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천화동인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무협 느낌이 팍팍 들었음


그래서 화천대유/천화동인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무협지를 써 보려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실패함

대충 생각해 봤던 내용은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 하나의 '사주'를 타고난다.

사주는 그 사람의 능력인 동시에,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보여주는 운명이다.


상고 시대 이전에, 서로 다른 사주를 지닌 사람들이 서로 의기투합해 잘 살아 나갔다고 한다.


누군가 죽은 사람으로부터 사주를 흡수해 여럿 소지할 수 있다는 게 알려지기 전까지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주이자, 가장 귀하고 강대한 사주, 왕의 사주라고도 불리는 '천화동인'.

천화동인을 가지게 되면 하늘이 그의 뜻과 화합하며 죽지 않는 몸이 되고, 공덕이 널리 알려져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천화동인' 에도 약점은 있었으니,

공덕이 널리 알려지는 만큼 악행도 널리 알려지며,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가장 흔한 사주이자 좀도둑의 사주라 불리는 '화천대유'.


오직 화천대유를 가진 자만이 천화동인을 죽일 수 있고, 천화동인은 획득하는 순간부터 화천대유에게 죽을 운명을 갖게 된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16년 전, 새롭게 즉위한 천화동인은 정신이 불안정했다.

종종 나쁜 꿈을 꿨으며, 그런 날에는 궁녀를 하나 불러 칼로 베어 죽이기도 했다.

아버지가 나타나 '네 어머니의 천화동인을 네가 가져갔구나' 라고 말하는 꿈이었다.


나를 낳다가 죽은 게 대체 왜 내 잘못이야. 라며, 궁녀의 머리를 앞에 두고 중얼거리며 울곤 했다.


결국 천화동인의 악명은 세상에 알려지고, 곳곳에서 화천대유의 사주를 지닌 이들이 봉기를 일으켰다.


천화동인은 이 순간을 오히려 기회로 보고 있었다.


반란을 일으킨 자들은 모두 잡아 국문한 뒤 처형하고, 그들의 구족을 멸하라.



명령을 내리고는, 그는 칼을 들고 후궁들의 방을 돌아다녔다. 내 아이들은 내게서 화천대유의 사주를 물려받았겠지.

배가 부른 후궁들은 당황하고 놀라 비명을 지르다가, 천화동인의 칼이 한 번 바람을 가를 때마다 낙엽처럼 쓰러져 갔다.


결국 반란은 진압되지 않았다.


그러나 반란군이 궁궐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천화동인이 죽은 뒤였다. 배에 칼을 맞은 채로.


그리고 지금,

궁궐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강변에, 15년 전 '화천대유' 의 사주를 타고 난 우리의 주인공은 사라진 천화동인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