 붙잡고 벌렸다. 가슴에 이어 자신의 가장 은밀한 곳까지 보이게 된 헤이즐은 재갈이 물려 무어라 말 할 수는 없었지만 화내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곧이어 방금 전의 그 소녀가 자그마한 약병을 가져왔다.


“날뛰어 보시지. 여기 온 여자들 치고 그러지 않은 여자는 없으니까 말이야.”


그는 병 속에 있는 것을 헤이즐에게 뿌렸다. 갑자기 헤이즐의 몸부림이 멈추더니, 온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뭐야, 생각보다 약빨이 잘 받는 몸이었구나? 오줌까지 질질 지리고 말이야. 재갈 풀어 드려.”


약병을 가져온 소녀가 재갈을 풀자 헤이즐은 힘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뭐… 뭘 뿌린 거야…?!”


“마비약, 흥분제 섞어서. 원래 너 같은 반응이 잘 없는데… 씨발년, 혼자 도도한 척은 다 하던 주제에 존나 걸레였구만? 그럼 그런 걸레 보지에는 벌을 줘야지? 거기 남은 둘, 그거 준비해.”


“뭐… 뭐 하는 거야… 하, 하지마… 안 돼!”


그러나, 헤이즐의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헤이즐에게 자신의 욕망을 쑤셔 넣었다. 헤이즐은 자신의 몸이 강제로 더럽혀 짐에도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 저주스럽게도, 몸에 스며든 흥분제는 강제로 당하는 자신의 몸이 쾌락으로 물들게 하고 있었다. 헤이즐은 자기도 모르게 소녀들을 바라보았다. 눈에 생기가 없는 소녀 두 명이 범해지고 있는 자신을 보며 서로 밴대질을 하고 있었고, 약병을 가져온, 앞서 범해진 소녀는 자신의 그곳을 거칠게 만지고 있었다.


“너… 너 도대체…!”


그러나, 그녀의 물음은 그의 손에게 막히고 말았다.


“씨발 뭐 이리 말이 많아? …웃!”


결국 헤이즐의 몸 안에 그의 하얀 욕망이 채워졌다. 그는 천천히 자기 물건을 빼더니 아까 그 소녀를 불러 핥게 시킨 다음 소녀들을 불러 헤이즐을 어딘가로 옮기기 시작했다.


“난 의외로 순정파라 말이야~ 여기 다섯 명을 제외하면 한 번 이상은 잘 안하거든… 네 자리는… 여기가 좋겠다.”


소녀들은 헤이즐을 발판 위에 강제로 세우더니 꽉 묶인 양 손을 위로 올려 고정시켰다. 헤이즐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장막에 가려진 무언가 그녀의 양 옆에 즐비해 있었지만, 헤이즐은 무언가 불길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역시도 그녀의 표정에서 그것을 읽고 있었다.


“궁금한가 봐? 이것들이 다 무엇인지 말이야. 사실 난 항상 여기 온 여자들에게 이런 걸 보여주거든. 잘 봐 내 ‘컬렉션’들을.”


그가 지팡이를 한번 휘두르자, 장막이 일제히 벗겨졌다. 그리고, 헤이즐은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장막 아래에 있던 것은… 얼어붙은 여자들이었다. 키가 큰 사람, 키가 작은 사람… 각양각색의 여자들이 하나같이 공포에 질린 얼굴로 얼어 있었다.


“뭐… 뭐…”


“궁금해? 내 ‘컬렉션’들이라니까. 여기 이 여자를 좀 봐.”


그는 헤이즐의 바로 정면에 두 손을 꼭 모은 채 얼어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가슴이 작고, 깡마른 작은 소녀였다.


“이 여자가 내 첫 ‘컬렉션’이야. 마법학교 3학년이었지. 유일하게 날 사랑한다며 졸졸 따라다녔었어. 내 동정도 이 녀석이 뗐지. 그래서 영원한 생명을 준 거야. 이걸 봐. 이 여자는 키가 190cm나 되고, 이 여자는 140밖에 안 되지. 이 여자는 엘프고, 이 팔뚝 만한 여자는 요정이야. 내 좆이 안들어가서 고생 좀 했지. 그리고, 이제 너야. 마법학교의 퀸카이자… 도도한 도적단 두목, 그리고 내가 본 여자 중에 가장 젖통이 컸거든. 도도한 척하는 년이 다 망가진 얼굴로 좆을 갈구하는 모습이나 공포에 질려 덜덜 떨며 오줌을 지리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바지가 젖어버릴 지경이야. 거기서 영원히, 내가 네 얼굴에 정액을 뿌리는 걸 지켜보라고. ‘얼음상’”


그리고, 헤이즐의 발끝에서부터 피부가 얼음이 되기 시작했다. 천천히 얼음이 다리를 타고 오르자 그녀는 공포에 몸부림 쳤으나, 고정된 양 손 때문에 저항할 수 없었다. 그리고, 끝내 그녀는 무언가 떠오른 듯 소리쳤다.


“그래…! 너! 기억났다! 네가 그 유명한…!”


그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녀는 완전히 얼음 인형이 되고 말았다. 공포에 질린 얼굴 그대로. 그는 기쁜 듯 크게 웃으며 소파에 앉아 얼음 인형이 된 그녀를 바라보았다. 곧이어 하얀 머리카락의 소녀가 그의 위에 올라타 그의 욕망을 채워주었다.

그리고, 다시 사막 마을. 보안관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현상수배지를 바라보았다.


“이놈 말이요? 그 유명한 ‘서리 마법사’ ‘안젤로’요. 미친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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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씬을 써보는 건 처음이라 잘 쓴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