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오늘도, 어제도, 그리고 내일도 이 지구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또 태어난다.


그러나 우리는 그 많은 죽음에 일일이 슬퍼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의 죽음은, 우리의 슬픔이 닿지 않는 아주 먼 위치에 있기에.

 

최근 있었던 참사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의 죽음은 무척이나 안타깝다. 그렇지만 조금도 슬프지 않았다. 나는 그들을 모르기 때문이다. 내 지인이 희생자 중 한 명이었다면, 나는 그의 죽음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꼈을 것이다

 

그들의 죽음은 내게는 지구 반대편에서 내전과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들만큼이나 멀게 느껴진다. 얼굴도 모르는, 나에게서 아득히 멀리 떨어진 사람들의 죽음에 슬퍼하지 못하는 건 내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서일까?

 

언론에 대서특필된 유흥의 현장에서의 참사는, 너무나도 낮아 사람들의 슬픔에 닿을 수 있었고, 밤낮으로 자신들을 지켜주던 이들이, 불꽃과 땀으로 흠뻑 젖은 삶의 투쟁을 벌이던 이들이, 이름 없이 죽어간 것은, 너무나도 높고도 숭고하여 사람들의 슬픔이 닿지 않게 되어버린 걸까? 만약 그렇다면,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