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법적 도상을 확인하는 방법은 마법에 관련한 것 치고는 상당히 직관적이다. 마법이 사용되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마법이 발현되는 순간에 마법어에서 불꽃이 튀는 모습을 볼 수 있을텐데, 이 불꽃을  마법 반응 불꽃이라고 한다. 마법 반응 불꽃에는 여러가지 쓰임새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용도는 발현되는 마법과 마법적 도상의 동일한 정도를 확인하는 지표로 쓰이는 것이다. 마법 반응 불꽃을 지표로써 사용할 때에는 색깔, 형태, 밀도, 그리고 불꽃이 튀는 빈도 수로 나누어 파악하는데, 불꽃의 색깔과 모양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마법적 도상의 확인에는 밀도와 빈도 수를 사용한다. 불꽃의 밀도와 빈도는 마법과 마법적 도상의 일치도와 정비례하기 때문에, 마법사는 발음을 하며 자신의 마법이 얼마나 '질이 좋은'지 시각적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앞서 소리가 마법의 본질이라고 말했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확실한 설명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리가 '마법적인 무언가'를 자극하고, 마법어가 그 '무언가'에 반응해 마법이 일어나는 것이다. 마법어를 자극하는 이 무언가가 달라지면 마법 반응 불꽃의 형상도 같이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는 불꽃을 통해 이 마법적인 무언가를 간접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다. 이제부터 설명할 것이 앞서 2-1장에서 언급한 의문의 답이 될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발현되는 마법의 질이 낮을 때에는 설령 똑같은 발음을 하더라도 마법 반응 불꽃의 형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마법이 일정하지 않게 발현된다. 이러한 현상의 의외성을 노리고 일부러 질이 낮은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도 존재하기는 하나, 그것은 극히 일부일 뿐이고 특정한 요구나 목적을 달성해야하는 대부분의 마법사들에게 이러한 무작위성은 큰 단점이 된다. 때문에 질이 낮은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는 일반적으로는 수련이 부족한 어리숙한 마법사 취급을 받는다.


다음 주제의 설명에 앞서 고백하자면 사실 본 서술자는 미학에 관해 깊은 견해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마법의 기본적인 소개를 한다는 이 책의 목적에 맞게 예술로서의 마법에 대해서는 그 개괄적인 서술이나마 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우선, 일컫기를 마법은 복합예술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법예술을 감상할 때에는 시각적, 청각적, 그리고 학문적인 아름다움(치밀하게 계산되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고 있는 마법어구나 마법적 도상에 완벽히 일치하는 마법은 감상자로 하여금 경외를 일으키게 한다)를 모두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를들어 마법어가 문학적으로 아름다우며, 듣기도 좋고, 그것이 제대로 마법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또한 그 마법이 시각적으로도 예술적이라면 그건 좋은 마법예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마법예술은 마법자체의 베타적 성격때문에 타인의 모방이 불가능하며, 그렇기에 작가 개인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그 때문인지 대부분의 마법예술은 작가주의적 성격을 띄고 있으며(물론 예외도 존재한다)작가의 컨디션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도 달라지기에 작가 사후 그동안의 경연 중 최고의 경연은 '마스터피스'라고 불리며 그 영상을 고가에 거래하기도 한다. 마법의 이러한 면에 빗대어 마법을 '예술의 궁극'이라고 표현하는 학자도 몇몇 존재한다.


 이렇게 우리는 현대의 일상생활을 장악하고 있는 마법이란 신비의 일각이나마 살펴보았다. 당신이 책을 독파하는 이 순간에도 마법의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으며, 전혀 새로운 마법 또한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마법을 해명하기 위해 오랜기간 동안 수많은 학자들이 인생을 던졌지만 아직 그 신비를 밝히기에는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미지이기에 마법이며, 마법이기에 미지인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의 마법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라면서, 마법사에게 오래전부터 전해지던 어구를 인용하며 서술을 마치겠다. 


" 수학자는 항상 명확한 답을 좆는다. 과학자는 일생을 시행착오에 바친다. 그러나 마법사는, 그 깊숙하고 고요한 심해속에서 평생을 미지의 해류에 몸을 맡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