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이란 주로 만성적인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기도가 좁아져 호흡곤란을 유발하고, 특유의 "쌕쌕"거리는 천명음을 대표 증상으로 한다. 

많이들, 어릴적에 천식을 앓더라도 크면서 자연스럽게 낫는다고들 하는데, 사실 천식에 완치는 없고 언젠가 증상이 재발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천식환자들은 평소 운동 등 몸이 악화되지 않고 유지되도록 잘 관리하는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병약한 체질이거나 어릴적에 많이 아팠던 사람들은 다음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1. 아파서 컨디션이 나빠지고 다시 회복된 경험이 워낙 많기에, 본인이 아프거나 다소 컨디션이 나빠도 좀 관리하면 얼마안가 괜찮아질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2. 워낙 주변에서 (특히 부모님으로부터) 본인생각에 조금만 아파도 관심가지고 챙겨주면서 평소 이상의 관심에 부담을 가지게 되고, 너무 자주 병원을 들락거리니 귀찮아서 다소 컨디션이 나쁜정도면 숨기거나 별거 아닌거라고 괜찮다고 안심시킨다.

3. 그러나 증세가 생각보다 오래가거나 본인 기준의 일정 선을 넘으면 오히려 스스로 병원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며 오랜 경험에 누적된 자기관리 모드에 돌입하여 요양에 힘쓴다.

4. 그러다가 호전되어 평상시로 되돌아오면 자신의 체질을 잊고 일반인처럼 건강해졌다고 착각하여, 무리하다가 다시 스트레스와 피로에 컨디션이 급격히 악화되며 아파지다가 1번으로 되돌아가 평생동안 무한루프의 굴레에 갇힌다.


나의 경우는 어릴적에 천식을 앓았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만 않고, 이후로 해당 증세가 전혀 나타나지 않아 완치되었다고 여겼고, 주변에도 크게 알리지 않았었다. 부모님은 천식이 있으니 누누히 주의하라고 일렀지만, 증세가 없으니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어릴때 약한 체질에 고생했던걸 부모님이 천식이라 과하게 염려하는것이라 여겼다. 

얼마전까지.


2달쯤 전, 코로나가 의심될정도로 감기몸살에 심하게 걸렸었다. 아마 실험실 통조림 근무하면서 피로가 많이 쌓였었나보다. 다행히 그때부터 지금까지 코로나검사는 항상 음성이 나왔다. 그래서 평소대로 내과에서 약먹고 주기적으로 차를 마시며 나름 증세가 완화되는듯 했다. 확실히 감기는 2주 내로 다 나았는데, 기침증세가 끊이질 않았다.

한달 쯤 되어서 혹시나해서 해당 내과에 다시 내원하여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쪽에는 아무 이상 없고, 약만 한번 더 처방받았다. 그러고 한달 반쯤이 경과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평상시는 1시간에 한번꼴로 간간히 기침을 하고, 저녁이 지나면서 기침증세가 정말 코로나환자처럼 심해졌다. 특히, 자려고 침대에 누울 무렵에는 마치 "컹컹"거리면서 엄청나게 심한 기침에 시달렸다.

결국 버티다못하고 근처 대학병원 호흡기내과를 새로 하나 뚫어 어릴때 천식 병력을 이야기하며 상담하였다.

내 기억상에도 이미 10년 이상 전인 초등학교 저학년의 기억이기 때문에 단편적인 기억 위주로 설명하였고, 전에 다니던 대학병원은 타지역이고 바빳기 때문에 따로 기록을 떼어가지는 않고 문진만 진행하였다.

주된 내용은:

1. 정확히 진단받은지는 모르겠고 천식을 앓았다 들었다.

2. 기계에 연결하여 수증기 나오는 호흡기치료를 주기적으로 받은 기억이 있다. (후에 천식에 대해 검색해보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때 사용한 기기는 '네뷸라이저'라는 기기였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영화 검사외전에서 들어보았을 이름일텐데, 검사외전에 나온 기기는 '정량흡입기'로 네뷸라이저와는 다른 기기이다.)


심지어 청진도 하지 않고 문진만 하였는데도, 우선 약부터 먹어보고 만약 천식이 맞다면 급격히 좋아질것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2주 뒤에 한번 더 내원하기로 하였다.

근데, 이때 처방받은 약들이 어째 눈에 많이 익은 약이었다.

1. 웬 알약 하나는 처음봐서 그냥 넘겼는데, 다음부터 당황스러웠다.

2. 싱귤레어 - 이름 보고 어릴때 자기 직전에 한알씩 씹어먹었다는 기억이 새롭게 났다. 이번에는 저녁식후에 물과 함께 삼키는 네모난 핑크색 약을 받았다.

3. 코푸 시럽 - 시럽이라 우습게봤는데, 자세히 보니 전문의약품이었다. 그리고 어릴때 뭔가 한숟갈씩 딸기맛 시럽을 먹은 기억이 있었고, 집에 재고가 좀 있어서 좀 기침이 오래간다 싶으면 하나씩 먹으면 효과가 직방이었는데, 이제 생각해보면 어릴때 왕창 처방받고 호전되어 재고로 남아있던걸 하나하나 꺼내먹어왔던것 같다.

4. 영화에서 보던 L형태의 정량흡입기 벤토린 - 흡입기는 처음 써봤지만, '벤토린'이라는 이름은 기억에 남았는데, 무려 어릴때 네뷸라이저에 한팩씩 까넣던 약의 이름이었다. 이 시점에서 과거 천식 병력이 맞았음을 깨닳았고, 그게 10년 넘게 지나 재발했음을 직감했다.

5. 희안한 외관의 정량흡입기 렐바 엘립타 - 이건 하루 한번 주기적으로 쓰는건데, 따로 찾아보니 스테로이드 성분이라고 한다. 이건 정말 처음보는거라 희안하게 여겼는데, 나중에는 이게 아주 천식에 특효임을 깨닳게 되었다.


약을 복용한 바로 다음날부터 기침 증상이 90% 사라진것을 보고 천식이 맞았음을 확신하였으며, 2주 뒤 다시 내원했을때도 의사의 말에서 천식임을 확신하는 분위기를 느꼈으며 다음 방문 쯤 해서 한번 제대로 검사를 받아보자고 하였다.


그리고 지금 숨쉬는것부터 과거와 차원이 다름에 매일매일 감탄하는 중이며, 기관지가 확장하였기 때문인지 목소리도 약간 변하였고, 노래를 부르는데도 전보다 훨씬 편해졌음을 실감하는 중이다. 

더구나, 기관지가 확장하며 뇌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늘어서인지 정신상태 또한 과거에 비해 훨씬 건강해지고 좋아졌음을 느끼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동안 주말에는 전혀 집밖에 나갈 생각을 않고있었는데,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매주 주말마다 나가서 운동을 시작했다.

그 전에는 겨울이니 춥다는 핑계로, 감기가 다 나으면 나가자는 핑겨로 운동을 미루고 집에서 게임이나 하며 지냈는데, 이젠 시간이 남으니 한밤중에라도 나가서 운동할 마음이 들고 매주 운동하는 중이다.

이걸 보면, 일단 신체가 건강해야 건강한 정신이 깃들어 건강한 활동을 할 마음이 들고, 이것이 다시 양의 상승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실시간으로 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그리고 마치 어릴때부터 밧줄에 묶인 코끼리인마냥, 이미 기관지가 좁아진 상태의 비정상적인 숨쉬기가 일반적인줄 알았는데, 특히 렐바 흡입기를 사용하면서 기관지가 확장되어 숨쉴때마다 신선한 공기가 폐를 한가득 채우는 것을 느끼며 매일매일 엄청난 역체감을 느끼는 중이다.


아마 이렇게 또 한참 지나면 내 몸을 잊고 또 일반인인양 무리할것 같지만, 우선 지금은 과거 무증상 상태로 되돌아가는데 힘써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왜 지난 10년을 무증상으로 지냈는지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평소 검도, 걷기, 달리기 등산 등의 유산소 운동을 좋아했고, 특히 부모님 손에 산책하며 그런 운동을 많이 해서 심폐기능, 지구력이 발달된 상태였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만약 주변에 걷보기에는 멀쩡한데, 본인이 천식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짓말한다며 이상하게 보지 말고, 평소 여러 운동으로 몸 관리를 잘 해서 표가 나지 않는 것이라 여기자. 나 역시 벤토린의 즉효성 정량흡입기는 굳이 필요가 없을정도로 천식치고 양호한 상태이지만, 매일 흡입하는 렐바를 하루라도 중단한다면 그날 바로 심한 기침 증상이 되돌아오는 것을 볼때, 다른 사람들 역시 나름의 관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천식은 관리를 잘 한다면 마치 정상인인양 생활할 수 있지만, 담배나 약품 등 체질에 따른 특정 알레르기 물질에 급격하고 발작적인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으로 마치 걸어다니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존재이다. 천식환자 본인 역시 이를 알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서 이런 상황을 기피하려 하는데, 주변에서 그런 상황으로 밀어넣는다면 그만한 고통이 따로 없을 것이다. 심하면, 정말 영화처럼 잠깐새 기관지 협착으로 질식사할 수도 있으니 제발 본인과 주위 모두 주의를 기울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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