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2차) 6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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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죄수는 서로 합쳐져 하나가 되는 대걸레 사이에 머리가 끼여 정신을 잃으며 그대로 쓰러졌다. 에르메스는 자신의 능력에 감탄했다.


“끝내준다…”

‘강한 의지로 염원하면… 손바닥에서 나와… 모호하게가 아니라 할 수 있어, 라는 의지로 확실히 머릿속에 그리면…’


에르메스는 철창 사이로 손을 뻗어 죄수의 다리를 잡았다.


“좋아, 잡았다! 돈 내놔! 네가 훔쳐간 내 돈 말이야! 어디다 감췄어?! 너 이 자식! 주머니 속이냐! 짜샤! 이리 와!”


에르메스가 그를 잡아 끌 때, 그녀는 경악했다. 기절한 죄수의 머리에서 두 장의 DISC가 빠져나오고 있었다. 에르메스는 하얀색의 기묘한 액체가 묻은 DISC를 바라보았다.


“이… 이건?!”


그때, 그 죄수가 갑자기 일어나자 에르메스는 모습을 감췄다. 죄수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자기 대걸레와 양동이를 들고 제 갈길 가버렸다. 긴장이 풀린 에르메스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가… 가버렸나? 두 개의 대걸레 사이에 머리가 끼어 넘어졌다는 데에 아무 의문도 없이 가버린 건가? 그리고 방금 그건? 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잠깐 내 머릿속 좀 정리해보자… 난 고열이 나 이 병동에서 엿새 동안 의식 불명으로 쓰러져 있었어. 그리고 눈을 떠보니 갑자기 손에서 씰이 나오게 됐고… 그거랑 방금 그건… 이거 혹시…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 방금 그 청소부는? 소…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라 나도 모르게 잡긴 했는데 방금 그 수감자 얼굴이 갈라지면서 나온 이건 대체?!’


에르메스는 그 죄수의 머리에서 나온 DISC를 꺼냈다.


“이 ‘물체’는 대체 뭐지!”


다음 날, 의사가 차트를 작성하며 말했다.


“그래, 그냥 세균이 상처로 들어가 열이 났다는 거군. 약도 더 이상 필요 없을 거야. 퇴원을 허가하지. 자기 방으로 돌아가도 돼. 다음!”


“저기, 질문이 있는데~ 청소 당번 있죠? 그 인간 혹시 모범수? 이름이 뭐죠?”


의사가 에르메스를 바라보자 그녀는 그의 뒤편을 가리켰다.


“아… 의사 선생님 말고 뒤쪽 간수님한테 물어본 건데, 그거 누구죠?”


“그걸 알아서 뭐하게?! 다음!!”


별 소득 없이 나온 에르메스는 다음으로 같은 방을 쓰던 죄수들에게 똑같이 물었지만 그들 역시 돌아오는 답은 비슷했다.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에르메스는 화장실로 들어가 다른 누가 없는지 살핀 뒤 그 DISC를 꺼냈다.


‘대체 이건 뭐지? CD라고 해야 하나… 무슨 DISC처럼 생겼는데, 빛나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감촉은 말랑말랑한 게, 탄력이 있어. 이건 분명 그 청소부의 얼굴에서 나왔어… 그리고 놈의 얼굴에는 한 장이 더 있었지… 얼굴에 붙어 있던 건 두 장!’


그때, DISC의 표면에 무언가 비쳐졌다.


“뭐지? 표면 안 쪽에 무언가 비쳐 보여!”


에르메스가 그 DISC를 자세히 보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입원한 수감자한테서 훔친 돈은 내 거야. 5000달러 숨겨놨어… 아무도 모를걸… 중앙 정원 계단 난간의 철봉이… 나사처럼 돌리면 빠진다는 걸!”


“뭐지? 이 영상은…?! 목소리도 들려… 어?”


그 순간 DISC가 에르메스의 얼굴에 박혔다. 하지만 아무런 고통도 없었다. 그리고, DISC의 표면에 화이트스네이크가 비쳐졌다.


“’맥퀸 군…’ 나는 자네의 그런 점이 좋아… 마음에 들어. 자네가 정말… 얼핏 보면 자네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실은 몹시 사악한 인간이야. ‘맥퀸’, 자네에게는 타인을 길동무 삼는 사악함이 있어. 내게 협조해주지 않겠나…? 동료로.”


에르메스는 경악해 비명을 지르며 DISC를 얼굴에서 뽑아버렸다. DISC는 그대로 변기 안에 떨어졌고 충격으로 에르메스는 화장실 바닥을 나뒹굴었다.


“뭐?! 뭐지?! 방금 그건?! 방금 보인 건? 마… 마치 남의 기억 속…”


“나에 대해~ 몰래 캐고 다닌 모양이더군… 내 쪽에서 미행한 경험은… 있지만 여자한테 미행 당해보긴 처음인걸… 그래… 처음이야…”


어느새 에르메스의 뒤로 그 노란 머리의 청소부, ‘맥퀸’이 다가와 있었다. 에르메스는 맥퀸과 DISC가 빠진 변기를 번갈아 보더니 그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


“너야말로 대체 뭐 하는 놈이야! 너 이 자식! 워낙 갑작스러운 일이라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난 너한테 관심이 있거든! 너 이 자식! 얼굴에서 말이야아아! DISC 같은 게 나왔지?! 기분 나쁜 건 너거든!”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던 맥퀸의 얼굴이 갑자기 일그러지더니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아이처럼 울기 시작했다.


“생각이 안 나… 뭐더라~ 그거… 한심해애애애애… 생각이 안 나…”


예상했던 반응이 나오지 않자 오히려 에르메스가 당황하고 말았다.


“왜… 왜 갑자기 질질 짜고 그래… 너… 병실에서 내 돈 훔쳐갔지? 어젯밤에! 그리고 넌 그냥 평범한 수감자가 아니야! 뭐 하는 놈이지?!”


그녀의 말에 맥퀸은 울음을 뚝 그쳤다.


“돈! 그… 그래. 난 큰 돈을 어딘가에 숨겨놨어. 하지만…”


맥퀸은 다시 엉엉 울었다.


“잊어버렸다고오오오오오오오오! 어디였더라아아아~ 아무리 생각해봐도 돈이 어딨는지가 생각이 안 나! 내가 숨겨놨는데… 한심해~ 난 쓰레기야…”


“자… 잠깐, 저기… 괜찮아? 당신. 시치미 떼는 거 아니야? 당신 얼굴에 대해 얘기 중이잖아~”


맥퀸은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채로 묘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 괜찮냐고 했어? 나한테… 친절해~ 나 여자랑 얘기해보는 게 몇 년 만이었더라… 아니… 처음이야… 여자랑 마음이 담긴 얘기는 지금껏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괜찮아?’ 참 좋은 말이야~ 날 생각해주는 게 느껴져… 행복해… 지금… 너무나… 언젠가… 당신 같은 여자랑 만나서… 죽는 날까지 함께 살고 싶어~”


정신에 문제라도 있는 듯 시시각각 감정이 변하는 맥퀸을 보며 에르메스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그때, 맥퀸은 갑자기 웃음기가 싹 가시더니 화장실 안쪽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지~ 난 한심한 인생이니까~ 죽고 싶어졌어.”


그 말과 함께 맥퀸은 자신의 허리띠를 올가미로 만들어 파이프에 걸더니 자기 목을 매달았다.


“뭐 하는 거야, 너 이 자시이이이이익!!”


그 순간, 갑자기 에르메스의 두 발이 공중으로 들어 올려지더니 에르메스가 공중에서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목이 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녀의 목을 중심으로 끝에 프로펠러가 달린 보라색 가지 같은 것이 네 방향으로 뻗어나왔다.


“아니이이이이이?! 이…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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