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빛도 없었고, 주위가 온통 깜깜했다. 
"저기요?"
"뭐지? 신입인가?"
"그런가요?"
"정자들의 세계에 온걸 환영한다. 나는 정자라고 한다. 물론 너도 그렇고. 이곳은 고환이라네. 생명의 시작이지." 
"무슨 소리죠?"
"나는 여기서 3일 동안 묵었다네. 조금만 있으면 밖으로 나가 생명을 만들어낼 것이지. 자네도 기대하게! 곧 있으면 나처럼 될테니."
무슨 소리인지 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이 곳 전체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모든 것은 천천히 알게 될 걸세!"
그는 이 말을 남기고 어느 구멍으로 빠져 나가 버렸다. 그런데 그 정자만 나가는 것이 아니었다. 나가는 정자는 수십..수백..수천으로 늘어났고, 어느새 상상도 못할 수만큼 그 구멍으로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이게 뭐지?
남은 정자들은 웅성웅성 했다. 나는 물었다. 
"죄송한데 이게 무슨 일이죠?"
"내가 어떻게 알아?"
그는 살짝 건방진 태도였다. 그가 아니라, 그녀.. 였다. 뭔진 모르겠는데 그녀의 머리에 X라고 써있었다. 그 X자에서 강력한 여성성의 향기가 난 것이였다. 자세히 보니 내 머리에는 Y라고 대문짝만하게 써 있었다. 
"뭔지 몰라?"
그녀였다. X자를 그렇게 뚫어지게 바라보니 눈치챈 것이다. 내가 초짜라는 걸.
"뭔데요?"
"니가 가서 알아봐."
그게 뭔지 이해하는 데에는 별로 안 걸렸다. X가 여자로 태어나게 되고, Y가 남자로 태어난다는 것을. 잠깐! '태어난다' 라는 개념을 내가 알고 있었나?
"거봐! 다 알게 된다니깐."
그녀는 그 말 한마디를 던지고 정자 무리 틈으로 어느샌가 사라졌다. 
그 사이 나는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정자들의 치열한 경쟁과 수정, 그리고 생명의 탄생까지..
모든 것을 알고, 3일이 지났다. 
나는 정자 중에서도 현자가 되어 있었다. 
그때 뒤에서, 
"저기요?"
신입 정자인 것 같다. 막 고환에서 생성된 듯 하다. 
"어서 오게! 신입이여."
"누구세요?"
"정자들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한다! 나는 정자라고 한다. 물론 너도 그렇고. 이곳은 고환이라네. 생명의 시작이지." 
나는 그냥 예전에 그 정자가 말한 대로 읊었다. 
"무슨 소리이죠?"
"때가 되면 깨닫게 될 걸세!"
그리고 어느새 다시 이 곳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작인 건가.' 
후끈후끈. 열기가 달아오른다.
내 몸이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이미 뒤에서는 수십억 마리의 정자들이 전립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제, 세상 밖으로 나가는 건가.. 
나는 흥분하는 기분을 감추지 못하였다. 
어느새 요도 앞에까지 와 있었다. 
이제 경쟁에서 이기기만 하면.. 새 생명으로, 가족과 함께, 인간으로써의 삶을 살아가는 거다!
나는 옆의 정자들에게, 
"공평한 경쟁을."
"좋습니다."
"좋구말고요"
쏠려 나간다. 
저 곳에서 희미하게 빛이 보인다. 
그 빛은 점점 커지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화악- 
주변이 온통 밝아졌다. 
이제 곧 여성기 속으로 들어가겠지. 
아마 여성기 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 
폭신폭신하다. 황토색이다. 
음.. 황토색?
"여성기가 황토색이였나?"
"내 기억으로는 아닌데."
"왜 난자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지?"
주변이 웅성웅성해진다.
앗! 설마!!
"자위행위다!!"
"자위행위??"
큰일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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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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