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2차) 6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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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린과 죠타로가 만나는 그 시각, 교도소 안 샤워실. 등에 원형의 세계지도 문신을 세긴 긴 백발의 남자는 샤워기를 틀어 그 물을 가만히 맞다가 벽에 손을 짚었다. 남자는 눈을 떴지만 그 눈동자에는 색이 없이 새하얀 공백만 있었다. 남자가 있는 샤워실 밖 운동장, 바람이 불어 죄수들의 트럼프 카드가 흩어졌다.


“이봐. 바람이 세졌어. 이만 들어 가자고. 난 그만 할래.”


“뭐 하고 있어, 얼른 주우라니까.”


“너도 앉아 있지만 말고 주워 좀! 바다로 날아가겠어!”


“이게 다야?”


“그래, 다 주웠어. 이게 다야. 식당에서 게임 계속하자.”


샤워실의 맹인 남자는 이 모든 대화를 들으며 중얼거렸다.


“쉰 한 장… 쉰 한 장. 부츠… 부츠 안에… 한 장…”


남자는 다시 옷을 입었다. 남자의 옷에서 10달러 지폐가 떨어졌다. 한편, 바깥의 죄수들이 소리쳤다.


“야! 쉰 한 장 밖에 없잖아! 두 장이 모자라. 트럼프는 쉰 세 장이라고!”


“다 주웠다니까! 확실해! 다시 세봐! 아무데도 안 떨어졌어!”


남자는 가만히 자신의 신발 한 짝을 뒤로 밀었다. 지폐는 정확히 신발 안에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마당.


“등신, 네 부츠를 봐! 발목 쪽에 걸려 있네!”


“아! 그럼 나머지 한 장은 어디 있지~?”


“미안… 케이스 안에 있었어… 조커다.”


맹인 죄수가 군데군데 구멍이 숭숭 뚫린 옷을 다 입자 간수 하나가 샤워실 문을 가볍게 치며 들어왔다.


“지금… ‘면회인’이 온 모양이다. 물론 널 보러 온 건 아니야… 저기 옆에… 뭔 소린지 알지? 원하던 정보 말이야.”


남자의 새하얀 눈동자가 몇 배로 커졌다. 남자는 간수에게 20달러 지폐를 쥐어준 뒤 천천히 밖으로 나와 높은 벽 너머 다른 교도소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때, 그 간수가 말했다.


“이봐, 잠깐! 앞뒤 거꾸로 입었어. 그 바지.”


다시 면회실, 죠타로는 기절한 간수를 깨우려 하는 죠린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젠장~ 난 몰라. 너무 세게 쳤나? 이봐, 일어나! 면회 종료라고!”


죠타로는 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바로 그 맹인 죄수의 사진이었다.


“사진 속 사내의 이름은 ‘존갈리 A’ 델타 포스 출신의 전직 군인으로 초속 20m의 강풍 속에서도 임무를 완수해냈다는 저격수… 조사에 의하면 백내장 때문에 사실상 맹인이라는 모양이지만… 현재 이 시설 남자 교도소에 이 사내가 수감되어 있다. 내 말 잘 들어라, 죠린. 네게 살인죄를 씌워 이 교도소에 가둔 건 로메오인가 하는 네 남자 친구가 아니야. 이 ‘사내’다…”


그 말에 죠린은 간수를 깨우는 것을 멈췄다.


“그 ‘교통사고’는 함정이었어. 이 존갈리 A가 교도소 안에서 밖에 있는 부하에게 명령해 아무 상관없는 히치하이커를 빗길에 내던지게 한 거다. 로메오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그걸 치었다고 착각했지. 그리고 실력은 있지만 교활하고 돈벌이에 혈안이 된 변호사로 잽싸게 선수를 치면 법 따위는 어떻게든 돼. 네게는 자동차 절도 전과가 있으니 죄를 떠넘기기도 쉬웠을 거다. 그 변호사가 직접 고용한 건 부잣집 도련님인 네 남자친구가 아니야. 이 ‘존갈리 A’는 그 부잣집 도련님부터 함정에 밀어 넣었지.”


그제야 죠린은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뭉쳐지는 것을 알고 큰 충격에 빠졌다. 머릿속에서 그날의 사고와 변호사, 볍정의 판결 순간까지의 모든 이야기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분노한 죠린은 애꿎은 간수를 걷어찼다.


“이걸 그냥! 어제 분명 두 방 때렸겠다!! 젠자아아앙!!”


금방 진정이 된 죠린은 다시 죠타로를 바라보았다.


“무엇 때문에? 이 자식이! 무엇 때문에 날 교도소 같은 데 가둔 거냐고 묻잖아!!”


“존갈리 A는 여기 일부러 들어왔다. 너와 내 ‘피’가 이어져 있기 때문에. 원할 때… 언제든 놈이 직접 너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말이다. 사람의 마음에 무언가를 전한다는 것은 멋진 일이지. 하지만 때로는 ‘앙금’이 남는 법. ‘원한’ 같은 앙금이 말이다… 안면은 없다만 이 존갈리 A는 과거 내 숙적이었던 ‘사내’의 부하다… 20년도 더 지났건만 놈은 자신이 섬겼던 사내에 대한 광신을 ‘원한’의 동기로 바꿨어. 넌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해. 난 그것 때문에 온 거다. 알아듣겠지? 법은 무시한다. 그때는 어렸기에 완벽하지 않았지만… ‘스탠드’ 능력은 완벽히 터득했겠지? 그걸 써서 나간다.”


죠린은 존갈리 A의 사진을 툭 던지며 불만에 찬 듯 말했다.


“그날 모리오초에서 ‘살인마’와 엮인 뒤 내 인생은 당신 때문에 망가졌어. 겨우 사귄 내 친구를 그까짓 오해로 박살내지를 않나, 매번 그러면서도 어디 나가있지를 않나, 작작 좀 해… 아버지라고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 내가 이런 꼴이 된 건 당신 때문이기도 해. 그 잘난 애정의 결과가 이거야? 당신 따위 난 이미 알 바 아닌데 말이야. 하지만 뭐, 좋아. 그 정보랑 펜던트 건은 내 힘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하겠어. 이만 가봐. 그리고 더 이상 만나러 오지 마. 이 교도소는 가까운 시일 안에 자력으로 나갈 테니 그리 알아. 안에서 좀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서. 지금은 안으로 돌아갈 거야.”


죠린이 한 말이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기에 죠타로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만 보다가 문뜩 다른 곳에 시선이 갔다.


“잠깐. 그렇다면 이 담배는 누가 피웠지?”


탁자 위 재떨이에 누가 금방이라도 핀 듯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담배 한 개비가 있었다.


“난 담배 안 피워. 간수 주머니에서 떨어지긴 했지만, 이건 상표가 달라.”


그 말과 함께 면회실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경악한 죠타로가 소리쳤다.


“죠린, 그 문에서 떨어져!”


그 순간 총알 한 발이 죠린의 목을 파고들며 피를 튀기자 동시에 죠타로는 스탠드를 꺼냈다.


“스타 플래티나 더 월드!”


그리고, 시간이 멈췄다. 다급히 죠린의 상태를 확인하러 간 죠타로는 더 크게 놀랐다.


“아니이이이이! 이럴 수가!”


죠린은 총에 맞지 않았다. 총에 맞음과 동시에 실로 그물을 짜 총알을 막은 것이었다. 피는 거기서 튀고 있었다.


“실…?! 실을 그물로 짜서… 총탄의 힘을 방탄조끼처럼 분산시킨 건가. 순간적으로 이런 걸”


곧이어 죠타로의 스타 플래티나가 총알을 치우며 시간을 다시 움직였다. 죠린은 총알의 파워로 인해 뒤로 나가떨어지며 숨을 헐떡였다.


“뭐…였지… 방금 그건! 탄환?!”


“문에서 떨어져. 놈은 이미 너와 내 목숨을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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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죠 죠타로((くう)(じょう) (じょう)()(ろう), Kūjō Jōtarō)

생년월일- 1970년 2월 11일, 28세, 물병자리, B형

신장 – 189cm, 체중 - 93kg

가족관계 – 쿠죠 홀리 죠스타(어머니, 69), 쿠죠 안나 체펠리(아내, 39), 쿠죠 죠린(딸, 19)

스탠드 – 스타 플래티나

학력- 도쿄대학교 생물학과 학사, 프린스턴 대학교 대학원 석사 및 박사. 현재 플로리다 주립 대학 생물학 교수

좋아하는 것 – 각종 해양생물, 특히 돌고래. 아내, 딸

싫어하는 것 – 딸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들, 말 안 듣는 대학생

기타 – 완전히 금연에 성공했다. 딸을 매우 사랑하나 감정 표현이 서투르고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버릇 탓에 사이는 오히려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