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벌써 오년이 지난 꿈이라니, 그리고 이 꿈을 또 풀게 될 줄이야.

예전엔 저는 예지몽을 자주 꾸던 때가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가끔이지만 몇 달전 꿨던 꿈이 현실이 될 때면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꿈도 예지몽이길 바랍니다.

시작을 조금만 다듬어서, 보여드리도록 하죠.

[instagram - kidoson] 여자아이는 초등학생 정도의 키로 사진은 구도 참고용입니다.

눈을 뜨니 주변이 왜곡되어 있었고 겨우 보니 제가 다녔던 중학교더군요. 그리곤 키 작은 여자 아이가 저에게 달려왔습니다. 남중인데, 여자아이라 뜬금없네요. 그래도 그때의 저는 잊지 못하는 것같습니다. 넘실거리는 파도처럼 밀려온 그 아이는 참 신비로웠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으니 주변이 뚜렷해졌고 왜인지, 얼굴은 보질 못하고 아이의 뒷모습만을 보인 채, 저는 이끌려갔습니다.



아이는 중학교 안으로 들어가 복도를 저와 달렸습니다. 그 복도에는 이젠 보지 못하는 학우들의 얼굴. 그때의 우리는 겨우 그거 하나로 이렇게 갈라져버린 걸까. 더 나은 방법은 없었을까.

아이는 제게 후회를 주었습니다.

이젠 너무 늦었는데, 그때 마음고생을 또 다시 곱씹게 해주며 웃고 울었던 저의 친구들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렇게 멈추던 아이는 손에 힘을 꾸욱 주었습니다. 얼굴은 못 보았지만 그 아이도 저와 눈물을 흘리고 있을까요, 복도 끝으로 사라져가는 친구들이 너무 미안해서 사과할려던 찰나.

아이는 교실 문을 열고 달려갔습니다.



교실 문을 열었는데 천막 뒤에 통로였습니다. 나무인 바닥, 이건 제 초등학교 때의 강당이군요. 기름 묻은 냄새하며 작은 아이의 모습이 마치 여기가 자신의 보금자리인냥 웃으며 달려갔습니다.

방금까지 눈시울이 붉어 눈물을 흘렸음에도 제 입은 웃고 있었습니다. 분명 교복이였던 제 옷은 어느새 공주 옷을 입은 아이처럼 제 옷도 연극 옷이 되어 같이 걷고 있었습니다. 그 통로를 걸을 때 기분은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 때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앞으로의 짐을 잊은 채, 그 아이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힐끗 보인 아이의 미소에 저는 그저 여기에 아이와 평생을 있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앞이 눈부셔 통로의 끝임을 알았습니다.

아이는 통로에 나오고 저의 손을 놓고 뒤를 돌아봤지만 밖은 너무 밝아서 손으로 빛을 가리니 아이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손가락 틈 사이로 본 아이의 입은 무언가를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빛과 사라졌습니다.



손을 내려 앞을 보니, 큰 고등학교였습니다. 하지만 어디선가 낯이 익은 학교였습니다. 벚꽃이 바람을 타고 학교를 보여주곤 꿈이 끝났습니다.


일어나보니 꿈에서 흘린 눈물이 제 볼에서 떨어지고 있었고 한 손은 펴진 채, 손을 잡은 것같았습니다. 그 날, 일어나자마자 저는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한 번이라도 좋으니, 그때 그 아일 다시 보고 싶어.


하지만 결국 잠에 들지 못하고 펴진 손을 꾸욱 쥐었습니다.

그 꿈이 있고 일년 뒤 저는 외딴 학교에 입학 신청을 하게 되었고 입학 설명회가 있던 해에 처음 학교를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학교의 구조는 낯이 익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떠올렸습니다. 


작년에 꾸었던 그 꿈에서의 고등학교가 여기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