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정 독서실

할아버지는 책을 읽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이

노인의 주름을 타고 흘러내렸다.


웬 할머니가 독서실 문을 빼꼼 열더니

책 읽는 할아버지에게

전등은 하나만 켜라고 한다.

두 개나 켜면 후손들이 힘들어 할 거라고.


할아버지 생각하기를, 그래 굳이 두 개나 켤 필요 없지.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는 호롱불 하나 두고 공부하셨었는데

전등 하나로도 차고 넘치지 않겠나.

에너지를 아껴서 후손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겠다.


반만큼 어두워진 독서실

한 노인은 땀을 뻘뻘 흘리며 불경을 읽고

전등이 하나, 둘, 셋, 넷, 다섯 개 켜진 티브이실

또다른 노인은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낮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