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허구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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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바람이 칼같이 불던 어느 겨울밤, 대한민국

때는 2057년. 

지역은 대구였다.

장소는...


"아ㅏㅏㅏㅏㅏㅏ 칼국수 달라니깐!!!!!! "

"아~씨 진짜, 좀 기다려 애새끼도 아니고. 곧 나온다고 몇번을 말하냐"


2057년에도 칼국수는 여전히 인기많은 대중음식이다. 역시 겨울하면 칼국수지.


"오우 시발, 칼국수."

"그래 맛있게먹어라"

"키헼헿헿 드디어 나왔다구~ 칼ㅡ국ㅡ수 니녀서어어억~~! 요망하게 생기기도 했지"

"그렇게도 좋냐" 

"이 자태를 보라구우ㅡㅡㅡ!!!! 안좋아하게 생겼어~? 그ㅡ럼 이~따~다키마~스~"


칼국수의 매력에 푸욱 빠진 이 남자의 이름은 연수.
정연수다.

그는 칼국수가 얼마나 먹고싶던지 요란스러운 젓가락질과 함께 면발을 거칠게 입에 쑤셔넣었다.

허나 거칠게 넣으려는 그의 행동과는 달리 이를 무시하듯 탱탱하고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면발이 부드럽게, 허나 신속하게 입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의 입술 근육은 들어오는 면발을 흘러내리지 못하게 꽈악 하고 집었으며, 그 이후 청소기 못지않은 흡입소리와 함께 면치기가 시작되었다.

얼마나 맛나게 면을 치는지 면발은 이리저리 요동치더니 사방에 국물을 흩뿌리며 그의 입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저 한 젓갈이 입에 들어가는데 걸린 시간. 

1.5초 내외였다.


"캬~ 이 맛이야! 그래! 이맛이었어! 크핳핳하!"

"우와... 여친이 보면 무슨 생각을 할지 참..."

"낄낄~ 괜찮아~ 역시 칼국수는 못참겠어~ 아니. 못참았어~ 으핳핳"


그때였다.


'탕!' 

이게 무슨 소릴까... 다시 들어보자..


'탕!!' 

총소리였을까


'탕!!! 시발 탕 몰라?' 

그렇지 역시 총소리였구나


"엌!"


연수의 관자놀이에 바늘만한 구멍이 잠깐이나마 보였다.

그 구멍은 점점 벌어졌다.

연수의 정수리에서 피가 뿜어져나왔다.

사실 피만 뿜어져 나왔으면 다행이었다. 

피가 튀는가 했더니 살덩이가 조각조각 찢어지며 두개골 파편과 함께 뇌척수액뇌조각이 솟구쳐올랐다.

이쯤되면 눈치챘을것이다. 

연수는 총에 맞았다는 것을.

사실 '엌' 이라는 소리도 못냈을수도 있다. 잘못들었나.


"이런 시발 진짜, 식당은 청결이 생명인거 몰라?! 진짜 죽고싶어??!"

"아아ㅡ 고멘고멘. 고슈진사마가 오네가이한일이라 모시아케아리마셍이다." 

"뭐야... 일본인이냐....?"


그런것이었나. 역시나 그런것이었다.

누군가가 보낸 어느 일본 암살자가 연수를 총으로 쏴서 죽인것이었다.


"아! 조또마떼네~"


찰칵!


어이없는 상황이라고 해야할지 품격있는 상황이라고 해야할지

그녀는 놀랍게도 그 잔인한 장면을 사진에 담으려고 했다.

아니 담았다.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이런짓을 하는걸까. 칼국수 요리사는 매우 궁금했지만 꾹 참고 말을 이어갔다.


"아무리 일본특수여고생사무라이닌자라고 해도 봐주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알어?!"

"하아ㅡ? 오마에 지분노 상황이 요쿠 판단이 조또 안서는 것 같은 데스네~?"

"뭐라고? 독...독도..? 독도는 우리땅이다! 죽어라!"

"풉... 카와이 오 지 상♡"


칼국수 요리사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은듯 얼굴이 우락부락했으며, 그의 몸 역시 얼굴 못지 않게 우락부락했다.

그에 반해 일본특수여고생사무라이닌자는....

.... 그녀의 이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조만 줄이도록 하겠다.


앞으로 그녀를 고추라 부르겠다. 

그에 반해 고추는 여고생이라는 타이틀 답게 여리여리했고 싸움에 적합한 몸 같지는 않았다. (성차별하는거 아님)

허나 그녀는 사무라이에 닌자였다. 몸집따위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칼국수 요리사는 고추의 얼굴보다도 커보이는 중식도를 있는 힘껏 던졌고 그녀는 가볍게 피했다. 

그러나 중식도 던지기가 메인이 아니었다. 고추가 중식도를 피한 순간 칼국수 요리사는 마치 살쾡이와 같이 공중으로 뛰어올랐으며 그녀를 향해 발차기를 시전했다. (기술 이름은 '살쾡이처럼 날아서 농구선수처럼 쏘기' 라고함. 출처: 칼국수 비법 3장 15)

그의 모습은 마치 조던 점프맨과도 같았으며, 허를 찔린 고추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의 발차기에 안면을 강타당했다.

 

"임진왜란의 복수다!" 

"으우... 므에엑... 퉷... 칙쇼..."


아마 칼국수 요리사의 신발은 시궁창 같은 그의 주방환경 때문에 매우 더러워져 있었을 것이다. 

불행중 다행이도 그녀는 사무라이 가면을 끼고 있었으므로 그 오염된 신발에 의해 상처가 나거나 감염이 생기는 불상사를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안면을 강타당한 고추는 역겹고 분한듯 맞은곳을 어루만지며 가면에 묻은 흙인지 뭔지 모를 더러운것을 털어내었고, 칼국수 요리사는 자랑스럽게 그녀의 더러워진 사무라이 가면을 쳐다보았다. 


'아아ㅡ 김구선생님 지켜보고 계십니까... 제가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그때였다. 


탕!

어라?

아아! 아! 그렇다! 그런것이었다! 

칼국수 요리사는 그녀에게 한방을 먹였다는 것에 심취한 나머지 까먹었던것이다....


그녀에게 총이 있었다는 것을!!!


"바ㅡ카 오지상. 와타시에게는 총이 있었다는걸 와스레타노카?...www "


"너는..."


그렇게 칼국수 요리사는 죽었고 가게는 망했다.

정연수도 죽었다.

정말 허망하게도 일본특수여고생사무라이닌자한테 당해서 죽었다.

불쌍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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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는 콧노래를 부르며 암살 의뢰인의 아지트에 도착했다. (콧노래 제목: 눈의 진군)

의뢰인은 고추에게 정연수를 죽이는것과 그의 시체사진을 요구했으므로 고추는 사진을 찾기위해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사진을 찾은 고추는 다시 그것을 품에 넣으며, 역시 의뢰인과 마주치는건 긴장되는지 문앞에서 숨을 크게 들이내쉰 뒤 문을 열었다.


"여~ 왔어?"

"하잇... 정연수의 시체 사진데스..."

"음...으음... 좋아... 그래... 음..."

"아노... 시고토와 시마이했으니 돈은 이츠마데 보내주실수 있는지...?"

"지금 보내주지. 잘했다 고추."

"하잇! 

....에? 고추는 다레?"

"어라... 고추..? 누구지..?"

"토니카쿠(어쨌든), 와타시.. 모... 퇴근해도 나리마스까?"

"어... 어어... 가보라고..." 

"하잇...!"

"고추....고추...누구지..."


의뢰인은 고추를 보내고 생각했다.

이럴때는 생각보다는 고뇌라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그는 고추가 대체 누구길래 순간적으로 머리에 떠올랐는지 의문이 생겼다. 


'어째서 떠오르는거야... 누구길래 머릿속에서 빙빙 도는거야...'


-...름은...! 고추...! 고추야!...-



-...피~ 바보. 진작 말하지 나도 좋아했다구!...-


아아


-...미안...이젠 너에게 아무감정이 들지않아....- 


기억났다


-...나.. 새로운 사람이 생겼어...-


소중한 사람,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고 싶지 않았던 사람, 잊으면 안되는 사람


-....연수군을 좋아해...-


허나 잊지 않으면


-...연수군.... 쪽... 츄웁...-


나를 미치게 하는 사람


-....여어~~ 키헿헿~ 최시민? 이름이 맞는지 모르겠군! 낄낄~ 보고있어?? 아무튼~ 니 전여친 쩔더라~? 크하핫!....-


-....아아ㅡ 고추! 맛있었지? 여기가 칼국수가 맛집이라니깐~ 캬핰핳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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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틀든 말든 알아서 하셈)

https://youtu.be/NJuSStkIZBg




"이게 뭐하는 짓이야?!"

"널 내걸로 만들려면 어쩔 수 없어" 

"하지마... 하지말라고...! 하지말.....아으...윽...."

"역시 51년산 급속마취제야 성능좋군"


고추의 정맥에 강제로 찔러넣은 급속마취제는 소문대로 그녀를 급속도로 잠들게 하였다. 


최민수. 

그는 루저였다. 

여친을 뺏겼고 조롱당한 루저였다.

그는 갈라진 사랑을 메꾸길 원했고 그녀를 뺏어간 남자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그녀를 잊지못한 나머지, 그녀가 평생을 자신을 위해 살게 하고 싶다는 충동이 그를 사로잡았다.


그래서 그녀를 납치했다.

허나 납치만으로는 그녀의 전부를 가질 수 없었다.

몸은 가질지 언정 마음은 가지지 못한다.

그래서 그녀를 내 입맛대로 개조하기로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특수여고생사무라이닌자로 말이다.

그녀가 일본특수여고생사무라이닌자가 된다면 그놈을 죽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남의 여친을 뺏어가다니... 근데 그 여친한테 죽다니... 이 어찌 거룩한 일인가?

거룩? 내가 생각했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는걸 막을 수 없다. 

복수를 위해 죽으니 거룩하다면 거룩하다.

역시 일본특수여고생사무라이닌자라면 일본어를 할 줄 알아야겠지

생각해보니 일본어는 애니로 밖에 안배웠는데... 하하 참...

개조할게 산더미다. 

잠 못 이루는 밤이 될거같다.

하지만 변한 그녀는 원래 알던 그녀가 아니게 되버려.

애초에 그녀를 떠올리면 가슴이 저려오는걸.

그렇기에 그녀에 대한 내 기억도 지운다.

우린 새로 시작하는거야


사랑해

사랑해 고추

사랑해

































Happy ending


































"그나저나... 의뢰인과 암살자라는 설정... 멋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