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xx년


 3차세계대전의 여파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세상의 빛은 꺼졌다.

전쟁은 거리를 폐허로 만들었으며 도시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이 참혹한 전쟁에서 승자는 없었다, 그저 아주 많은 사람이 죽고 많은 것이 사라진 상처뿐인 싸움이었다.


누구도 이기지 못한 전쟁에 각국 정부는 제기능을 유지하지못했고 혼란과 무질서가 이어지며 결국 국가라는것이 무너져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무리를 이뤘으며 약한 무리는 도태되고 강한 무리는 살아남았다.

국가가 존재하지 않고 강한자들이 세상을 차지하게되니 약육강식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었다.

세상은 수천개로 쪼개졌으며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고 살아남기위해 무슨일이든 다하는 치열한 경쟁의 세상이기도 했다.


허나 아무리 세상이 갈라지고 전쟁의 피해가 극심했다 한들 살아남은 사람은 계속 살아가야 하는 법, 전쟁이 끝난 후 세계 곳곳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전후복구가 이루어졌다. 지도자의 명령으로 계획적인 마을이 세워지는가 하면, 우후죽순으로 건물이 지어지며 이리저리 꼬인 복잡한 마을이 형성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살아남기위해 점차 모였고 마을은 커져가며 도시를 이루는곳이 생겨났다. 밤을 환하게 빛낼수있는 세상이 도래하자 그제야 사회가 돌아가는듯 하였다.

그렇게 수십년이 흘렀다.


아름답고도 잔혹한 미래이면서도 짙은 어둠과 그에 상반되는 찬란한 네온사인이 도시를 감싼 디스토피아 세계. 

낮은 치안으로 약탈과 살인이 빈번하지만 그럼에도 살 가치는 충분하다고 느낀 사람들은 열심히 살아가는 세계. 

그곳에서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벨보. 

"벨보 허긴스"


이 이야기는 한 남자의 사소하지만 용감했던 어느 이야기를 다룹니다.


"절 대 안 돼"

늘 다니는 길가의 구석에 위치해있는 낡지만 밝은 빛이 새어나오는 작은 골동품가게. 늘 내게 잔소리를 하시는 부모님. 모두들 하나같이 입을모아 가면 안된다고 하는 곳. 어릴적부터 들어온터라 여태껏 가면 안된다고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냥 별 이유는 없었다, 괜한 반항심과 약간의 호기심이 내 몸을 저곳으로 이끌었다.


<지믈리&길리 골동품 가게>


네온사인으로 만들진 간판은 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불규칙적으로 깜빡였으며 그 아래에는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보였다. 왠지 나쁜짓을 하는 마음에 심장이 덜컹거렸고 돌아갈까 잠깐 망설였지만 이내 눈을 질끈 감고 발을 내딛었다. 

계단을 한걸음 한걸음 걸을때마다 등골이 오싹했지만 어느 순간 눈 앞에는 내 키를 조금 넘는 나무문이 보였다. 

이상한 종이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나무문을 열자 꽤나 어둑어둑한 공간에 전구들이 은은한 빛을 내는 신기한 공간이 보였다. 


"어서오세요" 


나는 처음보는 인테리어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게의 벽과 바닥은 모두 나무로 되어있었고 탁자 의자 할거없이 나무로 만들어지지 않은건 없었다. 진열상품들 역시 나를 놀라게하긴 마찬가지였다. 책에서만 보던 구형 휴대폰과 박물관에서 봤던 만년필 그리고 무엇보다 내 눈길을 끈건 박제된 나비 표본이었다. 나비 역시 책으로 밖에 보지못했고 대전쟁 이후 개체수가 얼마남지 않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가게아저씨는 대머리에 포동포동하고 수염이 턱부터 구렛나루를 잇는 재밌는 인상이었다. 그는 종이에 무언가 쓰는듯 보였으며 안경을 잠깐 고치고는 나를 보더니 이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을 걸었다.


"으잉? 얘야, 여긴 무슨일로 왔니?"


"그냥 궁금해서요. 어른들이 항상 저보고 이곳에 오지말라 했거든요."


"하하... 얘야 과거에는 추억이 깃들어있단다. 너가 말하는 그 어른들은 가끔 그 추억을 사거나 구경하기위해 이 가게를 들르곤하지" 


"그런데 어째서 어른들은 이곳에 오지말라 한거죠?"


"과거에는 추억만 있는게 아니니깐... 저길 보거라."


가게아저씨는 리모컨을 꺼내더니 어느 조형물을 가리키고는 버튼을 눌렀다. 조형물은 이명과 같은 노이즈를 내더니 천천히 화면을 내비추기 시작했다. 화면을 유심히보자 승전소식을 전하는 옛날 뉴스와 전사자가 많이 나왔다는 또다른 뉴스 그리고 거대한 폭탄을 나르는 장면과 뉴스기자가 멘트를 치는중 멀리서 버섯구름이 일어나더니 화면송출이 중지되는 장면등 꽤나 충격적인 장면들이 화면에서 여럿 지나갔다. 


"얘야 이 세계를 구원할 자는 너뿐이란다!!!"


"네?!!?!?!?" 


"당장 이걸 착용해!!!!!" 


아저씨는 어느 시계를 쥐고는 내 손목을 억세게 끌어당긴뒤 강제로 시계를 채웠다. 시계는 약 15cm 정도 되보였다. 나는 반항하려했으나 그것도 잠시, 갑자기 눈이 핑돌더니 세상이 하얘지고 눈앞에 주마등이 스쳐지나갔다. 근데 주마등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아주 많은 주마등이 내 눈앞을 지났고 나는 알지못하는 수많은 기억들을 주마등이 스쳐지나가는 것만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몽롱한채로 으어어 하고 있을때쯤 어느틈엔가 난 정신을 차렸다.


"드디어 정신차렸는가 소년 이젠 세계를 구할 차례라네!!!"


주위를 둘러보니 하늘은 붉은빛을 띄고 있었고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아저씨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저씨는 자세를 숙이고는 나를 불렀다.


"뛸 준비안하고 뭐하는가 소년!!! 나 먼저 뛸 테니 그대로 따라오게!!!!"


라고 말을 마친 아저씨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공중으로 튀어올랐다. 어떻게 저렇게 뛴건지 어안이 벙벙했으나 옆에 또 다른 사람이 내게 다가오더니 그냥 뛰면 된다고 걱정할 필요없다며 소리쳤다. 나는 영문도 모른채 일단 자세를 낮춘뒤 점프하였고, 놀랍게도 나는 눈 깜짝할 사이에 중간권계면에 도달하였다. 그리고 옆에서 누군가 외쳤다.


"오오, 소년 왔는가!! 이제 저걸 막으면 된다네!!! 나와 함께 인류를 구하고 영웅이 되어보세!!!!!" 


아저씨였다. 아저씨는 다시 하늘로 날아갔고 나는 대체 뭐를 막아야하는거고 세계를 구한다는게 뭔소린가 했다. 또 나는 얼타며 아무것도 안하고있을때 거대한 그림자가 내 정수리를 덮었다. 매우 큰 무언가가 내 위에 있는게 분명했다. 뭐지 하고 올려본 순간, 나는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다. 길이 15km로 보이는 거대한 미사일이 하늘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낙하하고 있는것이었다.


"소녀어어어어언!!!!! 빨리와서!!!! 이거 좀 밀어보게..!!!!!!!!!!!!"


미사일 방향에서 아저씨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떨어지는 미사일을 막고있는것이 분명했다.


"큭... 아저씨이이!!!!" 


나는 인생에서 한번도 내본적 없는 속도로 미사일을 향해 날아갔다. 얼마나 빨랐는지 날아가는 도중 위로 살짝 꺾으면서 받은 중력가속도가 무려 15G나 되었다. 


"크 아 아 아 아 아 아 악"


"오 소년!!!! 으윽... 미사일이 꽤나 강하고 빠르군 하하 안그런가??!!"


나는 아저씨 옆에 합세해서 떨어지는 미사일을 손으로 잡고 밀기 시작했다. 아니 밀어보려고 했다. 

미사일은 매우 빠른 속도로 낙하했고 나와 아저씨는 진심으로 막아봤지만 역부족이었는지 미사일의 속도가 느려지긴 했으나 그래봤자 미사일의 속도는 시속 15km를 유지하며 떨어지는 중이었다. 


"어쩌죠.....! 이대로 가다간... 사람들이...!!!"


"흣핳하....! 소년... 이 미사일은 차르봄바의 15배 위력을 가진 핵폭탄을 싣고있어...!! 막지못하면 전체인류의 15%가 이 핵으로 죽게 될거다...!!!!!"


"15억명이나 죽는다는 소리잖아요???!!" 


"바보!!! 인구수는 아직 100억을 채우지 못했어!!!"


"그게 문제에요??!?!"


우리가 옥신각신하는 사이 15초라는 시간이 허비되었고 핵폭탄은 지면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생각해야했다. 이 핵폭탄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그리고 사람들을 어떻게해야 구할수있을지....!


https://youtu.be/QwACoXnNcwg


"아저씨!!!"


"소년!!! 나 부를 시간없네!!! 똥꼬에 힘 빡주고.....!!"


"그게 아니라!!! 아저씨는 빠지세요!!!!!!"


"아니 그게 무슨 바보같은 소리야!!!!!"


"일단 내 말듣고...."


"절대 빠질수없네!!!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셈인가!!!!!"


"여기서 터트릴 생각이니깐 빠지라고!!!!"


".....?!?!?!?!?!??!! 너... 설마....!!" 


나는 아저씨가 빠질 생각이 없음을 알고 발로 그의 옆구리를 강하게 내려꽂았다. 아저씨는 엌하는 소리와 함게 빠르게 땅으로 떨어졌으며 시간이 지나니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아저씨가 없다보니 핵폭탄이 떨어지는 속도는 더 빨라졌다. 일단 시속 15km는 넘겼겠지.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재빨리 미사일을 쥐고있던 오른손을 뒤로 뺀 다음 강하게 내다꽂았다. 반응이 없자 한번 더 강하게 꽂았다. 나는 당황했다. 계속해서 미사일을 쎄게 두드려봤지만 핵폭탄은 퉁퉁 울릴뿐 아무반응을 하지않았다.

예측 못한 변수였다. 내 힘이 핵폭탄을 공중에서 터트릴만큼 강하지 못했던 것이다...!


"크읏...!! 칫... 내 힘이 이거밖에 안된다고...? 웃기는 소리 하지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ㅏㅏㅏ!!!!!!!!!!!!"


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보다 강한 힘으로 꽂아넣으면 되는거잖아ㅏㅏㅏㅏ!!!!!!!!!!!!!!!!!!!!!!"


나는 진심에 진심을 더해 미사일을 주먹으로 내려쳤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미사일을 내려쳐봤지만 미사일의 뿔이 약간 구겨졌을뿐 별다른 피해를 주지못했다.

젠장… 안돼… 여기서 내가 멈추면… … 누가 미사일을 멈춘다고 하는 거야…!


「 내가 하지 않으면 ! 미래는 변하지 않아 ! ! 」


"그렇지않다 소년!!!!" 


"다...당신은...!!!" 


"함께하겠네!!! 이 핵을 터뜨려서 산화하는한이 있더라도 사람들을 구해내겠어!!!!!!"


"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나와 아저씨는 온힘을 다해 미사일에 주먹을 날렸다. 

얼마나 강하고 빠르게 날렸는지 나조차도 내 주먹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고 아저씨도 같았으리라


"으아아아아!!! 부족해!!! 이걸로는 부족해!!! 어쩌면.....!!" 


"어쩌면 우리를 불럿을지도 모르겠군"


"당신들은...!" 


"아ㅡ아 너의 조상이라 해두지. 지금 이야기할 시간이 있나? 막아야 하지 않겠어??"


"조상?까지! 그악 마찰열과 오버로드가,,,,!!!!!" 


"어이어이 모두의 미래가 끝장날지 어떨지가 걸린 일이야 해볼 가치는 충분해" 


"크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 ! ! ! ! ! ! ! !"


나는 아저씨와 나의 조상이라고 불리우는 자들 15명과 함께 미사일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미사일의 뿔은 구겨지다못해 강철에 틈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점차 벌어졌으며 우린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매우 강하고 빠르게

내려치고 

내려치고 

또 내려쳤다.

그리고 보였다. 미사일의 내부가. 이곳을 강하게 내리친다면....


"여기서 터지면 어찌되지!!?? 사람들에게 가는 피해는?!!! 모두의 미래는!!!!!!!!"


"흐하하하하!!! 소년!!!!!!!!!!!!! 여기서 터트리면 우리 밑에 백억명이 있다한들 모두 무사할것이야!! 그러니 지금이 기회일세!!!!"


갑자기 모르는 기억들이 내 머릿속에서 스친다. 꽃밭을 달리는 강아지. 강아지를 바라보는 한 남자. 옆에 서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여성과 그 뒤에 솟아오르는 버섯구름. 

윽... 머리가 아프다. 대체 이건

아아 또 기억이 스친다. 이번에는 왠 할머니다. 그녀는 십자가를 손에 쥐고 울먹이고 있다. 그리고 어느 중년의 여성이 그녀를 뒤에서 감싸안으며 눈물를 흘린다. 그리고 아까와 같이 그녀들의 뒤에는 버섯구름이 솟아오르는게 보인다. 

기억이 전환된다. 남자아이다. 그 꼬마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로 보인다. 그의 어머니가 그를 보기위해 마중나왔는지 손을 흔드는게 보인다. 남자아이는 웃으며 엄마에게 나아간다. 그리고 밝은 빛과 함게 똑같은 버섯구름이 또 그들의 뒤에 솟아오른다. 또 기억이 전환된다. 또다른 기억... 또다른 기억.... 또다른 기억..... 수백개의 기억이 내 머릿속을 스쳤다. 

이건 그저 그런 기억이 아니다. 나는 알아차렸다. 이 기억들은 내가 핵을 막지못한 뒤 일어날 일이란것을...










"어이 후손 지금 내려쳐야 밑에 사람들과 모두의 미래가 괜찮아지지 않겠어?"











"저는 후손이 아니라 벨보에요. 벨보 허긴스"










난 놓치지 않겠어

기회는 지금 밖에 없다는걸 알았으니











"반가웠어요 아저씨. 그리고 정체모를 조상님."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ㅡ펑ㅡ

.................NUKEDNUKEDNUKEDNUKED.............
..........NUKEDNUKEDNUKEDNUKEDNUKEDNUKEDNU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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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KEDNUKEDNUKEDNUKEDNUKEDNUKEDNUKEDNUKEDNUKEDNU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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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용사님의 생명이 꺼져가고 있어.."

- 벨보 허긴스를 지켜보던 한 노인

















그렇게 벨보 허긴스는 가게아저씨와 조상 15명과 함께 산화한다.

그는 영웅이었다. 

이 핵이 터졌으면 적어도 8억은 죽었으리라

이 핵이 터졌으면 세상이 수천개로 찢어졌으리라

이 핵이 터졌으면 약육강식의 시대가 도래했으리라

이 핵이 터졌으면 끔찍한 디스토피아 세계가 시작됬으리라


그들이 15cm만 더 떨어졌더라면 8억이 죽었을것이다.

허나 벨보는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그 핵은 사람들에게 도달하지 못했다.

1초도 안되는 시간을 아낀 덕에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

이 모든게 벨보 허긴스 덕이니 어찌 찬양하지 않으리

그는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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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게 글 쓰다가 순간 15cm라는 주제 까먹어서 급히 비틀었는데 이해해주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