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멸망한다고 하나 


미접촉부족민들에겐 전해지지 않았다. 


그저 정글에 새로운 포식자가 나왔음을 확인했을뿐.


깊은 열대우림의 정글 속, 마른 근육질의 청년이 건장한 떡대를 가진 사내와 함께 활을 들고 서성이고 있었다.


청년이 장난감 삼아 부싯돌을 튕기며 불꽃놀이를 하자 사내가 너무 눈에 뛴다고 주의를 주었다.



"아흐르드르흐무야 조심해라 긴이빨이 보인다."


본디 이 정글에 왕은 다양 했으나 고양잇과의 왕은 호랑이 뿐이였는데 


어느 순간 호랑이보다 덩치가 두배나 크고 이빨이 긴 검은색의 괴수들이 정글의 패권을 쥐었다.


동물의 영역을 벗어난 괴수들의 가죽은 화살과 창을 튕겨냈다. 


그들은 배고플때 짐승을 사냥하다가도 


인간을 보면 눈동자와 흰자가 검은색으로 물들며 죽이려 들기에 부족민들의 생활터전을 크게 위협했다.


아흐르드르흐무와 그의 아버지는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부족의 주술사가 정해 놓은 안전구역을 벗어나 그 괴수들이 자주 보이는 곳으로 활과 창을 메고 정찰을 나갔다.


아무튼 이야기는 다시 괴수를 맞닥드린 두 전사의 시점으로 돌아간다.


괴수는 아흐르드르흐무의 눈앞에서 암컷 호랑이를 뜯어 먹고 있었다. 암컷 호랑이의 시체 옆에는 새끼 호랑이들이 끼잉대며 울고 있었지만 괴수도 시체가 된 어미호랑이도 반응해주지 않았다.



보통은 돌아서 가겠지만 주변엔 나무와 거친 식물들이 너무 많아 조용히 움직이기 힘들었고 또한 함부로 움직여 괴수의 시선을 끄는게 더 위험했다.


건장한 사내는 활로 안되겠다고 판단해 두꺼운 창을 들었다. 그는 개미보다도 조용하게 괴수에게 다가갔다.


그의 어깨근육과 팔꿈치가 물결치자 창은 빠른 속도로 날아가 괴수의 눈을 꽤뚫었다.


괴수는 머리에 창이 꽂힌 채 분노와 고통으로 날뛰었고 아기호랑이들 중 한놈은 채어 날아가 살았지만 다른 한놈은 짓밟혔다.


그러나 사내와 아흐르드르흐무에게는 그녀석들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괴수들은 정글의 재앙이였고 그들은 부족민들을 지키기에도 버거웠으니까.


잠시 뒤 괴수가 느려지자 사내는 창이 꽂힌 눈쪽으로 달려가 창을 쥐고 내리박았고 괴수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아흐르드르흐무는 살아남은 새끼 호랑이를 보고 있었다.


그는 아직 어렸기에 귀여운 새끼 호랑이를 두고 지나치기 힘들었다.


아흐르드르흐무의 신경이 딴데 가있음을 눈치챈 사내는 그의 팔을 끌고 호랑이에게서 멀어졌다.


"정신차려라 아들아. 여긴 긴이빨 말고도 위험한 곳이다. 긴이빨, 큰턱, 큰뱀 별의별게 다 있으니 한눈 팔다간 금방 죽어. 우리의 목적을 기억해라."


아흐르드르흐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한참을 더 걸어갔다. 


괴수들이 몇번 더 보였으나 숨을 죽이고 발걸음을 느리게 하면 피해 갈 수 있었으며, 정 안되겠다 싶으면 부족 최강의 전사인 사내가 눈을 공격해 처리하며 나아갔다. 


그렇게 한참을 나아가는데 앞에 왠 크고 마른 웅덩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웅덩이 안엔 사람 키만한 알들이 수백개는 있었고.


둘은 말린 식량을 까먹으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본디 사냥과 위험한 일의 공통점은 한순간의 다급함이 모든것을 망친다는 것이다.


몇 시간이 지난 뒤,


사람만한 알이 양옆으로 쪼개지더니 호랑이 만한 괴수가 점액질에 덮힌 채 튀어나왔다. 


그때 호랑이 3배쯤 되는 괴수들이 다가와 작은 괴수를 핥아주며 점액을 제거하기 시작하자,


괴수의 덩치가 점점 커지더니 호랑이의 두배쯤은 되보이게 변한 것이다.


사내는 저 알들을 제거 해야겠다고 판단하고 자신의 아들을 불렀다.


그때 새로 태어난 다른 작은 괴수가 삐익 하고 울었다.


작은 괴수의 가죽은 연약했지만 주변을 경계하는 능력이 성체들보다 뛰어났다. 부족민이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은 작은 괴수는 사냥을 하지 않고 둥지에만 있어 왔기에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였다.


그 순간 검은 섬광이 내달렸고 사내의 다리가 떨어져 나갔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외쳤다.


"도망가!!!!! 불을 질러!!! 불을 질러라!!!!!!"


곧 괴수들이 사내를 갈기갈기 찢기 시작했고 아흐르드르흐무는 정신나간 사람처럼 달렸다. 


그에게 다행인 점은 괴수들이 사내를 가지고 놀기 시작해 추격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있는 힘껏 달렸다. 초록빛의 우거진 장막들 여기 저기서 꺽꺽대는 비웃음 비슷한 울음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그는 자신이 장난감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여기서 부족이 사는 곳으로 도망가면 부족이 사라지리라는 것도.


그러나 괴수들의 뜻대론 되지 않으리라.


아흐르드르흐무는 부족의 기름저장소로 달려갔다.


기름저장소는 혹시라도 자연적인 번개를 맞거나 다른 이유들로 위험해서 부족들이 사는 곳과 떨어져 있었다.


괴수 한놈이 달리는 그앞에 나타나 그를 가볍게 후려치자 그의 왼팔이 괴상한 각도로 꺾였다.


괴수의 눈은 검고 뒤틀려 마치 그를 비웃는 듯했다.


그는 고통을 참으며 기름항아리를 향해 오른손을 뻗었지만 이번엔 괴수가 물고 쭉 당기니 오른팔이 없어졌다.


그러나 주인공은 자신의 이로 기름항아리를 물고 괴수들에게 달려갔다. 탈곳이 없는 기름저장소 근처를 벗어나기 위해 주인공은 괴수의 정면으로 돌진했다.


의외의 행동에 놀란 괴수들이 잠깐 뒤로 물러나자 주인공은 항아리를 문채로 그 잣같은 괴수놈들에게 씨익 웃어줬고,


괴수들은 분노로 포효하며 주인공에게 섬광처럼 달려들었다.


 그때 주인공은 부싯돌이 들어가 있었던 주머니를 괴수에게 들이대


괴수의 강철같은 긴이빨에 부싯돌을 튕겨 거대한 불길을 일으켰다.


괴수들은 불이 붙자 순식간에 타들어갔으며


주인공도 불이 붙었으나 이 부근 지리에 밝아 그는 주변 호수를 향해 있는 힘껏 달려가 뛰어들었다.


곧 불길이 탈것을 게걸스레 마시며 번지기 시작했고 곧 온 정글이 불타기 시작했다.


짐승들은 놀라 사방팔방으로 튀어갔으며 부족민들도 저 멀리 다가오는 거대한 불길에 놀라 짐도 못싸고 피난했다.


그 불길은 괴수들과 알들을 삼키고 정글의 대부분을 삼킨 뒤에나 사그라들었다.


주인공은 두 다리를 이끌고 부족들에게 갔다. 


마침내 부족에 도착한 아흐르드르흐무는 자신의 어머니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오는 장면을 보며 그대로 기절했다.


그 뒤로는 정신나간 큰불을 보고 아직 살아남은 브라질 정부의 헬기들이 불을 진압하기 위해 왔다가 그의 부족을 발견하고 구출했다고 한다.


브라질엔 거대한 식인 전갈들이 나타났는데 이들은 소구경 화기는 튕겨내는 갑각을 지녀 인구가 꽤나 줄었다고.


이로써 아흐르드르흐무의 이야기는 끝났다.


그는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