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운문)」 - 창작문학 채널

증명

시시하다는 이 행동은
그 어떤 것으로도 증명할 수 없을 것이다

흥미의 파편에서 만들어진 이 행동은
그 어떤 것으로도 증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나를
한가지로 증명하고자 하고

그럼에도 나는 너를
한가지로 증명하고자 한다

그것이
이 삶을 빛낼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끝의 의미

끝은 그 어떤 것으로도 말할 수 없다

누군가는
행복이 조각난 파편을 끝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모든것이 시시하다고 느낄때를 끝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무수한 시간의 흐름을 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모든것은 끝을 말할 수 있으며
그 끝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이 시시한 삶을
빛내는 한가지

이 조각난 파편을
이어 붙이는 한가지

스스로에 대한 증명을
확실하게 만들어주는 한가지

누구에게나 있지만
누구에게도 없는

그렇기에
그 무엇보다 빛나는

이 이야기야 말로
우리를 비춰주는 빛이 아닐까

처음

누구에게나 강렬한
누구에게나 두려운

처음이라는
한 마디

누군가에겐 시시하다는
누군가에겐 의미없다는

처음이라는
한 마디

나의 처음은
당신의 처음은

그 무엇보다 특별했다고

전해지지 않을 이 말을 마음속에 담는다.

편지

나의 파편을
이 종이에 담아

당신의 나를
이 종이에 담아

이제는 찾지 않지만
아직은 찾아줄

당신에게 보냅니다

꿈

시시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그런 내게
네가 찾아왔다

꿈이 생겼고
희망이 생겼다

너를 만나고
너를 보며

나는 꿈을 쫓았고
희망을 쫓았다

출근

분당선으로 환승하실분은
이번 역에서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친절하게 말해주는 그 말들이
누구에게나 들리는 그 말들이

그 무엇보다 친절했기에
그 무엇보다 나를 힘들게한다

늘 찾아오기에
다시는 오고싶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