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일어나고 잠자리를 정돈한다. 뭐가 잔뜩 묻은 더러운 손과 얼굴을 물로 씻긴다. 일어나자마자 생기는 허기는 냉장고를 열어서 해결하려고 했지만 맙소사.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다. 다행히 문앞을 확인하기 위해 문을 열자마자 따뜻한 짜장면 한그릇을 들고 옆문을 열고 나오신 옆집 아주머니덕분에 허기를 때울수 있었다. 아주머니께서는 문을 열어두셨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문을 열어두시면 안좋을텐데. 나중에 닫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밖에 나가기전에 몸가짐을 바르게 하려고 했다. 옷이 없다. 정확히는 깨끗한 옷이 없다. 세탁기는  망가졌는데 옷은 더럽다. 물론 지금 입고있는 옷도 더럽다. 이 차림으로 밖에 나온다. 정말 다행히도, 아주 정말 다행히도 길거리에 사람은 없는듯하다. 계단이 더러워졌다. 미처 딲지 못한곳이 있었던거같다. 나중에 청소해야겠다. 이시간에 밖에 나오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아니 애초에 이 시간에 세탁소가 열리나?.


역시나 세탁소는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양해를 구하고 세탁소를 이용할수 있었다. 주인은 없는듯하다. 누구에게 양해를 구했었지?. 양해를 구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니 상관없지 않을까. 나는 더러운 옷을 깨끗하게 빨았다. 이제 밖에 돌아다닐수있다. 아 맞다 우선 집에 쌓인 쓰레기를 버려야한다. 근데 어디다 버려야할까. 딱히 버릴곳이 있을까. 그러고보니 옆집 문앞도 쓰레기로 가득찼다. 아무래도 아주머니꼐서는 안계신거같다. 문을 열어두고 가시다니. 참 특이한 분이시다.


나는 옷을 다 빨고 집으로 돌아갔다. 꽤 많은 사람들은 가구를 버릴때 그대로 버리지만, 가구를 해체하고 포장하는것이 수거하는 사람들한테도 이롭지 않을까?. 옆집 쓰레기지만 그래도 난 검은 봉지에 담아서 버리려고 했다. 물론 그전에 내 방부터 청소해야한다. 우린 늘 언제나 청소한다. 청결함은 사람이 누릴수있는 가장 큰 기쁨이니까.


나는 부엌을 청소했다. 그러고보니 냉장고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어째서 부엌에는 먹다남은 고기반찬이 있는걸까. 그걸 먹을껄 그랬나. 역시 오래된거니 버리는게 낫다. 거실tv를 키자 뉴스가 틀어졌다. 무언가 큰 사고가 생긴듯 하다. 물론 남일이긴 하지만 나도 모르게 약간의 공포가 생겼다. 나도 저렇게 될수 있다니. 역시 쓰레기는 빨리 버려야한다. 나는 서둘러서 청소를 했다.


쓰레기들을 검은 봉투에 넣었다. 물론 그대로 넣을순 없다. 큰 가구를 검은봉투에 그대로 넣을순 없지 않나. 일단 해체를 한 뒤에 바닥에 떨어진 먼지를 딲고 검은 봉투에 담았다. 그래, 이정도면 충분해.


아니, 아니였다. 아니였다. 아직 청소할곳이 남았다. 안방. 들어가자 커다란 침대에 두 배개가 보였다. 그리고 침대 오른쪽 위에는 검은 봉투가 놓여져있었다. 내가 이걸 왜 깜빡한거지?. 어제도 급하게 청소를 했었다. 오늘 청소긴 하지만 어제 깜빡한걸 그냥 둘순 없다.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아직도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냐면서 꾸짖으실것이다. 늘 그러셨으니 말이다.


근데 어머니와 아버지는 언제 돌아오시지?. 미리 밥을 차려놓아야겠다. 다행히 집안에 들어오기전에 식자재를 구해왔다. 검은 봉투에서 꺼내고 요리를 한다. 그나저나 이거 어디서 났더라?. 뭐 일단 차리고 보자. 아맞다, 이거 옆집 문앞에 있던건데. 나중에 아주머니께 사과를 드려야겠다.


밥상을 차리고 나니 또 청소를 하게 된다. 청소를 다끝내면 부모님은 집에 오실것이다. 계속 청소하고, 청소하고, 청소했다. 마침 청소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으니 우리 집 주변의 골목도 청소해주기로 했다. 쓰레기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청소를 한다고 해서 쓰레기들이 사라지는건 아니지만 아주 잠깐은 만족할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청소하고 청소하고 끝내서, 마침내 나는 드디어 밥상에 앉을수 있었다. 부모님이 돌아오시면 우린 맛있는 저녁을 먹을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잘것이다.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데. 아직도 안돌아오신다. 안돌아오신다. 아직도.


문뜩, 생각났다. 부모님은 어디 가신거지?. 나한테 말도없이 가시다니. 평소에는 집에서 쓰레기좀 버리라고 하시는 분들이. 어디로 가신거지?.


그러고보니 아주머니는 어디로 가신거지?. 라면서 문을 열어보니 옆집은 여전히 문이 열려있다. 이상하네, 어디로 가신거지?. 문앞에 고기도 놓고 가시다니. 흠.


또 그러고보니. 왜 집 주변 골목에 들어설때마다 보이던 학생들은 안보이는거지?. 좀 행실이 모질나도 착한 녀석들이였는데. 무슨일이라도 있나?. 감기라도 걸렸나?.


나는, 뭘 하고있는거지?


그래. 강에 가자. 강에가서 수영을 하면 생각날거야.


...그러고보니 내가 수영을 못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