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번 국도를 주행하는 회색 중형 세단.

   그리고 그 안에 타고 있는 나.

아마도 나는 곧 죽을거다. 어떻게 죽을지는 모르겠으나 자동차 사고로 죽는 건 당연한 것 같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바위에 깔리려나? 아니면 정면추돌 사고? 그러면 무진장 아플텐데...

 "쓸데없는 고민은 하지 않는게 좋아." 나 대신 운전하고 있는 망토 쓴 해골 바가지가 말했다.

 "그래도 사신을 만나고도 살려달라고 울고 비는 것보다는 몇배 나으니깐 말리지는 않을게." 빌어먹을 새기. 이딴 새기가 저승사자라니. 저승에 인재가 그렇게도 없나? 도대체...

 "너는 매일 전세계에서 몇 명이 죽어나가는지는 아냐? 게다가 사신은 주말에도, 새해에도, 크리스마스에도, 추석에도 일하러 나가야 한다고!" 그래 그러니깐 오늘이 일요일인데도 니가 여기서 내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겠지.

 "하,, 갑자기 빡치네? 너희들은 왜 안 죽는 날이 없냐? 우주에도 나가는 놈들이 만병통치약은 왜 못 만들어?" 꼬우면 살려주든지. 안 살려줄거면서 힘들다고 징징대네. 저승사자 맞나?

 "나도 그냥 살려주고 휴가나 갔으면 좋겠거든?" 그럼 살려줘 새기야.

 "안돼." 왜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빌어먹을 원효 해골물같은 새기. 지옥에나 떨어ㅈ.... 중형 세단이 가드레일을 벗어나 130m 아래로 추락했다.

 "존나 시끄럽네. 뒤질거면 좀 조용히 뒤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