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악.. 하고 짠물이 부서진다.
비수기의 모래사장은 초라하고 볼품없기만 했다.

문 닫은 민박집, 조용한 커피숍
그리고 모래 위 조악한 테이블.

바작바작..
가지런한 모래들 위로 발자국을 남기며 적막을 가로질러보지만,
발에 나뒹굴던 해초가 채일 뿐이다.

저 멀리 답답한 지평선을 바라보며
나는 앞으로의 일을 생각했다.

언젠가 삶의 길을 곧바로 따라간다고 해도
또는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되더라도
나는 결국 홀로 모래사장의 위를 걸을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발길을 더 내딛고
바다가 두어번 더 부서지자
가까이에 모래사장의 바라지 않던 끝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