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의 창시자인건가..."


"... 넌 녀석을 어떻게 하고 싶어?"


"알잖아. 난 남한테 화내거나 하는 성격이 못 돼."


"그렇긴 하지."


쓴 표정이 일행 사이에 감돌았다.

스미스의 사람 좋은 성격은, 욕도 많이 먹었지만, 집단을 유지시키는 원동력이었다.

사람은 무정함만으로 살 수 없는 동물이었기에.


"걱정 마. 우린 네가 뭐라고 하든 따를게."

"그때도 제리를 살려보내자는 네 결정이 아니었으면 우린 좀비떼에게 뜯어먹혔을 거야."


큰 잘못을 저지르고 무리에서 쫓겨나던 배불뚝이 제리.

혹여 굶어죽을지 모른다며 그런 제리에게 빵 몇조각을 쥐어주던 스미스.

제리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타나 스미스와 옛 동료들을 구해준 바 있었다.

스미스의 덕이란 건 일행에게 있어선 그런 역할이었다.

스미스가 말했다.


"난 그냥... 난 그냥 묻고 싶어.

그저 왜 이런 짓을 벌였는지."


"'왜' 라고?"


"친구들이 많이 죽었어. 카일, 댄, 리차드... 착한 애들도 죽고 나쁜 애들도 죽었어.

난 그나마 고아였다지만 소중한 가족을 잃은 사람들도 있을 거야."


"테디도 부인을 잃었다."


"난 형을 내 손으로 죽여버렸어."


"아빠아..."



훌쩍 훌쩍.


여행자들 사이로 눈물이 전파되었다.


저마다 그리운 이들을 추모하는 눈물이었다.



"우린 늘 느꼈잖아."


"'왜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



공동체 내에서 입버릇처럼 나오던 투정.


이제는 읊는 것 만으로 입맛이 씁쓸해지는 투정이었다.


스미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묻고 싶어.
그래서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면 감안을 하더라도...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묻고 싶어."



'끼익'



그때 연구실의 문이 비스듬히 열렸다.


토끼눈이 된 일행의 귀에는 이윽고, '원흉' 의 목소리가 들렸다.


묘하게 새된 목소리였다.











"역시, 조금 차가운... 게, 기분 좋다니까...!"


"그어어, 어어..."


"가, 간다 좀순아앗...!"



그날

스미스는 처음으로

증오란 감정을 배웠다.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