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눈을 뜨고 밖을 나서보면 항상 눈이 쌓여있어서, 그 광경을 매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뻐."

 민정이 그렇게 말했지만 딱히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다. 민정이 화를 낸다.

 "다들. 그렇게 날 무시하기야?"

 "날씨가 계속 찬 탓이겠지."

 민혁이 마지못해 대답해준다.

 "자. 다들 읽어왔지? 오늘의 토론 주제는 '최고의 광기'를 감평하는 것이야."

 "감?평"

 "시작하기 전에 잠깐."

 민석이 말을 시작한다.

 "창작문학부가 감평을 부탁한 '최고의 광기' 문집을 우리 토론부원들이 논의해서 감상을 나누고 평가를 해볼게될 거야. 각 작품마다 점수를 매길건데 그저 흥미본위로 이루어지는 것이니 창작문학부원들은 너무 신경쓰지 않아줬으면 해. 광기와의 관련성도 평가 요소에 들어갈거야 아마. 그리고 작품에 대해 우리가 미처 놓치거나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양해부탁해. 우리가 그렇지 뭐. 점수는 1점에서 10점까지로 부여될거야."



 1. 띠뚀 - "따님이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산문임에도 불구하고 2000자가 되지 않아서 이건 자격 미달이야. 평가하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 싶은데."

 "그냥 하자."

 "길지도 않은 글인데 글을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어려웠어. 그냥 가계도를 보는게 이해에 도움이 돼. 그러니까 한국말인데도 불구하고 생리적으로 뇌가 정보를 거부하고 있는데 아래 그림은 정보가 직관적으로 표현되어 있으니 생리적 거부를 무시하고 정보가 억지로 밀려 들어온다고 해야하나. 일단 이 짧디짧은 소설에서 제시된 상황이 나에게 펼쳐졌다면 나는 참 당혹스러울 것 같아. 상식을 운운하는 사람이 가장 비상식적인 일을 벌이고 있으니 말이지."

 "근친은 우리 사회에서 무거운 금기에 해당하는데 그것을 이렇게 간단히 부정하는 소설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어떠한 고찰도 없다는 점에서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해."

 "물론 간결하게 제시된 그 상황이 약간의 광기를 띄고 있기는 해."

 "우리는 이 작품에 4점을 줄거야.



2. 지제륨 - 고문의 미학


"Ludus World 세계관이 있는 소설인데, 여러 다양한 종족들이 존재하나봐. 장르로서 비주얼 노벨을 표방하고 있기에 소설 중간중간에 선택지가 나오고 있어."

"그런데 내가 볼때 선택지들이 크게 중요한 분기가 되는 것 같지는 않아서, 실은 어느쪽을 골라도 비슷하게 이야기가 흘러갈 것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무슨 명일방주 메인 스토리도 아니고. 그렇다면 왜 게임 형식을 빌려서 소설을 썼냐는 의도가 궁금하게 되거든."

 "그렇다곤 해도 게임 형식에서 느낄 수 있는 나름의 긴장감과 몰입이 있었으니 뭐. 나는 재미있게 읽었어. 고문에 대한 철학이 드러나있거든."

 "칼이 들어가기 직전의 심리묘사가 아마도 가장 큰 긴장감을 이끌어낸 부분이 아닐까 싶어. '현자타임'과 같은 단어는 독자로서 몰입이 깨져서 아쉬워. 이걸 대체할 단어가 당장 떠오르지 않는 나 자신에 대해 화가나네. 그래도 허탈감 정도로 표현하는게 나았을 듯."

 "우리는 이 작품에 6점을 주기로 했어."



3. 낭만파 - 일본특수여고생사무라이닌자


 "시끄럽게 면치기하는 사람에게 정당한 응징을 했다."

 "그게 무슨말이니......"

 "민수의 비틀린 욕망으로 육백만불의 여학생이 된 고추. 그녀는 K-칼국수 맛집을 문닫게 하는 등의 활약을 보였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바이다."

 "우리는 이 작품에 8점을 주기로 했어."



4. 김치를가지고장난을치러왔다 - 말해봐


 "아마 수동적인 누군가에게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

 "내가 볼땐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아. 스스로의 태도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거야."

 "그렇다면 '혼자는 못말해' 부분은 어떻게 해석해야하지?"

 "화자가 바뀌는 것이 아닐까? '답답함을 느끼는 나'에서 '말하지 못하는 나'로 바뀌는 것 같아. 혼자만의 대답인 거지."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싶어.'라는 문장을 보면 분명하게 어떤 타인을 지칭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을 좀 애매한데 그냥 누구한테서든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싶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한다는 의무감에서 나온 표현일 수도 있어."

 "우리는 이 작품에 6점을 주기로 했어."



5. flzkfkr - 그녀를 사랑해


 "이성이 불행해져서 내가 그녀를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어."

 "꼭 그녀가 불행하지 않더라도, 그녀가 행복하더라도 사랑할 수 있을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해. 이 감정은 뒤틀렸어."

 "하지만 솔직했죠."

 "우리는 이 작품에 7점을 줄거야."



6. 초콜릿스튜 - 챗 베이커의 악마


 "마키마랑 시윤이 같이 보는 영화중에서는 '인셉션'을 영화관에서 봤었어. '상실'도 재미있게 봤어."

 "어 나도 상실 봤는데. 우리 부원들은 다 본건가?"

 "금사자상을 탔잖아."

 "솔직히 일주일동안 외간 여자랑 살아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시윤의 마음이 그렇게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

 "이 작품이 흥미로워질 수 있는 지점이 있었어. 주인공이 파멸로 이끌어지는 이야기 자체는 나름의 설득력이 있어. 문제는 마키마가 악마라는 거야. 그녀의 의도가 현실적인 면이 없었기 때문에 살인이 이루어지는 시점에서도 강렬한 감흥은 없었어."

 "아니야. 그것 자체는 별 문제가 없을지도. 내 생각엔 시윤이 질투를 느끼는 것에 대해 좀더 납득할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해."

 "개연성이나 세부 묘사가 더 있었어야 했음은 분명해보여."

 "우리는 이 작품에 6점을 주기로 했어."



7. 잔반처리새벽반 - 전염


 "중세 판타지 어딘가의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이다... 라고 생각해. 유교가 바닥에 떨어진 작은 사회의 묘사가 괜찮았어"

 "시민들이 나쁜 짓을 하는 것과 교회에까지 악마가 깃든 것 사이에도 연관이 있는건가?"

 "그렇진 않은 것 같아. 아마 집행자의 몸에 악마가 들어오면서 마을 사람들을 다 불태운 것 같은데. 그런데 이미 마을은 마물들의 침입으로 인해 다 죽어가기 직전이었잖아."

 "그러니까. 이미 상황이 안좋았기 때문에 교회에서의 일이 오히려 임팩트가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할까. 물론 구원받는 줄 알았는데 더 절망적인 상황이 되었다 같은 반전이 되었긴 한데 이것 만으로는 밋밋해. 약간의 플롯의 개선이 필요할 듯?"

 "우리는 이 작품에 5점을 주기로 했어."



8. 꽉오도리 - 절정


 "창작문학부가.. 이런 곳이었나?"

 "그저 욕망에 충실하지만 난 이 발칙함이 마음에 들지도."

 "우리는 이 작품에 3점을 주고 싶어."



9. 린월 - 노래하리라


 "금지된 구절이나 습기 머금은 이념의 구절이라고 하면 정치적 관념이 화자의 상황과 얽혀있는 걸지도."

 "이런 추론을 해야할 정도로 시의 내용이 바로 이해가 되질 않아."

 "그리고 격정이라고 하면 보통 '잊을 수 없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선 '잊을 수 있는'이라고 한 것도 특이해."

 "추상적이라고 생각해."

 "우리는 이 작품에 3점을 주겠어."



10. suisei_train - The Mad Scientist


 "이 시들은 적어도 컨셉에 충실하게 적혀 있어. 다 읽어보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고."

 "솔직히 말하면 마그네틱 플루이드가 제 취향이에요."

 "'신기루'의 빈칸은 뭘까? 우리가 채워넣어야 하는걸까?"

 "'전자'는 전자의 거동을 잘 묘사하고 있어."

 "'외계인 손 증후군'의 경우엔 각 행동의 맥락이 없거나, 있다고 한다면 파악하기 어려운 것 같아"

 "우리는 이 작품들에 6점을 주기로 했어."



11. 초콜릿스튜 - 복철촌 맨


 "음.... 공군 배식과 공군 배식? 가끔 소대 회식으로 먹는 삼겹살?"

 "오도짜세기합이지 않나요......"

 "우리는 이 작품에 8점을 주기로 했어."



12. 혼란 - 자유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는데 그걸 모른다고 쳐도, 이 작품은 해석 가능해."

 "실제로도 모르잖아."

 "강자가 제시하는 신화같은 믿음이 우리에게 배신도 안길 수 있다는 것."

 "우리는 이 작품에 5점을 주기로 했어.



13. bsj3210 - 내방


 "난 이거 평가하기 싫어."

 "무의식의 흐름이 항상 답이되진 않지만 나는 항상 일말의 가치가 존재하긴 한다고 생각해."

 "파격적이라서 난 좋은데."

 "너야 그렇겠지. 할짝."

 "우리는 이 작품에 3점을 주주주주주주고주고주고주고주ㄱ고고고고고

"


14. goyy - 내가 오천 번을 죽은 이유


 "나는 쓰던 보고서를 날려본 적이 있는데 온갖 말이 목구멍에서 올라오고 그 억울함이 가슴에 사무치고, 우리 민족의 '한'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절절히 깨달으면서 메모장을 열고 마음이 풀릴 때까지 내 마음을 진정으로 쏟아내었어."

 "그게 바로 문학인데."

 "여태까지 저장 안하고 뭐했냐."

 "근데 하드를 파괴해놓고서 클라우드에 저장안했냐고 따지는건 뭔가 좀. 더 죽어야될지도?"

 "판타지물 패러디가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관련 소양이 부족해서 하나도 모르겠어. 아쉽네."

 "우리는 이 작품에 7점을 주겠어."



15. Bangdreram - たべもの


 "이 소설을 읽고 밥맛이 떨어졌어."

 "화자가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우리는 이 작품에 7점을 주겠어."



16. ㅇㅇ - 밤에


 "보고싶으면 보이지 않는 것. 그러나 고요함 속에서 가장 슬프고 괴로울 때 나에게 다가오는 것."

 "음성도 들리고 손도 만져지고 말도 들리는걸 보면 추상적인 관념은 아니야."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난 이 시의 묘사와 감성이 마음에 들어."

 "우리는 이 작품에 8점을 주기로 했어."



17. 중간끝 - 내 시험지


 "아마 시험지가 맞을지도?"

 "맥락은 잘 모르겠지만 적혀있는 내용은 재밌어."

 "시험을 잘 못봤다는 건 충분히 추론할 수 있어."

 "당신이 시험에서 몇 점을 받았던" 

 "우리는 이 작품에 4점을 줄거야."



18. 김치를가지고장난을치러왔다 - 파란혁명


 "'결국 혁명은 나를 병들었다.' '병들게 했다.'로 고쳐야지."

 "혁명은 분명 명분상으로라도 의도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아마도 잊혀진거겠지."

 "이대로라면 좀 뻔한 관념적인 이야기이고 좀 더 세부적인 이야기가 있다면 좋을거라고 생각해."

 "우리는 이 작품에 4점을 주기로 했어."



19. 마법케익_티라미수 - 백일장 헌사


 "민석이는 릴레이에 한편 투고하지 않았어?"

 "그랬지. 다른 고닉으로 말이야. 그건 객기였지."

 "뭔가 딴지걸게 많은 세계관. 음모론에서 나는 빡빡이다로 마무리되는 서사까지. 난 좋았어. 단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러 요소들이 약간 따로노는 느낌이라고 할까."

 "난 비교적 최근에 봤던 영화 외계인 1부를 떠올렸는데, 도사가 나온다는 점을 빼면 공통점은 없지. 그냥.. 그냥 생각나서."

 "우리는 이 작품에 7점을 주기로 했어."



20. kna1911 - 물비린내

 "종이가 필요해. 그런데 다 젖어버렸잖아."

 "솔직히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했어. 약간 섬뜩했다는 거에는 동의해."

 "귀신 입장에선 상황이 나아지는 것 같겠지만 시간순 즉 현실에선 끔찍한 상황이네."

 "우리는 이 작품에 5점을 줄거야."




 "너희는 최고의 광기가 뭐라고 생각해?"

 민재가 물어봤다.

 "갑자기?"

 "몰라. 하지만 진짜 광기라는게 느껴진다는 감각은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상황이 전개될 수 있구나.' 하는 거 말이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때라고 할까. 심지어 형식적인 장치에서 느낄 수 있을지도 몰라."

 "난 자기전에 나무위키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 살인사건, 살인마 들의 문서들을 열람해. 그게 소소한 재미거든."

 "아니면 감평을 이딴 식으로 쓰는거?"





21. thauma - 테미스키라 탈출


 "난 DC 원더우먼 관련 영화를 본 적은 없어. 소설의 묘사를 이해하기 위해 구글에 원더우먼  이미지를 검색해봤지."

 "스킬라는 DC 유니버스 캐릭터는 아니고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차용한 캐릭터같아. 난 재미있게 읽었어. 괜찮은 서사가 있고 전투장면 서술이 좋았어. 이 정도의 필력이 단지 원더우먼을 촉수고문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거라면 그게 나름의 광기이지."

 "정작 작품 자체의 전체적인 광기농도는 낮은 것 같아."

 "왜 여기계세요?"

 "우리는 이 작품에 8점을 주기로 했어."



22. 늑대애호가 - 죄인


 "이 소설은 어렵네."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화자도 죽는다는 것만 알겠어."

 "화자가 그 많은 사람을 죽였다는건 말이 안돼. 아내는 임신중이었던 것 같은데."

 "이 사람은 왜 고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왜 이 사람의 주변은 피냄새가 나는가."

 "우리는 이 작품에 6점을 주기로 했어."



23. timeroad - 생각, 끄기


 "'역전'은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일까? 그건 과도한 해석일까? 그럴지도 몰라."

 "하늘이 해구 속으로 침잠한다는 건 물 속으로 떨어져 가라앉으면서 점점 멀어지는 하늘을 묘사한 건 아닐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수도?"

 "이해하기 쉬운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고."

 "우리는 이 작품들에 5점을 주기로 했어."



24. wertox - 15cm


 "뭔가 있는 것 같은데 노인의 마지막 행동이나 상황 등이 이해가 안되네."

 "왜 다리에 황산을 붓고 옆구리에 칼을 찔러넣는거지?"

 "이건 우리의 독해능력이 문제인 걸 수 있어."

 "맞아. 우리는 토론부지 독서부가 아니니까."

 "우리는 이 작품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기에 평가하지 않기로 했어요."



25. 약물순애 - 피폐가 좋다.


 "피폐는 정신건강에 좋지 않아요! 닉변을 하고 분위기전환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고양이를 그렇게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리는 이 작품에 6점을 주기로 했어.



26. 야으 - 거름위에 피는 꽃


 "이거 읽으면서 감탄했습니다."

 "스캇톨로지의 기본서라도 있나요? 존경합니다."

 "글자수 부족으로 요건에는 충족이 안되는게 아쉽네."

 "근데 이건 광기는 아닐지도. 사고방식이 제정신이기 때문에 이건 광기가 아닌 것 같아"

 "......더 배우고 싶진 않아. 위생은 신경써줄거지?"

 "우리는 이 작품에 8점을 줄거야."



27. 지나가는행인 - 광기가 아닌


 "보통 안 좋은 것들은 스스로가 그러함을 긍정하는 경우가 적지. 다시 말해서, 미친 사람은 자기 자신을 미쳤다고 하지 않는다고. 내가 봤을 때, 이 화자는 단단히 미쳤어."

 "연쇄 살인이라는 정황이 매우 짙게 드러나는데, 거기에 지독한 기억상실증까지 겸비한."

 "그런데 소설에서 직접적으로 묘사한 건 없기 때문에 결국엔 생각하기 나름의 영역이 된 것 같기도."

 "이제 강에 가서 물에 빠져죽는 엔딩이 되는건가."

 "우리는 이 작품에 6점을 주기로 했어."



28. amaker - 증명 外


 "우리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할 수 있어요. 하지만 찰나의 흥미를 증명하기엔 어렵죠. 이땐 정황증거가 필요할텐데요."

 "나는 내 친구들을 잘 알아요. 얘들이 무슨일을 할지, 무슨일을 하지 않을지 알 수 있으니까."

 "그건 증명이라 할 수 없고 추론이나 짐작의 영역이 아닐까?"

 "우리는 토론을 하고 있지만 실은 침잠하고 있는게 아닐지."

 "알고 있다면 방황은 끝!"

 "......이건 감평이 아니야. 우리끼리 잡담한 것 뿐이잖아."

 "아무튼 우리는 이 작품에 7점을 주기로 했어."



29. 창챈에는문제가필요해요 - 죽음의 5단계


 "믿음이 흔들렸지만 흔들리지 않고 그 믿음을 다시 되찾은 이야기였어. 단지 약간의 발상의 전환이 가미된 것 뿐이지."

 "뭐라고 더 말할 수 없어.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신이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않기를."

 "우리는 이 작품에 5점을 주기로 했어.



30. Solitary - 새우튀김


 "조리 과정의 묘사가 아주 시각적으로 와닫더라."

 "이 소설을 읽고 가출했던 입맛이 돌아왔어."

 "우리는 이 작품에 8점을 주기로 했어."



31. Qwertyuiopasdfg1 - 이별


 "누군가를 격렬하게 증오해본 적이... 예전엔 분명히 많았는데."

 "무슨 애어른 같은 소리를."

 "나중에는 그냥 혼자 화를 삭히게 되더라. 짜증이 나도 말이야."

 "진짜 나쁜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게 아닐까?"

 "근데 타인에게 바라는 불행이 과연 실제로 이뤄질까? 그렇지 않아서 더 슬픈 것 같은데. 차라리 다른 데에서 미움을 사서 해꼬지를 당하길 기도하는게 더 나을지도."

 "우리는 이 작품에 7점을 주기로 했어."



32. THESNOWFLAKE - 난 나에게 먹혀


 "인간이 쓸데없이 높은 지능을 지니게 된 탓에 이런 고민을 하게된단 말이지."

 "물론 한번쯤 의심해볼만 하긴 해......."

 "우리는 이 작품에 5점을 주기로 했어."



33. LaidDog - 시대 그 다음의 체제


 "글의 전개는 명확한 것 같은데 우리 토론부의 인문학 지식이 바닥이라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과거의 상상했던 것만이 오늘날에 남는다. 라는 말이 있어.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 내가 보았던 미래를 그린 도서에서는 미래에 엄청난 과학혁신이 일상을 뒤바꿀 것 처럼 묘사했는데. 아직까진 그렇지 않은 것 같아."

 "그건 지켜봐야 아는거지. 지켜보지 않고도 알 것 같으면 주식을 하라고."

 "내가 아무생각이 없는 걸 스마트폰의 책임을 돌릴 셈이야?"

 "아니 전혀. 하지만 환경은 정말 중요한 요소이고 아무리 창의적이고 뛰어난 의식이라 할지라도 형편없는 환경속에서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지."

 "보다 교육적이고 활기찬 환경을 구성해달라고 시스템에 문의를 넣어야겠어."

 "요는 시스템이 우리를 구원할테니 우리는 쿨하게 있으면 된다는거야."

 "제대로 이해한 거 맞아?"

 "우리는 이 작품에 7점을 줄거야."



34. ㅇㅇ - 섹스는 뇌로 하는 것


 "이 사람은 분명 자기 자신을 뇌라고 인식하고 있을 것 같아. 몸은 자기가 아니지. 단지 본인(뇌)이 조종하고 있을 뿐."

 "내 뇌를 보고싶어? 나도 너의 뇌를 보고 싶은데."

 "일종의 서술트릭이 있는데 꽤 좋게 평가하고 싶어."

 "하지만."

 민혁이는 불만이 있었다.

 "뇌의 물리적인 부분은 그저 덩어리일 뿐이잖아. 우리의 진짜 모습이 그 덩어리라고 생각해? 그 덩어리 안에있는 무형의 의식이 진짜 나지."

 "좋은 지적이야. 하지만 글쎄....."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을지도."

 "그 물리적 집합이 직접적으로 정신을 이루고 있으니까 관련이 없다고도 할 순 없지."

 "얼굴이 이쁜사람 vs 몸매가 좋은 사람 vs 마음이 이쁜사람 vs 뇌가 이쁜사람."

 "뇌가 이쁜 사람이 마음도 이쁘다."

 "뇌절 하지마. 뇌절 그만해."

 "우리는 이 작품에 7점을 줄거야."



35. 짜장쭈꾸미볶음 - 광기란, 같은 짓을 반복해서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


 "내가 아쉬웠던 건, 매일매일 '갑자기' 온수가 끊기거나 매일 회사 식단이 감자반이 나오진 않을거란 말이지. 그건 현실성이 없잖아. 화자가 기억상실이라도 걸린걸까? 아니면 엔들리스 에이트마냥 무의식적으로 하루하루를 살고있는거야?"

 "무서운 건 그게 아니야. 하루 하루가 조금씩 다르게 흘러가더라도 본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나의 삶이 이 소설 속 삶과 별 차이가 없을 지도 모르는거니까. 그게 무서운거지."

 "갑자기 끊긴다고 하는게 웃기지 않아? 더 바보같아서."

 "탈출방법은 무엇일까? 신발끈을 잘 묶고 버스를 제시간에 타는 것?"

 "우리는 이 작품에 6점을 줄거야."

 "내가 아쉬웠던 건, 매일매일 '갑자기' 온수가 끊기거나"



36. oo - 정신병이죠


 "난 꿈은 한번도 꿔본 적이 없어서."

 "그게 정상이야. 아니, 당연한거야. 진짜로. 나중에는 갈거니?"

 "아니. 하지만 현실에선 버젓이 존재하잖아."

 "우리나라에선 불법이니까. 근데 이렇게 말해도 되나? 잘 모르겠네. 불법이라서 더 열악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면도 있겠지."

 "'아이를 품었다'는 문장 뒤에 경찰이 들었다고 한걸 보면 단순한 성매매의 적발로 찾아온 것이 아닐지도.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도록 유도한 것 같은데."

 "일단 개인적으로 궁금한게, 이 이야기가 실화일까 하는게 말이지."

 "난 '누나는 가끔 내 머리를 헝클어 주었다'라는 문장이 마음에 들어. 그 행동이 화자를 병들게 한걸까?"

 "우리는 이 작품에 6점을 주기로 했어."



37. 맹독충 - 이무기에게 목숨으로 협박해 보았다.


 "이무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인가봐. 약간 대책이 없고."

 "간단한 내용이긴 한데 조금 심심하다고 할까. 서술방식이나 묘사도 평범했어."

 "우리는 이 작품에 5점을 줄거야."



38. 이리야 - 순수함의 사랑


 "주인공은 이혼남인데 어떻게 스님이 주인공을 신뢰해서 모르는 여자를 맡긴다라."

 "아마 주인공이 꽉 막힌 사람이라는 걸 알고 적어도 이상한데로 튀진 않을거라 확신한 건 아닐까?"

 "주인공이 짜증나게 굴때 킹갓스님이 참교육하는 건 사이다이긴 했어."

 "싱케의 경우에는 배경 묘사가 별로 없어. 납치범이라는 사람은 사실 부모님이었고. 밖으로 꺼내준 신사 또한 특별한 묘사가 전혀 없고."

 "이들을 순수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건, 현실에서의 사랑은 이런저런 현실적인 조건을 따질 수 밖에 없으니 그 보다는 순수하다고 할 수 있겠지. 주인공이나 싱케나 사랑에 있어서 열린 마음으로 임했잖아. 우리가 사랑을 함에 있어서 너무 재다보면 진짜 순수한 사랑이 뭐였는지 망각하게 된단 말이지."

 "근데 그걸 표현하기 위해 이런 뒤틀린 설정을 도입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건 나도 공감. 근데 좋은게 좋은거지 뭐. 하고 넘어갈 수도 있을지도?둘의 미래가 불안하긴 해도 스님도 나오고 염불도 나오니까 뭐 어떻게든 될지도?"

 "그런가?"

 "우리는 이 작품에 7점을 주기로 했어."



39. 정글차이메이커 - 아카라이브


 "아카라이브는 본래 나무라이브였어. 잠깐동안은 마이너타운이였고."

 "사이트의 레이아웃도 본래 주황색이었다가 녹색, 그리고 지금의 회색이 되었지."

 "연쇄살인이 일어나고 있지만 왜 일어나고 있는지, 왜 살인자는 순간만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있어. 혹시 그저 마음에 드는 게시물이 있으면 저장할 수 밖에 없는 오늘날 인터넷 커뮤니티의 속성을 꼬집은게 아닐까?"

 "그냥 능력좋은 변태 살인마일지도."

 "우리는 이 작품에 6점을 주기로 했어."



40. 맹독충 - 어디에나 있을법한 이야기


 "디에고랑 유리스는 커플인데도 좀 불쌍한게, 어떻게 사생활 보호가 하나도 안되는지."

 "주인공이 현대의 개념으로 전투를 풀어나가는 건 좋다고 생각해. 내가 이세계 환생물을 거의 보질 않아서 이 설정이 흔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

 "솔직히 특별한 점은 없어도, 무난하게 재미있게 읽혔어. 나쁘지 않았어."

 "우리는 이 작품에 6점을 주겠어."



41. Augen - 막차


 "이건 우리가 토론했던 녹취록을 그대로 글로 옮긴거잖아."

 "맞아. 그냥 평소의 우리들인데."

 "내가 따로 이야기를 들었는데. 창작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감평해달래."

 "급하게 퇴고했는지 오탈자가 너무 많아. 그리고 여기에 민석이 말했다는 부분. 여긴 내가 말 안했어. 민재가 말했지. 누가 궁금해 하겠냐만."

 "일단 최고의 광기라는 주제를 생각하면, 이 글은 광기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 그리고 이야기의 내용도 다 누구나 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야. 이런 글을 쓰라면 하면 누구나 적을 수 있을거야."

 "우리는 이 작품에 1점을 주겠어."





 "모든 작품을 다 감평했어! 다들 수고했어."

 민석이 박수를 쳤다.

 "와~~~"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총평을 말해봐."

 찬욱이 먼저 손을 들고 발언권을 얻었다.

 "최고의 광기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글이 많았나 생각해보면 사실 그렇진 않았어. 그럭저럭 광기였던 글이 더 많았지. 그래도 참가한 창작문예부원 모두 수고했어."

 인혜가 다음을 이어 말했다.

 "물론 광기가 진심으로 느껴지는 글들도 있었어. 하지만 다들 현실에선 건전한 삶을 살고 있을거라고 믿어. 그렇지?"

 "오지랍도 넓네. 다들 알아서 앞가림 한다고."

 "아니야. 진심으로 걱정되는 작가도 있었어."

 "농담이고 오늘 토론은 여기서 끝이고 토론부는 잠정 폐쇄할거야. 그리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거야!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