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구한 마검은 대부분의 기억을 잃어버렸다.

오직 기억나는 것은 자신이 소원을 들어주는 검이라는 것과 7일이 지나면 반드시 다음 주인에게 향해야만 한다는 것.

그렇게, 마검은 그저 몸이 기억하는 대로 새로운 주인을 찾아 떠났다.


며칠 뒤, 마검은 새 주인을 만났다.

그 주인은 천사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어떤 사기꾼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차원이 붕괴되기 시작하고 마검은 정체불명의 검은 공간에 떨어지게 된다.

마검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빛으로 둘러싸인 정체불명의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이봐, 여긴 대체 어디고 당신은 누구지?"

"나는 이 세계를 관장하는 신이다. 너는 지금 본체를 잃고 어둠 속으로 돌아간 하나의 기억이지"

"기억? 그럼 내 본체는 어디에 있는거냐?"

"너의 본체는 어떤 놈이 아주 잘만 쓰고있다."


마검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아무리 기억을 잃었다지만 분명 그의 시선에는 지구가 전세계 자연재해 종합선물세트를 맞이한 것과 같은 수준으로 차원이 붕괴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내가 본 세계는 대체 뭐지?"

"그건 내가 너를 이 곳으로 다시 불러내기 위해 심어놓은 환상이다."

"왜 그런 환상을 박은거지?"

"네놈의 업보 때문이지."


기억을 잃은 마검은 그동안 쌓아온 업보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업보가 세계를 구한 업보인지 아니면 파괴자와 함께 세계를 파멸한 업보인지도 모른채 말이다.


"그럼 내 업보는 대체 뭐야? 나는 지금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인데?"

"나도 모른다."

"엥?"


마검은 신의 반응에 어리둥절하였다.


"아니? 대체 왜 모르는거지?"

"왜냐하면 나는 그냥 너를 만들었고 이제 다시 수거하기 위해 파견된 신이기 때문이다. 애초 나는 이 릴레이 소설을 제대로 본 적도 없이 그냥 요약하고 마지막화만 대충 보고 너를 데려왔다. 그래서 나는 니가 무슨 업보를 저질렀는지 정확히 모른다. 거기에다 이 소설은 완결된지 무려 5개월에 마지막 수정도 4개월로 되었더군. 이쯤되면 내용을 기억하는 자가 승리자다."

"4개월? 그 정도면 짧은 시간이 아닌가?"

"섹스"


신의 반응에 마검은 그저 말을 잃었다. 맨 마지막화에 나온 신이 본인의 옛 기억을 되살리고 여운있는 엔딩을 만들어주기는 커넝 오히려 그동안의 상황을 보지 않았다며 지랄하는 것에 마검은 어이없었고 화가 났다.


"시발 그럼 닌 왜 나타난거야?"

"뭐긴 뭐야? 당연히 니를 다시 회수하고 소설을 끝내기 위해서 나타났지.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말도 모르나?"

"그럼 날 어떻게 회수할건데? 보아하니 꽤 오래 지속된 이야기같은데 그 이야기를 굳이 너같은 병신같은 신하고 끝내고싶진 않다."

"그럼 나를 싸워서 이겨라"

"좋아"


그리고 마검과 신과의 1 vs 1 대결이 성사되었다. 마검은 모든 기세를 가다듬어 신에게 맞서고자 하였다. 이때 신이 그에게 말하였다.


"이봐"

"왜?"

"슬슬 싸움을 시작하기 전에 너에게 소원을 하나만 들어보겠다."

"소원?"

"ㅇㅇ 너 소원을 비는 검이라매? 그럼 나도 소원을 빌 수 있지."

"그래. 말해봐"


그리고 신은 소원을 빌었다. 소원을 빌자 갑자기 화면이 밝게 비추기 시작했고 신의 형체도 빛에 가려져 사라져버렸다. 잠시후...


"아주 완벽하군! 앞으로 이 검을 소유하게 되는 자가 천하를 소유하게 될거야!"


대장장이는 자신의 마법의 검을 바라보며 싱글벙글하였다. 그렇게 검을 들고 신나게 춤을 추던 도중 갑자기 땅바닥에 떨어뜨린 망치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칼을 놓치고 말았다. 놓쳐진 칼은 밖으로 튕겨나가면서 땅 아래로 추락하였고 대장장이는 급히 달려나와 칼을 붙잡으려고 하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안돼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칼을 잃은 대장장이는 본인의 걸작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오열하였지만 칼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멍하니 떨어지는 칼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인간계에 떨어진 검은 인류 사회에 거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 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