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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정 설명해줄테니까 잘 들어라. 제주도에 도착하면 바로 점심먹고 트로피컬 랜드 갈 거니까 

딴데 새지 말고 여객선 터미널로 와라. 알겠지?"

비행기를 타기 전 선생님이 오늘의 일정을 알려줬다.

"쌤, 저희 자유시간은 언제 줘요?"

소미가 손을 들고는 질문했다.

"자유시간은 트로피컬랜드 가서 줄거다. 제주도에 도착해서 기념품 사느라 배 놓치지 마라."

"네~^^"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나는 트로피컬랜드의 안내책자를 훝어보았다.


 '패션후르츠라.... 무슨 맛인지 한번 먹어보고 싶다....'

한참 책자를 읽던 중에 뒤에서 소미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채희야, 잠깐만 와볼래? 다같이 얘기할게 있거든."

"무슨 일이야?"

"아, 우리 이따가 숙소 도착해서 자유시간 때 뭐할 건지 얘기할거야."

"채희야, 넌 뭐했으면 좋겠어?"

"음.... 첫날이니까 다들 피곤하지 않을까? 

 시끄럽게 노는 것보다 간단히 과자파티 하는게 나을 거 같은데."

"그거 좋은데? 근데 난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어서 과자 같은 거 못먹는데...."

하민이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래도 괜찮아, 못먹는데 억지로 먹을 필요는 없어. 같이 대화에 끼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응..."

"그럼, 우리 과자파티 말고 다같이 할리갈리하는 게 어떨까?

 그러면 한명도 빠집없이 모두 즐길 수 있잖아."

소망이가 잠시 고민하고 나서 말을 꺼냈다.

"맞는 말이야. 근데 할리갈리는 갖고 있는 거야?"

"응. 미리 준비해뒀어."

"역시 소망이는 대단하네. 미리 다 준비해놓다니 말야."

"아니야 ㅎㅎ"

한참 대화하고 있을 때쯤, 제주로 가는 비행기가 곧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울렸다.

"그럼 이제 슬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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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에서 나는 마법소녀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먼저 괴인이 언제, 어디서 , 어떻게 출현하는지부터 알아야한다.

하지만 여태까지 한번도 괴인을 직접 본적이 없었기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한창 머리를 싸매던 와중 내 옆자리에 앉은 하민이가 내 오른쪽 어깨에 머리를 기대서 자고 있었다.

'히익..!'

나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갑자기 하민이가 내 어깨에 기대고 잘 줄은 몰랐다.

"많이 피곤했나?"

나는 조그만 주머니가방에서 작은 무릎담요를 꺼내 덮어줬다.

(비행기 안은 에어컨이 너무 빵빵하게 틀어져 있어서 사실 좀 추웠다.)

그러던 중 우연히 목덜미의 흉터를 보게 되었다.

'뭐지...? 왜 목덜미에 흉터가 생긴 거야?'

하민이의 목덜미에 난 상처를 자세히 보니 채찍같은 무언가에 맞아서 생긴 상처였다.

'설마 누군가에게 맞은 거야?!'

나는 이 상처가 수상했지만 더 이상 쳐다보았다가 깨어나면 난감해질 거 같아서 내벼려뒀다.

잠시후 제주도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울렸다.

"흐아아암~!!"

하민은 기지개를 펴며 잠에서 깼다.

"어? 이거 어디서 난거지? 나 무릎담요 안챙겨왔는데."

"아, 그거 너 자고 있는데 추울까봐 내가 덮었어."

"그래? 고마워..."

"아니야 ㅎㅎ"

나는 하민이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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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도착하고 나서  선생님은 각자 조끼리 점심을 먹으러 가서 선착장으로 3시 10분까지 오라고 했다.

우리 조는 근처에 있는 무한 리필 뷔페에 가기로 했다.

그 곳은 한사람당 5천원만 내면 원하는 음식을 맘껏 골라먹을 수 있었다.

"여기 엄청 혜잔데? 5천원에 무한리필이면 완전 개이득이지."

"그러게 말야."

나는 접시를 들고 음식 코너를 돌아다니면서 먹을만큼 그릇에 덜어놓았다.

아보카도 샐러드랑 초밥 6개 정도 양이면 적당할 거 같다.

우리는 바다 경치를 마주보는 자리에 앉았다.

밖을 바라보면서 먹는 밥은 정말로 맛있었다.

"채희야, 너 왜 밥 이렇게 적게 덜었어?"

"아, 그냥 적게 먹는게 습관이라서."

"설마 다이어트는 아니지? 너 살 뺄데도 없는 거 같은데."

"ㅋㅋㅋ 다이어트 하는 건 아니야."

"글쿠나 ㅎㅎ 이따 점심먹고 다같이 기념사진 찍으러 갈까?

아직 2시 15분밖에 안됐으니까 말야." 소미의 제안에 우리 모두는 동의했다.

 "돈은 내가 낼게." 나는 지갑에서 체크카드를 꺼내 카운터에서 음식값을 냈다.

"고마워, 대신 음료수는 우리가 살게~^^"

문을 닫고 나가려던 순간 어디선가 우당탕거리는 소리와 괴성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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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꺅~!!"

점원 분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무슨 일이지?!"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니 그곳에는 빈 그릇들이 산더미만큼 쌓여있었다.

그리고 어떤 거구의 남자가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고 (거의 입안에 욱여넣고) 잇었다.

"손님, 이제 그만하세요! 이러다가 저희 가게 재료가 전부 떨어지게 된다고요!"

"시끄러워!! 아직 더 먹어야한단 말야!!"

그 남자는 손에 잡히는 건 전부 입안에 넣었다.

"으으... 극혐. 사람들 보는데서 뭐하는 짓이람?"

"잠깐만, 이 사람에게서 괴인의 기운이 느껴져!"

"뭐?! 그걸 어떻게 알아?"

"이미 한번 마법소녀로 변신해서 그런지, 직감으로 느끼게 된 거 같아."

"오오... 대단한데?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일단 상태를 좀더 지켜보고, 그때 내가 막을게.

지금은 섣불리 했다간 목숨이 위험해질지도 몰라."

"그래, 알았어. 너만 믿고 있을게."

잠시후 몇분이 지나고 나서,  그 남자는 갑자기 고통스러운 듯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아~!!"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구만. 얘들아, 일단 너희들은 사람들을 데리고 여길 나가줘.

저 괴인은 내가 쓰러트릴게."

"응!"

주변에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나서 나는 변신 아이템과 카드를 꺼냈다.

변신구호는 딱히 정한게 아니라서 그냥 내 기분에 따라 외칠려고 한다.

"고귀와 순결의 힘 빌리겠습니다! 매지컬 코즈믹 체인지!"

나는 변신 아이템에 카드를 꽃고 하늘을 향해 팔을 뻗으며 소리쳤다.

푸른빛 섬광이 비춰지고 나서 정확히 0.005초만에 변신이 끝났다.


"자, 당신의 죄를 헤아리세요!"

나는 손가락을 괴인을 향해 가리키고는 나만의 결정 대사를 외쳤다.

(사실, 가면라이더 더블의 대사를 패러디한 거지만...)

"어디보자, 저 녀석은 식욕의 괴인이니까, 온몸이 지방으로 뒤덮혀져 있어.

그렇다면 물의 힘을 써야겠어.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으니까 말야."

 카드를 꺼내서 변신 아이템의 오른쪽 부분에 긁었더니 순식간에 내 손에 검이 쥐여졌다.

"오오.... 이거면 충분히 녀석을 쓰러트릴 수 있겠어!"

나는 괴인에게로 달려들어서 마구 검을 휘둘렀다.

역시 기름덩어리라서 그런지 미끌거려서 제대로 된 공격이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머리를 써서 이 허점을 보완했다.

그것은 바로 호스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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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괴인을 부엌으로 유인하고 나서 주방에 있는 호스의 수도꼭지를 열었다.

그러자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강력한 물줄기가 뿜어져나왔다.

괴인은 수압을 이겨내지 못하고 뒤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우어, 우어어어~!!"

일어나지 못해 바둥거리는 이 틈을 타서 나는 블랭크 카드를 꺼내 봉인술식을 외쳤다.

"사악한 마음의 욕망이여, 인간의 마음속에서 사라져라!! 백귀퇴산!"

카드를 던져 괴인의 몸에 꽃아넣자 순식간에 괴인이 그 카드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그 안에는 '욕망의 화신, 그리드 오브 디자이어: 식욕' 이라는 이름이 적혀져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그 카드에 살짝 입맞춤을 해서 완전히 악한 것을 정화시켰다.

그러자 식욕이라는 글자 대신 절제라는 말이 생겨났다.


"드디어 내가 처음으로 괴인이랑 싸워서 이겼어!

 하지만 아직 적들은 산더미일거야. 앞으로 더욱 힘내서 반드시 세상을 구하고 말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