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의 풀꽃이라는 시가 내 머리 속에 떠올랐다.

나는 심장이 쿵쿵대는 것을 느끼며, 어느새 그녀의 곁으로 서서히 발걸음을 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윽, 따끔해! 이건... 가시?"

그녀의 주변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가시의 덫이 숨어 있었다.

[무슨 일이죠?]

그녀는 내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에 잠에서 깬 것 같다.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장미의 딸이다. 가시가 없을 리가 없었다.

[괜찮으세요? 손에서 피가 흐르고 계신데...]

"괜찮아. 이 정도 상처는 간단히 나노봇으로 고치면 되니까-악?"


어느새 그녀가 내 가까이로 다가와 있었다.

나는 무심코 발기했지만, 이내 정신줄을 잡고는 소리쳤다.

" 내 곁에 가까이 오지 마아아─!!"

나의 갑작스러운 비명에 그녀가 깜짝 놀랐다. 이내, 그녀는 놀란 나머지 꿀처럼 보이는 눈물을 흘렸다.

[저, 죄, 죄송합니다...]

그 말에 나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우는 그녀에게 나는 미안하다며 계속 사죄했다.

하지만 그녀의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그녀의 울음을 멈추기 위해 우주선이 고쳐지기 전까지 그녀를 달래주었다.



"힘들어... 힘들다고..."

[...감사합니다.]

다행히 그녀는 우주선이 다 고쳐지기 일보 직전에는 눈물을 멈췄다.


"미안했다. 그럼 나는 교수님의 명령도 있어서 이만 떠나야 해."

그렇게 말하며 그녀에게 작별인사를 고하려던 순간, 그녀가 내게 다가왔다.


[저도 한 가지 당신에게 용서를 구해야 하는 것이 있어요. 저, 사실은 눈물은 22시간 정도 전에 이미 멈췄지만...]

잠깐 뜸을 들인 뒤에, 그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

[누군가 저를 위해서 이렇게 행동하는 걸,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참으로 오랜만에 겪어서 저는 기뻤어요. 그래서 좀 더 그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당신을 속이면서 계속 울었어요. 당신이 힘든 걸 알지만, 저는 제 기쁨을 위해 이기적으로 당신을 이용한 거에요. 정말로 죄송해요.]


그 말을 듣고, 나는 그녀에게 질문을 했다.

"내가 오기 전에, 너는 누군가를 만난 적이 있어?"

[...어린왕자가 돌아왔었어요. 하지만 그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였고, 그는 무심하게 상자를 놔두고는 다시 어디론가 떠났어요. 그 상자에서는 양이 나오더니 죽은 제 어머니를 뜯어먹었어요. 어머니는 장미지만 가시가 고작 4개만 존재하고 있어서 양은 별 다른 상처 없이 그 분을 뜯어먹었어요. 이내 바오밥 나무의 씨앗을 먹기 시작했어요. 저는 무서워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 양은 지금 어디에 있어?"

[당신의 그 우주선이 깔아뭉갰어요.]


그 말을 듣고 자세히 보니, 무언가 흔적이 있었다.

[아무튼 그 뒤로 저는 그 누구도 만나지 못한 채 홀로 쓸쓸히 살아왔어요.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정말로 외로웠구나."

[예. 하지만 이제 외롭지 않아요. 당신 덕분에 다시 저는 기쁨을 느낄 수가 있었고 이제 저는 혼자서도 살아갈 희망을 얻었어요.]


그 말에, 나는 결심을 했다.

"'혼자서도'라니, 그런 말은 하지 마."

[예?]

"난 앞으로도 계속 함께 있어줄 수 있어. 그러니 나랑 같이 여행을 떠나지 않을래?"

[...정말요? 하지만, 전...]

"괜찮아. 무서워 할 필요 없어. 내가 지켜줄 테니까. 게다가, 나도 혼자 여행을 떠나다 보니까 말동무가 필요했거든."

[네? 그 말씀은-]

"그러니까, 나랑 함께 떠나자. 어때?"


그녀는 망설이더니, 이내 결의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좋아요! 저도 당신과 함께 여행을 떠날게요!]


그렇게, 나와 그녀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1화 끝.

-작가 후기-

이번 릴레이에는 정실 히로인을 넣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어린왕자를 식물박이로 만들었다. 이상.


+참고로 저 장미(?)는 성대가 없어서 말을 못 합니다. 그래서 텔레파시를 보낸다는 설정이라서 반드시'[]'로 대사를 쳐야 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다음 사람이 알아서 정해주겠죠.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