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은 내용과 관계 없음. 예쁜 나나미 보고 가.

아래에 그럴 듯한 생각 거리가 있길래 손 가는 대로 써 봤슴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49440551

먼저 윗글 본문을 요약하죠. 이하 편의상 반말로 쓰겠습니다.

1.차이라 부르든 차별이라 부르든, 그 비슷한 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2.그리고 그에 대한 불만도 존재할 수 밖에 없다.

3.현재에 와선 그것을 여지 없이 뱉는다. 인터넷 등지에서.

4.그리고 그것은 때로 공격적인 형상으로 나타난다.

5.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이것은 예의라는 이름으로 해당 불만을 억누르던 과거와 비교해 훨씬 긍정적인 현상이다.

6.그러니 혐오처럼 강자와 약자가 서로 헐뜯는 것 또한 긍정적인 현상이 아닐까.


글쓴이 본인에게 직접 맞다고 들었으니 제대로 요약한 게 맞을 거야.





혐오 표현표현의 자유의 연장선상으로 볼 것인가?
이거 현대 인류가 당면한 문제 중 하나임.

표현의 자유가 없는, 토론의 자유가 없는 세계란 것은
칼 포퍼가 경고했듯이 미래가 없는 세계니까.

허나
혐오 표현이란 것을 허용하기엔
어쩐지 핏줄에서부터 올라오는 질척질척한 께름칙함이 있지.

윗글 본문에선
아마 그것을 허례허식이라고 비판한 것 같아.
거짓된 예절과 품격의 역겨움이 일으킨 거라고 말한 거 같고.



뭐, 예절이라는 거 자체가 토론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해 때론.
[으딜 으르신 말씀하시는데 끼어들어] 같은거.
다들 머릿속 한구석에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남아있을 거라고 믿어.

하지만 예절이라는 게 진정, 토론을 방해만 하는 것인가에 대해선 한번 생각해보자고.
방금 전, 위의 다소 과격한 글에서, [예절 없이 진솔하게 자기 하고 싶은 말] 을 쓰라고 했다면?
아마 댓글창은 딱 한 단어로 도배가 되었을 거야.
'찐'.
아니면 '병먹금'.

커뮤를 오래 해봤으면 익숙할 반응이지.
익숙하지만, 옳지 못한 반응이고.
우리가 예절이란 걸 지우기 시작하면 저 사단이 나는 거야.
남의 주장에 대해 정당한 반론을 해야 할 예절, 남의 주장에 인신공격을 하지 않을 예절.
저 예절이 없는 대화에 토론이 있었는가? 라고 했을 때,
쉬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없을 거야.
저건 토론이 아니니까.




너무 극단적인 사례처럼 보일 수 있겠지.
이쯤에서 옛날 사람 한 명만 소개할게.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의 작가로 유명한 사람이지.
이하 밀이라고 부를게.
... 내 친구는 아니지만 말이야.




내 똥멍청이 같은 맞춤법 확인기가

스튜어트라는 단어를 비속어로 규정하고 있단 것을 제외하면,
이번 사안에서 가장 참고하기 편리한 이론가는 이라고 생각해.
자유에 대해서 일찍이 누구보다 머리를 굴린 사람 중 하나니까.

자유론에서 개인의 자유는 그 어떤 무언가보다 중요하다고 말해.
그 어떤 권위며 무엇이며 하는 것들이 쉽게 개인의 자유를 막아선 안된다고 하지.
금전에 있어서의 자유, 토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을 모두 포함해서.
그리고 토론의 자유표현의 자유는 특히나 그 어떤 상황에서든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허나 이 거의 유일하게 예외로 둔 표현의 자유가 있어.
인신공격그리고 혐오 표현이야.



왜일까.
먼저 한번만 머리를 굴려보자.
은 짧게 말하자면 자유예찬론자이자 토론예찬론자야.
극단적인 수준으로 자유에 대한 구속을 혐오하지. 아주 극혐해.
한데 왜. 왜 인신공격혐오 발언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한 걸까.
이 그걸 자주 당해서? 트라우마 걸려서?


자유론 본문에서 이 말한 이유를 기억나는 대로 옮기자면...
다수자와 소수자가 있다고 했을 때.
둘이 똑같이 인신공격을 한다면 소수자의 인신공격은 효과가 미비해.
공격을 당한 다수자의 곁에는 다수자의 편이 되어 줄 사람들이 이미 많기 때문이야.
'어머 어떻게 저런 야만적인 말을.'
'말빨 딸리니까 인신공격 하는 거 봐라 ㅉㅉ.'


하지만 소수자가 인신공격을 당할 때는 달라.
다수자가 소수자에게 날리는 인신공격은 그것만으로 이미 토론의 장을 종결시킬 위력을 가지고 있어.
심지어 사람들은 다수자의 인신공격에 대해서
그것이 일말의 논리와 근거가 없을 때라도 '정의의 일격', '뜨거운 양심' 이라며 칭송하게 돼.



이러한 사회 풍조는 더 이상의 소수의견을 받을 수 없는 분위기로 흘러가게 되는 거지.
소수의견을 가진 자들은 겁에 질려 의견을 내지 않고,
의견을 낸다하더라도 '찐' 한마디로 그 어떤 진리라도 숨통을 끊어버릴 수 있으니까.



이해가 잘 안 가니?
예시 하나만 들어볼게.
현재 학계의 정설과는 조금 다르지만 갈릴레오를 생각해보자.

갈릴레오가 말하는 거지.
'지구는 돕니다 여러분.'
현재의 시점으로 보면 너무나 당연한 진리지.

회의장이 술렁이는 거지.
'그런가? 그런가?'
'생각해보니 그렇네 콘'
'몰?루는 건가 콘'
'갈고리핑'



이 상황에서

그걸 본 다수파 -당시로 보면 교회일 거야- 에서

그럴 듯한 논리로 지동설을 반박하지 않으면

지동설이 옳은 이론이 되며 천동설의 생명은 끝나버려.
인류 문명의 수준이 한발짝 앞으로 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되는 거지.

근데

교회 사제들이 팔짱 끼고 있다가 딱 한마디 하는 거지.

'피렌체 사람들은 거짓말쟁이다. 입만 열면 거짓말만 하는 저주 받은 족속들이다.'

이 한마디로 회의는 끝이 날 수 있어.

이게 혐오 표현이거든.


위 사례의 경우 은밀한 재정의의 오류랑 인신공격의 오류 같은 걸 섞었지만

이 비슷한 사례는 너희 주변에도 많이 볼 수 있어.


무슨 말이 나왔다 하면 특정 개인의 인적 사항을 이유로

그 말은 믿을 게 못 된다고 하는 방식이지.

제대로 된 반박은 하지도 못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나와 너희, 우리 모두는 거기에

'그런가? 케장콘' 이나 찍으며 동조하곤 하지.

실제 그 의견에 숨겨져 있을 지도 모르는 진실은 알 바 아니라는 듯 팽게쳐놓고 말이야.

더 내가 뭐 설명할 필요 없이 대충 머릿속에 그려지지?



이게 혐오 표현의 가공할 만한 위력이야.

그리고 있어선 안될 위력이지.

사과가 땅으로 떨어진다? 영국 놈들은 음식 맛도 모르는데 뭔 과학을 논해.

시간은 상대적이다? 핵폭탄이나 만들어서 사람 죽이는 놈이 뭔 과학을 논해.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만들었대. 미개한 독일 놈이 만들긴 뭘 만들어 비누도 아니고.

ㅇㅇ.




글 마치는 김에 사담 좀 하자면

솔직히 감동했음.

창작문학챈럼들의 훈훈함에 감동했다. ㅇㅇ.


솔직히 좀 황당한 이론이고 한데

댓글에 아무도

이런 반응이 없더라고.

썩 바람직하고 모범적이지 않았나 생각해.

토론과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는 풍경.

갠적으로 창챈럼인 게 좀 자랑스러웠음.



+여기까지 글 읽은 사람 별로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서 하는 세줄요약

1.토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존재해야 함.
2.한데 혐오 표현은 위 두개의 자유를 틀어막는 계열임.
3.그래서 혐오 표현은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주면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