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왜 글을 쓸까?

 고루한 이야기지만 어린 시절부터 특별하길 원했다. 특별하기 위해서 나는 그림을 그렸고, 고등학생 때 그림을 포기한 이후로는 또 다른 취미였던 글쓰기에 몰입하다보니 지금 이 상황까지 왔다.


 나에게 글쓰기는 내가 잘하고 싶은 유일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나는 많은 좌절을 겪었다. 가장 큰 좌절은 남들과 다르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남들과 자유롭게 사고를 공유하고 자신의 마음을 나눌 수 없다는 좌절감에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말도 잘 하지 못하고, 인상도 썩 좋지 않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소통 방법이 글쓰기밖에 없었다.


 여전히 나는 소통을 원하기 때문에 글을 쓴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글 속에서 삶의 의문을 해결할 수 있다면 제일 좋다. 그게 아니더라도 이야기 속에서 독자가 자기 자신과 닮은 부분을 발견할 수 있으면 나는 그걸로 만족한다. 나는 어쩌면 남을 위해서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이 별달리 원하는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쓰고 있다.


 -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가장 본질적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좌절과 실패를 반복하는 삶에 의미는 있을까? 라는 질문에 최선의 대답을 내놓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대꾸할 수는 있다. 어쩌면 나는 살기 위한 기나긴 변명을 두서없이 내리갈기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 누구를 위해 쓰는가?

 원래 나를 위해 썼다. 나는 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글을 썼다. 그러나 이젠 내 문제 밖으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도피하고 싶다는 뜻이 아니다. 언제까지고 내 안에서만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움직여야할 필요를 느낀다.

 누군가를 위해서 특별히 글을 선물할 생각은 크게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은 길지 않은 내 일생에서 사람들이 각자 필요한 것을 발견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