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https://arca.live/b/writingnovel/51966836?p=1


티이나 숲 전역엔 일주일에 한번 은샨이 은총의 이슬이라 부르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난다.


이 숲에 새벽 이슬이 맺힐 때 숲의 식물들은 수복되며 이슬을 먹은 동물들은 상처가 전부 깔끔히 회복된다.


힘줄이 끊어졌다면 힘줄이 올라가 다시 붙고 뼈가 부러졌다면 제자리를 찾아가 단단히 여문다.


병든이는 나으며 앉은뱅이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러나 은총의 이슬은 그날 새벽에만 이루어지며 아침이 오면 효과가 사라진다.


또한 일주일 어느 새벽에 일어날지는 알 수가 없어 은샨은 아픈 은샨이나 순록이 있다면 그들을 데려다가 새벽에 일어나는 생활을 일주일 동안 반복시킨다.


은샨이 키우는 대형 순록은 티이나 숲의 식물들을 먹고 자라기에 은샨은 대형 순록들을 숲에 풀어놓고 식물을 뜯게 한다.


그들은 순록을 큰 도끼와 두꺼운 짧은 창을 들고 지키는데 나무곰과 숫자가 적은 하얀 늑대, 호랑이는 은샨이 모여 순록을 지키면 왠만큼 굶주리지 않는 이상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정말 드물게 수가 많아진 하얀 늑대 무리, 배가 고파 뒤가 없어진 호랑이, 겨울잠을 준비해야 하는데 지방을 별로 못 모은 나무곰은 순록을 노리고 공격해 온다.


이때는 은샨들도 긴장을 하는데 이들은 은샨을 죽일 수 있는 몇 안될 대형 맹수들이기 때문이다.


은샨들은 순록을 한자리에 모으고 둘러 모여 사방을 경계한다.


나무곰은 덩치가 커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알아보기 쉽지만 호랑이나 하얀 늑대는 정말 코앞까지 와도 눈치채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위험한 것은 대규모 하얀 늑대 무리가 습격한 상황인데 


나무곰과 호랑이와 달리 하얀 늑대들은 가축을 잡아먹기 위한 공격이 아닌, 


자신들의 생활 반경에서 은샨을 몰아내기 위한 공격을 하기에 순록을 물고가려는 둘과 달리 은샨을 적극적으로 죽이려고 덤벼든다.


하얀 늑대의 발톱에 제대로 걸리면 살이 쭉쭉 나가며 그들의 치악력은 보통 350kg 가까이 나가기에 강인한 은샨에게도 치명적이다.


은샨들은 돌을 깎아서 나무에 묶은 두껍고 짧은 창과 커다란 돌도끼로 습격 온 이들을 맹렬히 찌르고 베어서 죽이거나 쫒아낸다. 


그들의 강인한 신체능력 덕분에 돌창과 돌도끼는 강철로 만들어진 냉병기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하며 


저 무시무시한 맹수들을 격퇴 시킬 좋은 방어수단이 되어 준다.


전투가 끝나고 불행히도 목숨을 잃은 은샨 전사의 가족에게는 잡은 하얀 늑대의 가죽과 뼈, 고기를 제일 많이 챙겨주고,


죽은 은샨 전사는 일주일 정도 장례를 치룬 뒤에 시신을 닦고 멀리 묘지에 그가 생전에 사용했던 무기와 옷 한벌, 갖가지 물건과 함께 묻어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은샨 전사가 아무리 나약해졌어도 일어날 수 있게 끔 얕게 묻는데 늘 은샨 묘지지기가 대기하며 묘지를 지키고 있는다.


은샨 묘지지기는 나이들고 존경받는 사람이 맡으며 애당초 성격 좋고 음식이 풍족한 은샨들이라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