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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라 흘러라 찬란한 은하수야
이내 메마른 가슴에 흘러라 별들아
너의 빛을 보지 못하며
단지 하늘을 가리고 심연을 보고는
스스로를 기리고 눈물 뒤에 숨은
절망에서 허우적대는 저들의 가슴이
차고 넘치도록

흘러라 흘러라 찬란한 보름달아
이내 얼어붙은 가슴에 흘러라 달빛아
너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며
단지 너의 푸르스름한 낯빛을 보고는
존재하지도 않는 냉기의 장막 속에 숨은
차갑게 얼어붙은 저들의 가슴이
녹아 내리도록

흘러라 흘러라 찬란한 밤하늘아
이내 구멍난 가슴을 메워라 흑포(黑帛)야
너의 감촉을 느끼지 못하며
단지 너의 새카만 빛깔을 보고는
어둠에 질려 스스로 구덩이에 숨은
질척거리는 암흑에 잠긴 저들의 가슴이
환하게 빛나도록

흘러라 은하수야
흘러라 달빛아
흘러라 밤하늘아

땅바닥에 주저앉으며 고통을 느끼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슬픔을 느끼는
일어나 걸으며 고독을 느끼는
뛰어 도망치며 허무를 느끼는

너희를 알지 못하는 저들에게서
너희를 느끼지 못하는 저들에게서
돌아서지 말아다오, 저들은 별이다.

아직 우리의 눈에 도달하지 못했을 뿐인
곧 섬광의 꼬리를 달고 광휘를 두른 채
모든 것을 압도하는 눈부신 빛을 전해줄
저들은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별똥별이다

찬란한 은하수야 저들의 휘장이 되어다오
찬란한 보름달아 저들의 왕관이 되어다오
찬란한 밤하늘아 저들의 카펫이 되어다오

찬란히 빛나는 너희들을 두르고
당당히 세상에 빛날 저들을
너희들을 느끼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당당히 세상에 빛날 저들을





그대는 그저 빛날 준비만을 해주시오.
늦는다면 우리가 마중을 나갈테니
지쳐 주저앉는다면 우리가 찾아가 일으켜줄테니
힘이 남아있지 않다면
우리가 업고 함께 길을 걸을테니

그대는 그저 빛나주시오.
그대는 그저 빛나주시오.

고독에 잠겨 울음 짓고 있던
과거의 그대와 같이
길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한 번 걸어온 길을 다시 되짚어 갈 수 있는
그런 등불이 되어 빛나주시오.

심연의 바다에서 길을 잃고 절망의 파도에 휩쓸렸던 

과거의 그대와 같이
세상에 표류하는 이들을 위해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길을 알려줄 수 있는
그런 별이 되어 빛나주시오.

세상의 모든 빛은 오직 당신을 위해 빛나고 있을테니
그대는 그저 빛나주시오.
그대는 그저 빛나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