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바다는 빛을 얻었다

해돋이와 함께 기지개를 편 그 바다는

맑은 계곡 맑은 냇물 맑은 강물 같이놀며

그 차디찬 푸르름을 온 몸으로 받아내었다


그러나 너무나 푸르렀던 것일까

아니면 지구가 반 바퀴 돌았던 탓일까

푸른 바다는 해넘이를 보고 따라가더니

결국 해 뒤로 넘어들어가 밤바다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붉은 노을 푸른 바다는

그 푸르름을 잊지 않고 다른 밤바다에 안겨줄 것을

붉은 노을 푸른 바다는

그 푸르름을 받을 밤바다를 이미 정해놓았던 것을


붉은 노을 푸른 바다 푸르름을 품에 안고

해돋이할 밤바다를 애태우며 기다린다


새파래질 새 바다여 푸르름을 품에 안아

오랫도록 푸르르며 파도 치며 함께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