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밤, 무심한 밤.
비좁은 거리, 복작이는 거리.
넓은 하늘로 원없이 날았을
작고 가녀린 날개들이 부러졌다.
하늘 아래 켜켜이 바닥에 쌓인 것들은
누군가의 발 아래 짓밟히며
더욱이 작고도 작은 알맹이가 되어버렸다.
세상은 언제나 내리막이므로.
알맹이는 저 아래를 향해 구르기 시작한다.
거친 세상에 닳아 없어지기는 커녕,
별들의 반짝임을 휘감고 제 몸집을 불린다.
가속이 붙는다.
어느 누구도 알맹이를 막아설 엄두를 내지 않는다.
이내 쿵,
쿵.
.
.
깊은 울림.
고요하던 세상이 떨리기 시작한다.
넓은 하늘을 원없이 날았을
작고 가녀린 날개들.
그것들은 세상의 고동이 되었다.
깊은 울림소리가 우리들 마음 사이로 번져간다.
무언가 바뀔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