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의 태양은 푸른 삶의 알레고리


수탉소리 울리우는 퍼런 하늘에 


머리부터 들이밀어 울상으로 인사하고


미지로 가득한 보랏빛 새벽을


이슬과 풀벌레와 희미한 별들과 춤추며


조금식 조금식 수놓아간다


그러다 별들이 하나 둘  작은 숨구멍을 닫아가면


샛노란 외눈 크게 뜨고 


저 아득한 흰 구름을 좆아 부리나케 달려간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의 정오를 맞이한 태양은


 끝내 알지 못한다


자신의 기억 속 백색광은 구름의 빛이 아님을


잿빛 구름들의 슬픔은 곧 광원의 부재임을


이윽고 충혈된 붉은 눈으로 그 고점을 뒤돌아보고 나서야


태양은 지루한 추락과 함께 깨달음을 얻는다


그렇게 태양은 탁한 보석같이 일렁이는 베일을 


살포시 접어


세상을 흑요빛으로 가득 채운 뒤


자신의 푸른 요람에 붉은 보석과 함께 반짝이며


아릿하게 검푸른 이불을 덮은채


고요히 침전한다


아아 그러나 그토록 찬란히 빛나는 밤하늘은 


붉었던 삶의 알레고리


저 하늘을 가르는 은하수는 분명 애도의 눈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