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2차) 6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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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린은 정신을 잃은 죠타로를 질질 끌며 해변까지 도달했다.


“어디야… 해변에 다 왔는데… 어디 있어? 스피드왜건 재단의… ‘잠수정’이 진짜로 와 있다면… 이깟 상처… 이깟 총상 따위… 어느 의사보다 확실히 치료해줄 수 있잖아? 어디 있어, 잠수정은?! 어디 있냐고오!!”


그 순간 죠린이 서 있는 바로 앞 수면 위로 노란 잠수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시간, 자동소총과 산탄총으로 무장한 간수들이 맹견들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반복한다, 사살 허가가 떨어졌다! 복도에서 간수 한 명이 총에 맞았다! 수감자는 총을 가지고 있다!”


멀리서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렸다. 죠린은 펜던트를 만졌다.


“당신이 한 얘기는 전부 사실이었어… 잠수정은 이미 해변에 와 있었어!”


그때, 죠타로를 돌아본 죠린은 경악했다. 죠타로는 해변의 얕은 물가에 쓰러져 머리가 완전히 물에 잠겨 있었다. 하지만 죠타로의 눈은 감기지 않았고 물 위로 거품도 올라오지 않았다. 심지어 미동조차 없었다. 죠린은 헐레벌떡 죠타로를 물에서 건지며 소리쳤다.


“뭐 하고 있는 거야아아아아!”


하지만 죠타로는 움직이지도, 대답을 하지도 않았다. 아니, 처음부터 죠린이 그를 붙잡았을 때 그녀는 느꼈다. 죠타로의 심장이 뛰지 않고 있었다.


‘그럴 리가… 설마… 그럴 리가 없어… 절대 아니야. 이 출혈… 큰 상처면 좀더 피가 많이 났을 거야… 가슴의 상처도 급소에서는 먼 위치야… 총에 맞았다 해도 얕은 상처야… 걷지 못할 만한 상처일지 몰라도 치명상은 아닐 거라고… 애당초 이깟 탄환을 그 복도에서 피하지 못했던 게 이상해…’


죠린은 정말 필사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죠타로의 심장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 ‘심장’이 멈춰 있는 거냐고!!”


동시에 간수들이 푼 맹견들이 죠린 바로 앞 철창에 달라붙어 그녀와 죠타로를 찢어 발기려는 듯 사납게 울부짖었다. 그제야 죠린은 그 소년이 한 말을 이해했다.


‘죽음보다…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거야.’


절망한 죠린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손에 힘이 풀리며 펜던트는 죠타로의 외투 주머니 안으로 떨어졌다. 마침내 뺨을 따라 눈물이 흐르자, 죠린은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잠시 후, 간수들이 개들이 몰려 있는 곳에 도달했다.


“저길 봐! 개들이 몰아넣었어! 펜스 너머에서 무언가 움직이고 있다! 몰아넣었다! 총 조심해!”


“죽여 버리겠어! 바다로 헤엄쳐 가는 순간 쏴 죽여 버리겠어!”


“아니… 펜스 밖이 아닌데. 여기 있거든. 내 얘기하는 거면.”


간수의 바로 뒤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간수는 잔뜩 긴장해 자동소총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리고 그대로 뒤돌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무언가 자동소총의 안전장치를 건드리며 간수는 총을 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죠린은 두 손을 들고 있었다.


“왜… 안전장치가… 이걸 그냥!”


그 간수가 주머니에서 자동권총을 꺼내는 순간, 다른 간수가 다급히 소리쳤다.


“잠깐! 쏘지 마! 양손을 들고 있잖아! 녀석은 맨손이라고! 총이 없어! 항복이야!”


그 피부색이 짙은 남자가 대신 죠린을 겨누며 소리쳤다.


“한 명 더 있을 거야! 녀석을 면회 온 키 큰 남자야! 그 남자를 찾아!”


죠린은 손 끝에서 실을 뽑아낸 채 중얼거렸다.


“거기… 있었구나…”


그 실은 수십 미터 밖 교도소 건물까지 연결 되어 있었다. 곧이어 실을 따라 목소리가 들렸다.


‘왜…? 왜 그런 거야? 누나. 왜… 달아나지 않는 거야? 개한테 쫒겨서 그러는 거야?’


죠린이 실로 연락한 이는 바로 그 소년이었다.


“다행히… 누나가 무사한 건 정말 운이 좋았던 거야. 안됐지만 이미 누나네 아빠는 죽었어… 그리고 ‘정신의 힘’을… 그 흐물흐물한 놈에게 도둑맞았고! 하지만 누나는 아슬아슬하게 살아 남았어! 그런데! 왜 달아나지 않은 거야! ‘잠수정’이 해변에 있는 거 봤는데!”


죠린은 소년이 있는 건물 쪽을 힐끗 바라보며 굳세게 다짐한 표정을 지었다.


“’범인’이 ‘안’으로 달아났기 때문이야! 밖이 아닌! 안으로! 범인의 모든 목적은 이거였어. ‘스타 플래티나’를! 스탠드를 형체화 해 훔치는 것이 목적이자 능력! 하지만 놈은 ‘창문 쪽’으로 달아나지 않았어! 아까 놈은 복도 안쪽으로 갔어! 교도소 밖은 복도에서 바로 눈앞에 있었는데! ‘범인’은 감옥 쪽으로 일부러 들어갔어! ‘범인’은 밖으로 안 나가는… 교도소 안에 쭉 있는 누군가라는 뜻이야!”


“호… 혹시 누… 누나는… 빼앗긴 ‘스탠드’를 되찾으려고 하는 거야? 스탠드를 되찾으면 아… 아빠가 살아나기라도…!”


“그걸 위해 돌아가는 거야… ‘안으로’!”


“이런 얘기… 하긴 나도 괴롭지만… 죽은 육체는 썩어버릴 뿐이야! 그 ‘녹아버린 뼈’… 우리 엄마도… 난 이 교도소 안에서 수감자 엄마한테서 태어나… 그 뒤 쭉 이곳에서 살고 있어… 엄마도 놈에게 마음을 빼앗겨 죽었어. 죽음보다 무서운 일이란 건 이거야… 누나는 운 좋게 산 거야… 그런데…”


“넌… 이름이 뭐야?”


“엠포리오… 내 이름은 엠포리오야.


“엠포리오, 난 네 엄마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하지만 나에게는 기묘한 확신이 있어. 우리 아버지는 죽은 게 아니야! ‘스탠드’를 빼앗기는 바람에 육체가 정지한 것뿐이라고! 피가 이어져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기묘한 확신이 감각처럼 느껴져! 살아 있는 건 아니지만 죽은 것도 아니야! 스탠드를 되찾으면 반드시 살아날 거야!”


“놈의 정체는 온통 수수께끼야.” 


“그럼 나랑 같이 놈의 정체를 조사하자. 나중에 네가 아는 것 전부 차근차근 얘기해줘.”


직후 수십명의 무장한 간수들이 죠린을 포위했다. 같은 시간, 큰 부상을 입은 존갈리 A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화이트스네이크가 두 장의 DISC를 들고 있는 것을 느끼고 미소를 지었다.


“해…냈군…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무적의 스탠드’를… 드디어! 손에 넣었군… 그리고 죠타로는 죽었어… 탄환도 갈겨놨지.”


“그래… 목적으로 한 건… 전부 손에 넣었지… 네 덕이다… ‘존갈리 A’! 우리는 정말 좋은 콤비야.”


“후후… 부탁 좀 하지… 남자 교도소로 좀 데려다 주겠나? 너무… 방심했어…”


그때, 존갈리 A는 주변 바닥을 마구 더듬다가 물었다.


“이봐… 내 총… 혹시 못 봤나?”


“여기다.”


그 말과 함께 화이트스네이크가 그 권총으로 존갈리 A의 머리를 쏴 버렸다.


“케네디 대통령을 암살한 범인도… 이렇게 생애를 마쳤지. ‘리 하비 오즈월드’ 였던가? 분명… 그렇게 역사는 완만히 수습되었다… 내 정체를 아는 자도 너뿐이고.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 ‘간수 살해’도 너 혼자 저지른 죄다. 사람이 사람에게 무언가 전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죠타로가 말했지. 그 말 대로야.”


화이트스네이크는 스타 플래티나가 비쳐지는 DISC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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