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빼 씨는 사십 년 인생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르지 않는 월급, 치솟는 물가, 바가지 긁는 아내, 돈 보채는 자식들.

오늘도 꼼빼 씨는 아내와 자식들의 원망스런 눈초리로 하루를 시작했다.

찜통같은 더위는 가실 줄 모르고,

꼼빼 씨의 머리도 찜기처럼 뜨거워졌다.

...

한참을 생각하던 꼼빼 씨는 베란다에 나가 목을 쭈욱 늘어트렸다.

한여름, 그 날, 그 베란다.

꼼빼 씨는 처음으로 해방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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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죽을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