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찌들은 고2의 몸으로 썼던 글이다

아무 생각 없이 스트레스 풀려고 썼던거라

약간 흑역사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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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0이 탈출했습니다!!"


"F-1은?"


"아직입니다, 하지만 뒤이어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결계를 쳐!! 이 괴물들이 나가면 우리는 끝장난다!"


1983년 8월 13일.

이반 박사와 연구원들의 대화 소리가 들린다.

이곳은 미국의 비밀리로 운영하는 연구센터.물론 불법은 아니고 국가의 특허를 받았다.참고로 난 이 연구센터의 신입 연구원이다.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F실험체들의 관리를 맡았다. 이제 내가 왜 숨어있는지 알겠는가? 잡히면 박사님에게 죽는다..


"카엘! 왜 여기 있나? 한참 찾았잖나?!!"

이반 박사가 소리쳤다.

아, 난 죽는구나.


"그..그게… 잠깐 조는 바람에.."

이건 변명이다.

어느 바보가 이딴걸 변명이라고 하냐고 욕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변명이다..

사실 진짜는 이렇다.

난 실험체와 대화를 시도하다 실험체 F-0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을 하고 말았다. 그 말에 분노한 F-0는 온 힘을 다해 강화유리를 부수고 나가버렸다. 대화를 시도했다는 내 말을 들으면 이반 박사는 날 진짜로 죽일거다. 아님 실험체 F-3로 만들거나… 


"졸았다고?"

이반 박사가 의심스런 눈초리로 물었다.


"일주일 내내 실험체들을 지켜본다고 잠을 못잤는데.. 잠깐 눈만 붙이려다가…. 정말 죄송합니다.."

내가 말했다.


"지금 막 실험체 F-1,2도 덩달아 나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10000분의 1을 뚫고 정식 연구원이 된 자네가 이런 실수를 한다고?"


"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그래, 네가 찾아와라."


"네..?"


"어떻게든 해본다며. 직접 데려와."

여기서 더 대꾸한다면 오히려 심기를 더 거스릴 가능성이 높다.


"알겠습니다.."

난 죽을거다.


이 연구센터의 실험체들은 대표적으로 6개로 나뉜다. 실험체 A, B, C, D, E, 그리고 F.

A는 대체로 공격을 절대 하지않는 온순한 동물 실험체들이다. A구역 담당자들은 맘 편히 쉴수 있다고 듣기도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F를 선택한 과거의 나를 쥐어패고 싶다.

B는 온순하지만 가끔 변덕스러울 때가 있다. 실험체들은 대부분 온순한 동물이다. B 담당자들도 주 4일 근무라 했다. B들은 혼자서도 잘 있기 때문이다.

C까지는 잘 공격하지 않는다.

D 실험체부터 공격의 모습이 드러난다. D구역의 

담당자들은 가끔 쉬지만 대체로 잘 보고 있어야 한다. 

E 실험체들은 심한 공격성을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E구역에는 10몇명의 담당자들이 모여 관리한다.

자, E가 이정돈데 나 혼자 관리하는 F구역은 어떠냐고?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언제 유리가 금이 갈까, 또 언제 지들끼리 싸울까.. F 실험체들은 분리불안증이 있어 0,1,2를 모두 한 곳에 모아놓는다. 그리고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인간' 실험체들이다. 이반 박사는 고아인 아이들 3명을 데려와 인간 살상무기의 힘을 가지도록 실험했다. 이 아이들을 볼때마다 늘 안쓰럽다. 목에 채워진 전기 목걸이도 그렇고.. 매일 이상한 주사를 맞는것도 그렇고.. 이반 박사는 늘 실험체에게 동정심을 갖지 말라 말하지만, 내 성격이 이런걸 동정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오늘 대화를 시도한 이유도 그거다. 자, 잔말 말고 아이들을 찾으러 가자. 아이들을 찾자마자 저승의 문이 열리겠지만…

F 실험체들에겐 위치 추적 칩이 손등에 박혀 있으니까 찾기는 쉬울것이다. 다시 데려오는게 문제지만. 비교적 착했던 F-2 부터 찾을 예정이다. 아이들도 고유의 성격이 뚜렷하기 때문에 조금씩 놀아주다 보면 아이들에 관해 점차 알기 마련이다.

F-2의 위치는 A구역. 자칫하면 A 실험체들이 다칠 수도 있다. 그 구역 담당자가 문제가 생기거나.


탁탁탁-


A구역엔 갈기갈기 찢긴 담당자와, (물론 옷이.)

덜덜 떨고 있는 A 실험체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이 두려워하는 존재는, F-2.

얘가 착하다는 말 취소하겠다.


"아리아!"

내가 F-2를 불렀다.

F-2는 고아가 아니였지만 돈이 심하게 필요했던 부모님이 이곳을 고아원인줄 알고 F-2를 팔았다. 부모님이 악의가 없었다는건 나도 안다. 이반 박사가 전단지에 '고아원'이라 써뒀으니까.

부모님이 F-2를 팔았을때, 이름이 '아이리스'라고 했다. 그냥 편하게 부르고 싶어서 자주 '아리아'라고 불렀다. 


"……"


아리아는 내가 불렀을때 유일하게 반응하는 아이였다. 그게 내가 착하다고 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아리아.. 잠깐 멈춰봐. 오빠랑 얘기좀 할까?"

내가 침착하게 말했다.


"싫어! 아파!!"

아리아가 소리를 질렀다.


"아프다고? 어디가 아픈지 알려줄래?"

내가 물었다.


"머리가 아파.. 터질것 같아! 으아아아!!!"


"진정해! 이리와, 약을 줄게!!"

내가 진통제를 내밀며 말했다. 아리아는 어디가 아플때 무조건 머리가 아프다고 말 했기에 기본으로 진통제를 준다.


하지만 아리아는 다가오지 않았다.


"시러..싫어!!!"


"아리아!!!!"


아리아는 동쪽 연구실, 원자로로 달려갔다.

보안 시스템이 강화되어 있으니 부수진 못하겠지만 손상은 입힐 수 있다. 잘못 건드렸다간…

연구센터가 폭팔한다.


"허억.. 허억…. 어디간거지..? 분명.. 이쪽으로 갔는데…"


탕-


어딘가에서 총소리가 울려퍼졌다.


'총..?'


"카엘! 괜찮아?"

동료 형이 외쳤다. 원자로 보안 담당인 형이였다.


"F-2는?"


"마취총을 쐈어. 네가 F구역 담당이지? 거기 난리 났을텐데, F-1은 보안 팀이 포획했데."

형이 말했다.


"F-2와 F-1은 데려왔네. F-0은 어딨지..?"


"일단 얘는 내가 다시 데려다 줄게. 쯧쯧.. 안타깝네. 아직 8살 밖에 안됐는데."


"응.. 난 아이작을 찾으러 갈게."


"그게 누구야?"


"F-0"


"이름이..있었구나."


"….갈게."


"그래, 무사해라."



내가 알기론 아이작과 아리아가 이곳에 오지 않았을 때부터 알고 지냈다. 부모님이 돌봐주지 못할때 자기들끼리 놀았던 모양이다. 부모님은 매우 빈곤층에 살고 있었기에, 생계를 위해서 자식을 팔아야만 했을것이다. 이걸 생각하면 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내가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

아이작에 대해 말해보자면, F 실험체 중에서 가장 강하고, 가장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무력으로 진압할 때가 많아 누구보다 연구소에 악심을 품고 있다. 붉은 눈에 검은 머리가 매력적이였지만, 그 이상한 주사를 맞기 시작하자 눈동자 색이 점점 탁해졌다.


"여긴가..? 아이작의 좌표가 잡히는 곳이."


이곳은… 이반 박사의 연구실. 박사님은 잠시 나가셔서 안에 계시진 않는다.


쨍그랑-


안에서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나 가보니-


"아이작! 뭐하는거야!"


"형.."


"아이작!!! 어..?"


와락-


아이작이 갑자기 안겼다. 

깨진 것은 이반 박사의 가족사진이였다.


"너..왜그래?"

당황한 내가 말했다.


"형 사람들이 다 날 괴물이라 부르는데, 형은 내 이름을 왜 불러?"

아이의 순수한 질문이다.


"아이작도 이름이 있잖아."


"형 이름은 뭐야?"


"카엘. 카엘이야."


"성은?"


"없어."


"왜?"


"난 엄마가 바람피워서 나왔거든."


"그게 뭐야?"


"음.. 나도 몰라."


"형은 연구원이잖아. 난 왜 여기 있는거야?"


"넌 왜 갑자기 이러는데?"


"뭐 말하는거야?"


"아까 내가 한 말, 상처받았잖아."


"…그래도 카엘 형이 이름 불러주니까 나아졌어."


뚜벅..뚜벅..


"아이작, 잠시만 차분히 있어줄래? 지금처럼 말이야."


"누구야…?"

아이작의 눈빛이 한순간에 차갑게 변했다.


"박사님. 잠깐만 조용히.. 아이작!!"


쾅-

아이작이 박사님에게 달려들었다.


"뭐야?"

이반 박사는 주머니에서 리모컨을 꺼내더니 버튼을 눌렀다. 전기충격 리모컨이였나보다.


"으그으으.."

아이작이 괴로운 듯이 몸부림 쳤다. 어린아이의 몸으로 충격을 견디지 못하자 금세 기절했다.


"박사님.."


"오 카엘, 용캐 살았군. 다행이야. 아이들을 이렇게 잘 다루는 연구원은 자네 뿐이니까."


"아이작은.."


"아이작? 이 실험체는 F-0이야. 내가 말했지? 동정심을 갖지 마 카엘. 널 더 피곤하게 할 뿐이야."


"네.. 다른 아이.. 아니 실험체들은 잘 들어갔나요?"


"안전하게 들어갔더구나."


"그럼 저도 돌아가겠습니다. F-1의 상태를 보지 못했거든요."


"그래라."


F구역으로 돌아가자, 한층 더 두꺼워진 강화 유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나는 그 유리를 톡톡 건드려보았다.


'언제 이런걸 또 설치했담..'


"으아아앙.. 흐윽…"


"렌?"


F-1, 렌과는 말이 통하지 않아 불편하다. 글자도 배우지 못한 채로 연구소에 들어와 실험을 당하게 되었다. 7살으로 아이들 중에서 가장 어리다.

뭔가 서러운게 있는 모양이였다.


"흐아아앙.. 우아아.."


"렌, 어디가 아프니?"

내가 물었다. 렌은 어느정도의 단어는 알아듣게 공부시켰다. (물론 모두 내가.)

대표적으로 자신의 이름, 아프다, 가르켜봐, 어디, 잘자, 밥 먹어, 왜 같은 단어들이다.

렌은 이런 말을 들으면 특정 부위를 가르키거나 행동한다.


"렌! 왜 그래?"


"으으으.."


"어디 아파?"


렌이 머리를 툭툭쳤다. 과도한 무력 제압과 전기 충격으로 머리가 아픈 듯 했다.


"머리가 아프구나.. 자 이거 먹어. 한입에 꿀꺽!"


"우으…"


다행히 렌은 약을 잘 삼켰고 울음도 그쳤다.


"모두 들어온건가? 후우.. 힘들다."


그 사건 이후로 난 절대로 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카엘?"

이반 박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박사님?"


"아, 여기있구나. 그나저나 다음주에 실험을 다시 진행할 것이다. 조금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더 강하게요? 저희가 감당하지 못하면 어쩌나요? 이 강화유리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할거에요.."


"나도 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우리를 부자로 만들어 줄거야. 이 아이들을 전세계에 판다고 공고하면? 어느 나라가 거부하겠어? 카엘, 너도 여기가 돈을 많이 준다는 소식을 듣고 들어왔지? 실제로도 그렇고."


맞는 말이다. 이곳의 월급은 1억 이상이고 F담당관인 나는 그의 1.5배나 받으니까. 이정도면 밤샐 만 할지도?


"네.. 알겠습니다."


"그래 카엘, 실험체들을 잘 주시해라."


그 말 이후로 일주일동안 인간과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아이들마저도 말을 걸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형..! 카엘 형!!"

아이작이 애타게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왜 그래?"

황급히 달려나가자, 괴로워 하는 렌이 보였다.


"렌..? 무슨 일이야?"


"방금 이상한 주사를 맞고 돌아왔는데.. 토를 하며 쓰러졌어..!"

아이작이 상황을 설명했다.

아마 약의 부작용일 것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리의 모든 회로가 멈춘것 같았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신입 사원이고, 이런 경우는 처음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아리아!"


"왜?"


"저기 선반에 약 보이지? 빨리 가져다줘."


아리아가 약을 가져왔다. 나는 황급히 그 약을 렌의 입에 넣었다. 이 약은 박사가 어찌 할지 모를때 먹이라고 했다. 맞는 말인진 모르겠지만 방법이 없으니 먹여보기로 했다.

다행히 상태는 괜찮아 진것 같았다.

렌이 몸이 약한건지 왜 이렇게 자주 아프는지 모르겠다.


"으음…"

아이작이 말했다.


"이건 좀 아니지 않아 누나?"

아이작이 아리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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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가 멈춘 글인듯

반응 좋으면 이어 쓸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