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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바로 세우겠다던 어떤이와 세상을 자유로히 만들겠다던  어떤놈의 싸움은 끝이 나지 않은것으로 끝이났다.  싸움의 끝, 수천개로 조각난 그들의 육신과 그보다 더 많이 나뉘어진 그들의 정신의 면면들은 세상 여기 저기 그 자취를 흩날리며 그들의 싸움이 그저 흘러간 옛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후대에 전했다.  


 이루어지지 못한 채 산산히 흩어진 그들의 욕망의 껍데기. 그것은  스스로를 대단찮다 여기는 또다른 평범한 사람들의 열망으로 가득히 차올라 다시금 수천명의 어떤이와, 수천명의 어떤놈으로서 태어났다.  


질리지도 않을 정도로, 많이.


  흩어진 욕망의 껍데기를 손에 얹은 이들이 그 거죽을 뒤집어쓰며 스스로를 용사의 후예라 칭하고, 또 마왕의 재림이라 일컷는, 그런 사람들이 온 동네 방방곡곡 지천에 깔린, 세상은 그야말로 찬란한 전설의 시대.  스스로가 특별하고 존귀한 무언가이고자 열망하는 이들. 스스로 삶의 주인공이 되고자 지천에 널린 노상의 무대 위를 두발닻고 서는 수많은 주인공들의 뒤 편에서, 대걸레를 쥐어들고 무대를 닦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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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화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특히나 그것을 갖춰놓고 많은 사람들을 부릴 수 있는 집이 아니라, 목터져라 소리 쳐 봤자 들리는 것이라곤 짐승 소리와 날벌래 소리밖에 없는 우중충한 마경이라면, 더더욱. 용사 '일행'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넷은 될텐데, 한명의 종사에게 그 고된 일을 몰아준다면 십중팔구는 걷는 걸음 거리가 만리를 채 넘기기 전에 퍼질것이다. 그렇다고 비전투 인력 몇명을 넣기엔 또 그만큼의 다른것들을 챙겨가야 할 것이고.


 물론 진짜로 목숨을 바쳐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는 사명을 띈 원정대라면 인류의 존망을 위해 짐승흉내 내면서 몇일 사는것 별 일 아닐수도 있겠지만, 사명감이란것은 그들에게 스스로의 치장한 멋을 자랑할때나 필요한 것인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진짜로 사명감만으로 원정을 떠나던 초기와는 달리, 너나 할 것 없이 원정을  떠나는 작금에 이르러선 적당한 시기마다 마경을 들락거리며 그들에게 보급을 이어주는 보급부대를 따로 운용했다.  


 그의 일행도 그 중의 하나.  그들은 고객이 원하는 접전 상소로 지정한 기일을 맞춰 원하는 물건을 실어 나르는 일의 연속이었다. 


 대부분의 운송업들이 으레 그러하듯. 물건을 실어 날름에 있어 인간성에 깊은 회의감을 느낄 일들도 정말 많았다. 말도 안되는 기한을 짜 주는 사람들도 있었고, 말도 안되는 분량의 물건들을 들고 오라는 것들도 있었고. 년차가 길어지다보니 나쁜 꼴 더러운 꼴 별의 별 꼴을 다 보았다.  


 그들이 놀이터로 삼는 수많은 마경들은 껍데기를 뒤집어 쓴 고객과, 고객 뒤를 지키는 내놓으라 하는 일행들 외의 자기와 같은 사람

들에겐 전장터였다.  수천가지의 모습은 더 되는 요상하게 생긴 마물들과 야생에서 살아남고자 독기를 잔뜩 품은 풀떼기들은 스포트

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무대 뒤의 스테프들에겐 악몽 그 자체. 원정에서 사람 하나 둘 죽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전해지는 물건들이 정말로 원정에 필요한 물건이었으면 좋았으려만, 특수한 몇몇의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개개인의 취향을 타는 기호품. 죽은 사람들을 땅바닥에 묻으며, 쌓아 둔 짐칸의 내용물들을 보면서 한숨만 푹 쉰적이 한 두번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인간성에 대한 회의감이 들고, 차마 이제는 그 더러운 꼴 그만 보고 싶어서 때려칠까, 마음속으론 천번은 더 생각 해 보았지만 여전히 그들이 이 산 물, 숲, 계울을 걷는 이유는, 계약인들에게 단장이 누런 이빨을 훤이 보이며 웃을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들이 건내는 그 두둑한 금화 주머니 덕택이었다. 거부하기엔 너무도, 큰 금액이었으니까.


  품삯이며 새로 들어온 용병단들의 목숨값이기도 한 두둑한 금화를 받고 뒤 돌아 서면서도 여전히 마음은 무거울 뿐이었다.  하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 했고, 삶은 살아있는 한 계속 되었기에 그와 그의 일행은 기한을 맞추기 위하여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간만에 일도 좀 쉬겠다 소재 하나가 생각이 나서 여기에 적어봄. 있다가 와선 주인공 관련된 이야기도 좀 적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