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하하하하!! 전부 다 비켜!"

어떤 남자가 붉은 에메랄드가 주입된 기계로 마구 도심을 휘저으며 난동을 피우고 있었다.

그 남자의 정체는 안용수, 얼마전 교도소에서 탈옥한 죄수이다.

죄목은 불법무기제조이다. 원래는 그저 단순히 기계를 정비하는 일을 하고 있었지만 돈에 눈이 멀어서 범죄자가 되고 만 것이다.

경찰들은 구식 리볼버권총으로 그를 향해 마구 쏘아댔지만, 당연하게도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

"뭐야, 겨우 그걸로 날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나?"

안용수는 한바탕 크게 웃고는 기계팔로 경찰들을 전부 날려버렸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마구 비명을 질러댔다.

"아하하하!! 이제야 드디어 날 두려워하고 있군. 이 시대는 이제 나, 안용수만의 것이다!"

그는  사람들을 보며 악마같은 웃음소리를 내었다.

그러던 그 순간, 어디선가 거대한 트럭이 그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뭐야, 저건?"

그 트럭의 정체는 바로, 특수범죄대처조직 안티 크라이시스의 이동식 기지였다.

그 안에는 이 세계의 정의를 실현할 궁극의 개조인간이 타고 있었다.

"시민 여러분, 어서 신속히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사람들은 긴급히 지하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뭐하는 자식이냐?!"

안용수의 말에 대답이라도 한 듯이 트레일러의 문이 활짝 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타난 것은 허리와 어깨에 레일건을 장착한 소녀였다.

그 모습을 본 그는 순식간에 얼굴이 새파래졌다.

"설마..... 안티 크라이시스의 개조인간인 건가?!"


그 소녀의 모습은 마치 냉혹한 살인병기와도 같았다.

그녀가 들고있는 육중한 무기들이 금방이라도 모든 것을 파괴시킬 것만 같았다.

"자, 스펙터. 임무를 시작하렴."

"네, 파더."

소녀의 눈이 붉게 빛나면서 모든 무기의 기동이 시작되었다.

"가능한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고 신속히 제압하거라."

"네, 알겠습니다."

소녀는 제트엔진을 이용해 단숨에 안용수에게로 날아갔다.


"크리미널 코드 ZX-009, 안용수, 특수기동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다. 순순히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하? 웃기지 마! 너같은 고철덩어리한테 순순히 잡힐 거 같아?!"

안용수는 버튼을 눌러 미사일을 쏘아댔다.


"결국 이렇게 나오신다 이거지?"

소녀는 고속이동으로 미사일을 전부 피한다음 단숨에 그를 잡고 하늘 위로 날아갔다.

그 다음 총을 쏴서 미사일 발사구를 부숴버렸다.

"이.... 이 자식이...!"

"단숨에 끝내주마."

소녀는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레일건을 기동시켜 안용수에게 조준하고 사출했다.

그 위력은 가히 말로 설명할 수 없을정도로 흉악했다.

그 레일건에는 지구의 절반을 소멸시킬 수 있을 정도의 파워가 응축되어있기 때문이다.

안용수는 소녀가 쏘아올린 레일건의 전자기파를 정통으로 맞고 의식을 잃고 추락했다.

소녀는 지상으로 내려가 안용수의 목에 전자초크를 달아 완전히 무력화시키고 경찰차에 태웠다.


"아주 장하구나, 제로.  앞으로도 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자꾸나."

가운을 입은 한 남자가 박수를 치며 칭찬했다.

그는 바로 소녀를 만들어낸 닥터 가우스라는 이름의 과학자이다.

소녀는 그를 파더(아버지)라 부르며 따르고 있다.

그가 소녀를 만들어낸 목적은 비록 무자비하고 냉혹하더라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궁극의 병기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그는 그녀를 만들어내면서 철저히 인간의 악한 감정을 배제하고 선의만 학습시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범죄자는 사라져야 한다는 사상을 주입시켜 그녀를 완전히 냉혹한 성격으로 만들어놓았다.

"제로야, 절대로 잊지 말거라. 한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두번다시 선해질 수 없단다.

그러니 이 세상에서 반드시 그런 악을 구축해야만 해. 무슨 말인지 알겠지?"

"네, 파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