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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는 초아와의 결혼 끝에 아이를 가질 수도 있었다.

동물이었던 삶은 기억나지도 않을 정도로 많은 기억과 추억을 지니게 되었다.


그러면서 많은 악귀와 악령들의 퇴치하거나 구제가 불가능하면 제령을 하였다.

민간에서는 암암리에 이름이 높아지게 되었으며 천호를 칭송하는 자들도 늘게 되었다.


허나 모든 것이 이를 달가워 한 것은 아니다.

요사스러운 것들은 이러한 천호의 등장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달리 뾰족한 수가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오만한 물귀신이 이런 요괴들을 비웃었다.

"어찌 한때 짐승이었던 것을 두려워하는가?"


"한때 짐승이었지만, 지금은 하늘의 은총을 받는 자가 아닌가? 잘못하다가는 하늘의 노여움을 사게 될 것이야."


"하늘이 두려워 숨어 살자는 것인가?"


"이 자가 하늘이 무서운 줄 모르는군! 후일이 두렵지 않은가?"


"흥, 그래서 우리 미래를 교환하자는 말인가? 큰일을 위해서는 무릇 하늘을 거스를 수도 있는 법이네."


"그렇게 자신만만하면 댁이 해보시지 그래?"


"그렇지 않아도 그럴 계획이었으니 지켜보시오."


천호는 어느 강에서 물귀신이 미쳐 잔잔한 강물에서 풍랑을 일으킨다고 듣게 되었다.

"천호님, 또 퇴치하러 가시는 것입니까?"


초아가 아이를 가진 몸으로 천호를 배웅하였다.

"걱정 마시오, 언제나처럼 씩씩하게 돌아오겠소."


"언제쯤 돌아올 것입니까?"


"아마 신시(申時)[15~17] 쯤에 돌아올 것이요."

천호는 초아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길을 나섰다.


천호가 강에 도착하니 과연 바람이 불지 않는데 강이 이리저리 널뛰고 있었다.

"천호님이 오셨군요. 어제부터인가 강이 미쳐서 누구도 건너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상인이 천호를 보면서 말했다.


천호는 강 가까이가 주청성신검을 꺼내어 소리쳤다.

"물귀신은 들으라! 그대는 어찌하여 강을 어지럽히는가? 만일 대답하지 않는다면 이 성신검으로 너를 강 채로 베어버릴 것이다. 그러니 어서 물 밖에 나와 대답하라!"


천호가 이렇게 소리치자 광란의 물결이 하나의 소용돌이가 되더니 중앙에서 한 귀신이 올라왔다. 그리고 귀신이 원래 수위로 올라오자 소용돌이가 일순에 멈추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잠잠해졌다.


강 주위로 이러한 괴이의 효과로 물안개가 주변을 드리웠다.


"억울합니다. 제가 왜 이 강에 있어야 하는 것입니까?"

처녀 귀신이 말했다.


"그대는 어쩌다가 이 강에 오게 되었는가?"


"저는 본래 주변에 살던 처녀였지만, 빨래하러 강에 내려왔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발을 헛디뎌 강에 빠져 죽고 만 것입니다."


"그래서 이리 미쳐 날뛰는 것인가? 그렇다면 한을 풀어주면 더는 강을 어지럽히지 않겠는가?"

처녀 귀신은 끄덕였다.


천호는 자신의 겉옷을 벗어 칼에 얹었다.

"나의 옷을 주겠다. 큰 위로는 되지 못하나 적어도 남자를 보지 못하고 죽는 한은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이 옷을 받겠는가?"

처녀 귀신은 뭍으로 오더니, 천호의 옷을 집어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 이후, 강물은 평소처럼 고요했다.


"역시 천호이십니다. 강물을 잠잠히 시키다니."


"아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천호 선생? 그게 무슨 뜻이오?"


"처녀 귀신의 원혼이 강력하다고는 하나, 강의 물결을 거세게 일게 하지는 않습니다. 배에 있는 자나 뭍에 있는 자를 끌고 가려고 하지 이 정도로 난리치지 않습니다."


"그러면 물귀신 말고 다른 것이 있다는 의미요?"


"잘은 모르겠지만 혹시나 모르니 지키고 있어 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천호는 강변에 앉아 혹시 괴이가 활동하는 흔적이 보이는지 관찰했다.

그러나 유시(酉時)[17~19]가 거의 다 되어도 강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잠잠했다.


"선생, 무언가 있습니까?"


"아, 당신이구려, 어디 가는 데가 없소?"


"어제부터 강이 미쳐서 움직이지 못했는데 강을 안전히 건너게 해주었으니 사례를 하고 싶습니다."


"고맙소만, 마음만 받겠소."

그러고 천호는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생, 가시는 겁니까?"


"그렇소, 당장은 딱히 문제가 없겠지만 종종 들러야겠소."


"선생, 잠시만 기다리시오. 저녁이라도 대접하고 싶소."


"집에 아내가 기다리고 있을 터이니 나는 빨리 돌아가야겠소."


"선생, 앞으로 얼마나 인연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한 번만 말동무라도 해주면 안 되겠소?"


"흠... 잠깐만 있다 갈 것이요."


"당연하지요! 갑시다."


허나, 천호를 꾀던 남자는 사실 도깨비였으며 얼마 먹지 않아도 금방 취하게 되는 독한 술을 마시게 하여 집으로 가지 못하게 하였다. 


한편, 집에서 기다리던 초아는 술시(戌時)[19~21]가 지나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었다.

"그이라면 잘못되지는 않으련만..."


초아도 천호가 강하다는 것은 알음알음 알고 있었으나 그래도 자신의 반려자인 이상 걱정이 되었다.

"천호 댁! 혹시 집에 있소?"


"남궁 댁, 아니십니까? 혹시 천호씨를 보지 못했습니까?"


"천호 씨? 근처 강에서 의식을 했다고는 들었소, 근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소?"


"남궁 댁, 혹시 그곳이 어딘지 아십니까?"


"뭐, 어깨너머로 듣기는..."


"한 번 가봅시다."


"지금 간다구?! 술시가 다 넘었소?!"


"그래도 혹시나 그이가 잘못된 것이기라도 하면..."


"그럼 나랑 같이 가봅세."


"감사합니다. 남궁댁."


초아가 강가 근처에 도착한 시간은 해시(亥時)[21~23]가 다 되어서였다.


그때 초아가 강가에 도착할 때 쯤, 귀신이 천호의 옷을 입고는 물에 빠지는 척 연기를 하였다.

"천호댁, 저기 있는 거 그이가 아니오?"


초아가 남궁댁이 가리킨 곳을 보니 천호의 옷을 입은 자가 머리가 반쯤 풀어 헤친체로 술병을 쥐고 강을 건너려고 하였다.

"뭐 하시는 거요? 그쪽으로 가지 마시오..."


그러나 천호의 옷을 입은 자는 아랑곳 하지 않고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려고 하였다.

"임자, 그 물을 건너지 마시오!"


"천호댁, 잠시만 가만히 있으시오! 함부로 다가가면 안 되오!"


초아는 들은 채도 안하고 인영(人影)을 향해 달려갔다.

초아가 뭍 근처에 도착하자 강의 물길이 파도처럼 일면서 초아를 덮치려 하였다.


『풍산점도【風山漸度】: 산을 깍는 산들바람』

초아를 덮치던 파도는 물방울이 되어 그저 초아를 적시는 것이 다였다.


"임자... 어째서 여기에 있단 말이오?"

천호는 술기운에 머리를 부여잡으며 말했다.


"당신, 어째서 늦었단 말이오? 지금이 몇 시 인지 아시오?"


"임자, 일단 여기서 빨리 벗어나..."

천호는 말을 마치기 전에 다시 커다란 파도가 몰려옴을 알게 되었다.

주천성신검을 다시 쥐어 파도를 막을 준비를 하였다.


『뇌택기매도【雷澤歸妹度】: 연못 위의 우레』

이번의 파도는 즉시 수증기가 되어 주변에 물안개로 퍼졌다.


"역시, 처녀 귀신 혼자서 강을 움직인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았구나."


강물이 요동치더니 머리에 검은 수초와 같은 것이 수북히 나 있는 괴물이 떠올랐다.

"아깝구나, 어쩌면 너랑 너의 배우자 동시에 죽일 수 있었는데."


"미안하오, 임자, 내가 부덕하여 당신을 위험에 끌어들었소."


"저것은...?"


"겹수살귀(䀫水殺鬼)요. 평소에는 해초처럼 있지만 배도 부술 수 있는 위험한 요괴요. 그러니 임자는 도망가시오."


"임자는 괜찮겠습니까?"


"나는 내가 어떻게 하겠소. 임자는 임신 중이지 않소? 빨리 여기서 벗어나시오."

초아는 고개를 끄덕거린 후 남궁 댁 쪽으로 도망쳤다.


"천호를 죽임으로써 이 겹수살귀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오르내리겠구나!"


"『중천건:인【重天建:人】』 당장 너의 목숨부터 걱정해야 할 거다. 이 부덕한 것아."

천호는 주천성신검을 바로 쥔 뒤 겹수살귀를 향해 겨눴다.


"강은 나의 구역! 잘 가라 천호!"


『수지비도【水地砒度】: 물에서 땅처럼 비상하는 보법』

천호는 이리저리 흔들리는 격랑을 땅처럼 밟아서 겹수살귀를 향해 뛰어갔다.


"이런! 물을 땅처럼!"


『택뢰수척【澤雷隨刺】: 번개처럼 빠르게 찌르는 방법』

천호는 강물을 밟아 힘을 실어 겹수살귀를 향해 빠르게 찔렀다.


겹수살귀는 빠른 속도로 강으로 잠긴 덕분에 겨우 피할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하늘에서는...?"



겹수살귀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방금 찌르는 동작 이후로 천호는 어느새 공중에서 자세를 잡고 있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중천건:천【重天建:天】』! 『연【連】』, 『천뢰무망【天雷无妄】:하늘에서 내리는 우레』!"

주천성신검이 순간적으로 번쩍이며 강가를 비췄다.

이후, 강바닥이 보일 정도의 참격이 강가를 갈랐다.


강을 가른 여파로 강가 주변은 마치 비가 내리듯이 강물이 떨어졌다.

겹수살귀는 말도 안 되는 참격을 맞고 고통에 겨워하고 있었다.


천호는 강가에서 겹수살귀를 보았다.

'천뢰무망【天雷无妄】을 맞고도 숨이 붙어있다니 확실히 범상치 않은 놈이다...'


"끄윽... 끄윽..."

겹수살귀는 살아있었지만, 숨만 간신히 붙어있는 정도였다.


"겹수살귀야, 아직은 숨이 붙어있지만, 이제 너는 목숨이 경각에 달하였다. 아직도 할 것이 남아있느냐?"


"흐...흐흐흐흐, 과연 천호구나, 요괴들의 경외하며 두려워할만 하구나, 흐흐흐흐"


"무엇이 그리 우스운 것이냐?"


"천호, 충고를 하나 해주도록 하지, 나를 죽이고 싶었으면 조금 전에 칼을 한번 더 휘둘렀어야 했다."


"뭐라고?!" 


겹수살귀는 천뢰무망의 여파로 생겨난 물안개를 조정하면서 자신을 숨겼다.

"이놈이 이런 요사스러운 짓을...!"


천호는 당장 안개를 걷히게 하고 싶었으나 술을 먹은 여파로 인해 어찌 안개를 걷히게 할지 생각이 빠르게 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이 지연될 쯤,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임자?! 어디 있소? 무언가가 나를 끌고 가고 있소! 남궁 댁! 어디로 사라지셨소?"


"초아!, 이놈이 별짓을 다 꾸미는구나!"

두껍게 쌓인 물안개가 주변을 똑바로 보는데 힘들게 하고 있었다.


"이놈아, 이거 놓거라, 임자 빨리 와주시오. 이놈이 날 물로 끌고 들어가려고 하고 있소!"


"망할 요괴야 초아는 내버려 두어라! 『뇌지예도【雷地豫度】: 번개가 치기 전 울리는 소리와 같은 공격』...!"





허나 겹수살귀가 초아를 끌고 간다고 생각되었던 것은 그저 물안개였다.


"이게 무슨...?"

천호가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보자 초아는 남궁 댁과 함께 여전히 강가에서 멀리 있었다.


"임자..."


"천호! 드디어 잡았다!"

겁수살귀가 수초로 천호를 옮아 매었다.


"크윽! 이놈이!"


천호의 소리를 듣고 초아가 소리쳤다.

"임자! 괜찮으시오!"


"초아! 오지 마시게! 여기로 오지...!"

천호는 이 말을 끝으로 물로 끌려들어 갔다.


"임자! 임자!!!! 천호 씨!!!!"




겹수살귀는 수초를 천호의 몸 이곳저곳을 묶었다.

천호는 수초를 풀려고 하였으나 너무나 질겨서 풀 수 없었다.


"아무리 천호라고 한들 물속에서는 별수 없구나. 네놈은 내가 가져서 지상에는 시체조차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망할, 이렇게 옭아매서야, 삼원육십사도는 쓰기가 힘들 것이다.'


"몸부림치지 마라. 몸부림칠수록 너는 더욱 빨리 죽을 뿐이다."

점점 천호의 숨은 점점 힘겨워지고 있었다.


'결국, 여기서 끝나고 마는 것인가?'

손아귀의 힘이 점점 떨어지고 눈은 침침해지고 감각이 멀어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천호는 다시 초인적인 힘으로 주천성신검을 다시 그러쥐었다.


'내가 죽어도 너는 같이 죽는다!'


『중지곤:삼원【重地坤:三原】 연【連】 풍산점명【風山漸命】:산 위 하늘의 구름을 없애는 명령』

잔잔히 바람이 불며 구름이 걷히고 수면위로 별빛이 내렸다.


"네놈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삼원천성신:해방【三原天星神:解放】』


당황한 겹수살귀는 더더욱 천호의 몸을 조였으나 이미 술법은 진행되어 막을 수 없게 되었다.

별빛이 수면 아래로 비쳐 들어와 겹수살귀의 몸을 태우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몸이 뜨겁다! 뜨거워! 밤의 별빛이 이리 뜨거울 수 있는가?!"


"당연하다."


"천호?!"

물속에서 말을 할 리 없는 천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삼원천성신:해방【三原天星神:解放】은 혼을 불태우는 도술이다. 백(魄)이 있는 자에게는 통하지 않지만 너 같은 요괴는 백이 없거나 옅어서 매우 효과적인 술법이지."


"멈추어다오, 너무나 괴롭다. 이리도 괴로운 저주가 있다는 말인가?!"


"걱정마라, 너가 별빛조차 닿지 못하는 지옥에 떨어지면 별에 대한 괴로움은 사라질 것이다. 대신, 가늠할 수 없는 추위가 널 괴롭히겠지. 너의 영혼은 지옥 밑바닥에 처박혀 다시는 하늘로 올라올 수 없을 것이다."


"안된다! 안된...!"

겁수살귀는 이내 몸 전체가 불타버리며 소멸했다.


다시 언제나처럼 강물은 잔잔하였다.

그러나 초아는 강가를 돌아다니며 천호를 찾아다녔다.


"임자! 어디로 갔단 말이오! 들리시면 대답해 보시오!"


초아는 잠도 자지 않은 채 인시(寅時)[03~05] 까지 강가를 뒤졌다. 허나 천호는 강가 어디를 뒤져도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다.

"천호댁, 너무 오래 깨어 있었소. 눈이라도 붙이고 오시오."


"남편이 사라졌는데 어찌 속 편히 잘 수 있다는 말이요?!"


"아이를 밴 몸이 아닌가, 날이 밝으면 장정들과 함께 강가를..."


"그러다 떠내려가면 어찌하오?! 그리고 아비가 사라졌는데 아이가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이요...!"

한숨을 쉬며 남궁 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때 뭍에 무언가가 밀려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천호댁, 저거 혹시."


초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즉시 일어나 뭍에 밀려온 것을 보았다.

가까이서 보니 그것은 천호의 시신이었다.


"임자... 임자... 아니길 바랐는데... 아니길 바랐는데...! 어찌 강을 건넜단 말인가! 어찌 강을 건넜단 말인가!!! 끝내 물을 건너셔서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가신 임을 어찌한단 말인가...!"

초아는 말을 뱉고는 그대로 기절하였다.


시간이 지나 마을 주민과 천호에게 은혜를 입었던 자들이 찾아와 추모하였고 천호를 기리며, 초아가 당시 말했던 말들이 노래가 되어 구전되었다고 한다.


公無渡河[공무도하]:임아 그 물을 건너지 마시오.

公竟渡河[공경도하]:임은 끝내 물을 건너셨네

墮河而死[타하이사]: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當奈公河[당내공하]:가신 임을 어찌할꼬 

- 공무도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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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초아랑 아이는 어떻게 되었나요?"


"모른다."


"네?"


"모른다."


"아니, 외할아버지 소설같은 이야기는 마구 지어내시고 이런식으로 마무리하시면 안되죠."


"나도 들은 것이라 이 이후는 나도 모른다."


"아니... 이... 참..."

시계는 어느덧 저녁을 지나고 있었다.


"이제 어멈이 올때가 다됐구나, 너도 준비해라."

외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하고 방을 나갔다.


"뭔가 허전하네... 천뢰무망! 이야, 왠지 무협기술로는 이름이 딱인데..?"

나는 중얼거리며 방을 나섰다.




그리고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 이야기를 들은지 2년이 지나던 날 외할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되었다.

눈물은 딱히 나오지 않았다. 


외할아버지와 오랫동안 봤던 것도 아니었다. 박수무당이였어서 그런지 친척들도 딱히 가까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다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들은 이유도 아마 부모님 두분 다 일적인 문제로 집에 없기 때문에 잠깐 맡기신 걸로 알고 있다.


이야기를 적기는 했지만, 자세히 듣지 않아 재대로 옮긴지 모르겠다.


허나 중간에 외할아버지께서 하신 말만큼은 기억이 났다.

'이야기는 믿는 것이 아니야, 기억하는 것이지.'


더 이상 볼 수 없어서,

외할아버지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기억하고자 하려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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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현대 퇴마 판타지 설정을 짜던 중 파생된 이야기에서 쓴 글임.

정작 원래 쓰려는 소설은 진행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