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영부영 하루를 끝마치곤

비틀비틀 집으로 걸어와선


공허하고 삭막한 월셋방에

대자로 뻗어서 천장보니


먼지에 묻혀 녹이 슬어버린 기타하나

덩그러니 구석에 움츠려있네


그렇게


회백색의 사횟물에 덮혀서

묘한 악취가 나고


감정이 썩어 문드려져

소리를 내지 않는


큰 기타 하나


그 큰 기타 하나가

조용히 낡은 기타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