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은하수 별들의 속삭임
눈망울 빛내며 올려보던 하늘에
오늘은 하나도 나와주지 않았구나

저마다 하늘 한켠 자리하고
신과 영웅을 노래하던
별들의 시대를 동경하며
그렇게 그 무대에 발을 올렸지만

지북성 없는 밤하늘
부풀었던 돛 접어 묶어
닻 내려 족쇄묶어
멈춰버린 배 하릴없는 항해사

찬란했던 별의 세기가 무너지고
뱃전엔 파도만이 찰박인다
죽어버린 검은 손가락이 긁어댄다

암울한 비명소리가 메아리치는 선내에서 벗어나
난간에나 기대어 일렁이는 칠흑을 보자면은

그때 반짝이는 한줄기 빛
사라졌다 다시 빛나는 맥동하는 불빛
영원을 노래하진 않지만, 불사를 부르짖는 발악
수평선으로부터의 인도의 손길을 더듬는다
잠들었던 항해사가 깨어나 일람책을 펼친다

역풍이라도 괜찮다, 삼각돛을 펼쳐라
무풍이라도 괜찮다, 노를 저어라
파도를 가르며 등대를 향해 나아가라
육지가 우리를 기다린다

그리고 피어나는 불빛의 향연

한 점이 둘이 되고
두 점이 넷이 되고
네 점이 마을을 이루고
마을에 길이 나고
도시가 되고
빛의 이야기를 자아낸다

창공 너며 영원한 별들의 시대가 무너져도
지상 위에 불사의 별들이 세기를 일으키니

닿지 않을 하늘을 바라보던 항해사는
이제 손에 닿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우리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