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의 흔한 흙수저 백수 나무라이버 김남라다.
1993년생, 그러니까 2019년 기준으로 27살.

2019년 5월 24일 오늘도 나는 나무라이브를 한다.
인생에 별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지만, 나무라이브를 끊을 수 없다.

내 인생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저 평범하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하고,
고등학교에서는 평소에 공부 안 하다가 시험기간에 벼락치기하고,
그래서 내신 4등급, 수능 5등급이 나왔는데
동아리빨로 2012년, 수시 입학사정관제로 서울의 모 중하위권 대학에 입학했다.

1학년을 마치고 2013년 군에 입대하여 2014년 말에 전역하고
복학한 다음 2017년 말 그저 평범한 3점대 초반 성적으로
등록금도 겨우 겨우 내 가면서 졸업했는데
회사에서는 나를 받아 주지 않아서 나는 결국 그렇게
백수가 되었다.

대학 시절은 어땠냐고?
1학년 때, 그러니까 2012년 3월에 술을 거하게 마시다가
술주정을 너무 거하게 부린 나머지 동기들이 그 순간부터 나를 거부하기 시작해서
당연하게도 아싸가 되었다.
복학한 후에도 마찬가지로 학식은 99% 확률로 혼밥을 하는 아싸로 살았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한 후,
2019년 5월, 거의 1년 반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매일 방구석에서 컴퓨터로 하루 14시간씩 나무라이브에 상주나 하고 있으며 밖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나가고
자격증은 단 1도 없고 딸 의지 역시 1도 없는
그런 사회에 1도 도움 안되는 망한 인생을 살고 있다.

이런 인생을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만이 되고 얼굴에 여드름도 많이 생겼다.

여친? 연애 경험 진짜 단 1도 없다.
이성친구는 물론 동성 친구, 아니 가족 외의 지인조차 단 한 명도 없는,
가족들마저도 다른 집에 살아서 가족과 대화조차 하지 않는
말 그대로 대한민국 하위 1% 안에 드는 노답 인생이다.
마지막으로 지인과 연락했던 때가 약 1년 전으로 기억한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상위 1% 인생을 사는 상상, 아니 망상을 매일 하고 있다.

오늘 나무라이브에 매우 재미있는 떡밥이 터졌다.
하지만 남라를 하다 보면 일상적인 수준의 떡밥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특별히 심리적 동요를 느끼지 않았다.

오랜만에 밖에나 나가 산책이나 해 볼까... 하고 생각했다.

정확히 한 달 만의 외출이다.
4월 24일에 그날 개봉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조조영화로 보고 싶어서 영화관에 갔으니...

밖에 나가니, 쪽지가 보였다.
그 쪽지에는...
'보다 나은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매일 상상하는 당신을 이상한 나라로 초대합니다!'
라고 쓰여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