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중하게 안고 다녔던 기억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쯤 망각의 대양 속에서 표류하며

지평선을 바라보며 애타게 부르짖고 있지 않을까.

혹여 남이 볼세라 꽈악 품었던 기억도

애석하게도 한번 떠나고 나면 돌아오지 않구나.


본디 기억이라 함은

때로는 단단히 기억되기도

조용히 잊혀지기도 하는 것이라지만

잊혀지기 위해 기억되는 것은 아닐 터,

불현듯이 뇌리를 스치며 떠오르면서도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지는가.


차라리 미련 없이 떠나보낼 수 있음 좋으련만

떠올릴 듯 말 듯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그 잔향을 잊지 못하니 더욱 통탄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