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는 대로 사는 법이 없었다.

세상은 결코 사는 법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나는 삶이라는 바다 위에 내던져져 표류한다.


나를 이곳에 던져 놓은 작자들은 그리로 가라며 먼 파도를 가리켰다.

하지만 이 파도가 그 파도인가, 저 파도는 어느 파도인가.

나는 단지 그들이 가리킨 방향으로 밀려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삶은 의지에 앞선다.


우리는 어쩔 줄 모르고 살아간다.


우리는 견딜 줄 모르는 비애를 견디고

지날 줄 모르는 역을 지난다.


일 년, 십 년.


삶은 신기하게도 살아진다.

마치 내가 아닌 무언가에 끌려가듯이



표류

2022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