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이 죽었다.


텅 빈 마음으로
사타구니 아랫쪽에 손을 넣은 채
악마에게 뇌를 뜯어먹히고 있었다.

그 사람을 위한 기도조차 할 생각 못했다.
악마에게 입맞춤 당한 뇌는
생각이란걸 하지 못했다.

그 사람이 죽고나서 깨달았다.

이건 신께서, 나에게 내려주신 벌이다.
이건 아버지가, 나에게 한 무언의 협박이다.
나는 아버지의 무서움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눈물이 안나오는건
이건 악마가 나에게 준 벌이겠지
심장은 고동치다 식었고, 눈물없는 감정은,

그 속에서 나오는 침착함은,
나를 죽이고 싶을 만큼 고요했지만
그 속의 감정은 괴로워 악마를 미소짓게 하였다.

악마에게 뜯어먹힌 감정은,
매말라붙어 피딱지가 된 용기와 의지는
남아있는 소중함을
행복하게 해달라는 아버지의 부탁에
어린아이처럼 고함치며 떼 쓰며 
지들의 벌건속을
괴로움을 증명하듯 보여줬다.

나의 원죄는 나다.
이 말도 수백번 하였지만, 아이가 꿈인 나는
보속을 행하지 못한채 악마에게 비웃음 당했다.

인간은 끝없이 죄를 만든다.
나 또한 앞으로도 그럴수밖에 없을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괴로움을 본능적으로 피한다.

그걸 못하는 나는 인간이 아닌채 
몇년 후에 이 시를 또 응시하고 있을 생각에
벌써부터 구역질이 나는 미래의 나에게-

고해성사나 하러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