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상관 없었던 거야. 네가 사랑할 수 있는 상대라면 누구라도.

단지 그게 이번에는 나였다. 그뿐이야.


즐거웠겠지.

네 취향인 남자를 잡아다 가두고 나면 그 후로는 네 좋을 대로만 흘러갔을 거야. 네 방식대로 '보살펴'주다가 망가지면 버렸지.

그러고서는 다음 남자를 찾아 떠돌다 새 사랑을 시작하면 그만이었어. 순진한 금사빠인 척하면서 말이야. 세상도, 사랑도 다 네 것 같았지?


그런데 오늘의 너는 운이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좋지 않아.

그러게 네 전 남친들이나 더 갖고 놀았어야지. 하루가 멀다 하고 싫증을 내니까 내 차례가 오고야 말았잖아.


그렇게 내가 마음에 들었어?

작은 키, 앳된 얼굴에 사근사근한 미소...  너의 그 역겨운 보호본능을 간지럽혀서... 그래서 네 애완동물로 만들고 싶었어?


이해해. 사실이니까. 내 껍데기는 아름다워. 그래서 배를 가르고 어떤 괴물이 뛰쳐나올지 아무도 알지 못하지.


최근에 알았는데 나는 아주 뒤끝이 더러운 사람이야. 미련이, 집착이, 고통이.. 약속이, 사랑이, 영원이...! 곧 나지!

왜? 이상해보여? 우리 영원을 약속했잖아. 모든 연인들은 찬연한 영원의 꿈을 꾸며 사랑을 시작하는 것 아닌가?


나는 오늘 너에게 영원을 선물해줄 거야.

모든 연인들이 거짓으로만 부르짖던 영원을! 



얀데레죽이기

2020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