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너는 인간(?)과 식물의 혼혈이라는 거지?"

[아마 그렇게 되겠죠.]


흐음.

'근데, 이 녀석의 어머니가 정말로 지구의 식물인지도 의문인 걸. 어떻게 꽃의 씨가 이렇게 우주 멀리까지 날아올 수가 있던 거지? 그리고 아무리 어린왕자가 외계인이라고는 하지만, 꽃가루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로 수분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해.'


{-ey! hey! 들리나 학생!}

"ㄲ, 깜짝이야!"

{오, 잘 들리는 것 같네요. 저기, engine이 부족할 텐데 destination에는 무사히 잘 도착했나요?}

"의문형으로 끝내지 마시죠. 지금 어떤 상황일 지는 자~알 아시고 계실 텐데."

{...미안해요. Engine 값을 아끼려고 하다 보니, 이런 사태가 occur했네요.}

"아니 우주선 값이 연료 값보다 더 비싸지 않나요?"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oil 값이 얼마나 expensive한데.}

기름으로 움직이는 거였나, 이거.

게다가 이 사람, 프롤로그에서 연료에 대한 말은 일절 하지 않았구나.



{아무튼 어딘가에 landing은 한 것 같은데, 혹시 뭐 find 한 게 있나요?"

"아, 예. 혹시 어린왕자가 실존했다는 거 아시나요?"

{설마 B-612 Asteroid? 거기에 착륙한 건가요?}

"예. 그러니까..."


나는 그녀에게서 들은 여러가지 사실들을 교수에게 전달했다. 거짓말을 조금 섞어서.

사람 하나 죽을 뻔 했는데 이 정도 심술은 부려도 되지 않을까?


{interesting. 역시 당신을 보내길 잘했어요. Ace 학생은 역시 남달라요.}

"아무튼 여기까지만 알아낼 수가 있었습니다. 자세한 증거를 보내고 싶지만 우주선이 불시착을 할 때 전송기기 쪽이 크게 망가져서 못 보낼 것 같네요."

{당신에게는 Nanobot이 있잖아요! 그걸로 수리를 하면 되지 않나요?}

"실은 연료가 떨어진 상태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블랙홀에 휘말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송기기가 블랙홀에 휘말렸어요."


그렇게 말하며, 나는 우주선의 수리 현황을 확인해 보았다.

...완전히 수리하려면 앞으로 1일 정도가 걸린다.

{teleport 머신이 고장이라면 3D printer로 만드시면 됩니다. 그걸 위한 printer잖아요?}

"네, 네. 그럼 우주선 수리로 바쁘니까 이만 끊겠습니다."

{ㅈ, 잠ㄲ-}


통신 종료.

교수랑 대화가 길어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있는 쪽을 바라봤을 때 그녀는 인간의 모습으로 몸을 쭈그린 채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그녀는 꽤 예쁘다. 상황이 일단락 되고 나서 한시름 놓은 뒤에 겨우 깨달은 사실이지만.


-下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