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대는 버스 뒷자리에 앉아 

북적대는 사람들 보고 있자면

더운 증기 검은 머리 숲 너머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가

내게 박혔던 적이 있습니다


별 아래 흰 수줍음이

장막을 드리웠어도


나는 왠지 그 밑에

붉은 꽃잎을 본듯

심장이 붉게 뛰었고


내 옆에 다가오는

망설이는 깜빡임은

내 옆에 내려앉아

조용히 타올랐습니다


두근거리는 고동에 맞춰

박동하는 마스크는 

무엇보다 야속했지만


쥐어든 휴대폰

떨어진 눈동자

떨리는 입술과

목막힌 한마디

순간의 용기는


나약한 겁쟁이에게

깔아뭉게질 정도로 

슬프도록 나약했고


명멸하는 망설임이

내 연심 깔아 뭉개어


요동치던 버스 멈춰버린 순간

도망치듯 차를 내려버린 나는

떨고있는 두손 부서질듯 잡고

하염없이 계속 달렸습니다


7월 먹구름 드리운 한낮

더운 증기 검은 머리 숲을

내달리는 오후 4시의 반


새카맣게 빛나는 별을,

하지만 그를 찍어누른

슬픈 나의 망설임을,


찰나간 부서진

한조각 丹心을,


나는 보았던 것입니다

나약한 나의 눈물을


나는 보았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