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으로부터 2시간이 지난 에매한 시간대에 나는 버스를 탔다. 당연하게도 사람이 별로 타있지 않아 비어있는 버스 맨 뒷자석에 착석했다.


맨 뒷자석은 높낮이가 다른 좌석보다 높기에 앞자리의 사람을 내려다보게 된다.


거기에 그날은 휴대폰이 방전되어 시간 때울 것이 마땅히 없었기에 네모한 디지털 화면에서 눈이 빠져나와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다.


저기 계신 단발 머리 아가씨? 뒷모습만 봐서 아줌마인지 학생인지 구분이 안되었기에 아가씨라고 칭한 사람이 카톡 화면을 슬쩍 보니


보편적인 카카오 프렌즈 이모티콘을 올리며, 상대와의 감정표현을 주고받는 모습과 손가락으로 써내려가는 답글.


별 감흥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평소의 내 모습과 다를바 없어보였다.


그럼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이번엔 자리에서 3칸 떨어진 나이드신 분을 바라보는데, 머리카락의 검은 빛을 둘러야했던 두피 정중앙에 살색이 보이는게 눈에 띄었다. 


아... 버스에서 내렸다.


분명 우연의 결과이지만 아저씨를 쫓아낸 것 같아서 웃펐다.


이번엔 2칸 떨어진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뭐하고 있나보는데 그냥 앉아있다. 이러면 안 심심하나 싶어서 주변에 폰을 만지지않는 사람을 찾아 보았다.


의외로 반이상이 휴대폰을 하지 않거나 가끔씩 들여보는 정도였다.


이게 정상인건지 아니면 이시간대에 탄 승객들이 특이한건지 짐작이 되지 않지만 나에게 나름의 경각심이 부여됐다.


이게 책에서 봤던 포노사피엔스인가!!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신인류같이 간지나 보이는 부제목을 쉽게 말하면 님 폰중독임ㅅㄱ와 같은 당연한 사실이였다.


확실히 분명해야 할 일있는데 머리아파서 휴대폰을 잠시보면 몇시간이 증발될 정도로 휴대폰 사용에 있어서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다.


그런 고민을 가지는 사이에 내릴 정거장까지 다 도착을 하고 말았다.


집에 온 나는 방전된 휴대폰을 충전하면서 휴대폰으로 밤을 치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