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어를 사용하였기에 친구가 꿈을 설명해준다 생각하고 편하게 읽으시면 됩니다.

*해석환영



내가 되게 신기로운 꿈을 꿨어

근데 엄청 낯이 익었고... 보면 볼수록 돌아가고 싶은 꿈이더라고. 그냥 거기서 살고 싶었어. 거기에 있었을 때에 나는 남아있는 가족이라곤 딱히 없었거든. 엄청 뭐랄까. 이미 내 기억 어딘가에 박혀있는 추억 하나가 드디어 나에게 온 기분? 운명? 데자뷰? 뭐든 좋았어. 그 장소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 방금 생각난 예로.. 짱구 극장판 중에서 어른제국의 역습? 그거 있잖아. 거기에 신형만의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알 것같더라고.

 

아무튼 꿈 애기를 하자면 내가 친구들이랑 가게에 들어가는 거였어. 들어가니까 동물 키우는 사람은 알 거야 그 칸막이 같이 생겨서 동물들 못 나가게 하는 거. 그게 또 조그마한 나무판으로 있더라고 그것도 밀어서 들어왔지. 거기엔 강아지 한 마리랑 미소를 지으신 50대 여성의 사장님이 계셨어. 신기한건 들어가면서 “여기 우리 작년에 왔었던 곳이잖아” 내가 그 말을 하면서 신났어. 사실 지금 생각하면 작년에 여길 왔었는 지 기억도 안나. 근데 들어가자마자 사장님한테 “안녕하세요, 저 또 왔어요!!”라고 말했어. 사장님은 눈을 좀 동그랗게 뜨시더라. 근데 꿈에선 정말로 기억이 났었어. 미로같이 생긴 가게 안이 어디로 가야 나오는 지. 여기선 뭘 파는지, 등등.. 그래도 설명은 해줘야하니까 쉽게 생각하자면 다이소라고 생각하면 편해. 여기서 기억해야할 건..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몇 개가 냉동고에 보관돼있었다...? 그 냉동고의 장소만 좀 생각하면 돼. 다른 건 잡다한 것들이였어 생각나는 건 강아지 모형, 여러 필기도구들, 얇은.. 잡지? 또 다시 공책.. 주방제품 등등 먹을거는 딱히 없던 거 같은데 미로되어 있었고 진열된 상품들은 종류별로 다양하고 각양각색이였어 흔히 볼 수 있는 건데.. 여기서 보면 어떤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물건일 법한 것들이 하나하나씩 진열되있는 것처럼 다 매력적인 상품들이였어. 그러다가 아까 말했었지 아이스크림 있다고. 그게 편의점 들어가면 냉동고가 바닥에 있어서 옆으로 밀어서 허리를 숙이고 꺼내는. 그 아무튼 그거였어. 이 정도 말하면 무슨 말인진 알거야. 아무튼 그거를 친구 A가 꺼내려고 냉동고 앞에 서있더라고. 그때였어 그 친구 머리 위에 커다란 액자 하나가 있었어. 그리고 거기엔 펜으로 가격표가 써있더라고. 좀 위였어서 그런지 꿈이여서 그런진 몰라도 200이란 숫자밖에 안보였어. 다른 게 더 써있는 거 같긴 했는데 흐릿해서 잘 안보였지. 어찌되었든 그거를 장난치면서 내가 말했어. “야 A야 저거 한번 사볼까?” 웃으면서 말했는데 그 친구도 골때렸는지 같이 웃더라고 허. 아무튼 그 액자를 손을 뻗었는데 높은 것보다 액자의 크기가 내 상반신만 해서 액자를 내리다가 결국 무릎을 쪘지. 너무 아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액자였어. 거기엔 이름이 써있더라고 ‘이회경’ 아마 잘못된 글자일 수도 있어. 꿈이잖아. 꿈에선 내가 글씨를 잘 못 읽더라고 그리고 포장도 안돼어 있는 그 액자를 뒤집어봤어. 그런데 거기엔 사진이 한 100장 정도 있었을 거야. 첫 장은 스무살쯤 돼보이는 여자가 나오더라고? 솔직히 당황했어. 좀.. 예뻤거든. 그리고 사장인 것을 대충 어림짐작했어. 그리고 그 다음 장을 보려는 찰나.. 사장님이 오셨더라고. 돌이켜보면 사지도 않은 상품을 왜 보는 건지.. 지금 보니 내가 진상인 것 같네. 이런 나를 사장은 혼내지 않고 차근히 말하더라고 “여기 물건들을 다 팔기 전까진 이 가게는 닫지 않을 거야.” 마치 나한테 들으라고 하는 것처럼. 그 말을 한번 들었는데 지금까지 계속 머릿 속에 남더라. 그 말이 끝나고 또 카운터로 가셨어. 나도 곧이어 카운터로 갔지 그 액자를 사려고. 그리고 카드를 드렸는데 안 받으시더라. 그러곤 카운터 안에 의자가 있었는데 거깅에 앉으라고 하시더니 소리가 나길래 보니까 영수증이 나오고 있는 거야. 그 리터기를 통해 나오는 종이로 겨우 보인게 ‘이회경.. 목화심점...’ 영수증이 거의 나올 즈음에 그 분이 내 머리를 톡 치시더라. 그러면서 “가도 돼”라고 말하셨어. 그러더니 꿈에서 깨지더라고.

 

이 꿈을 꾸고 나는 바로 눈을 감았지. 왜인지 그 강아지랑 그 사장님을 보고 싶더라고. 다시. 진짜 내 자리를 보는 듯한 기분이였어. 다시 눈을 떴는데 정말 놀랍게도 난 그 가게의 문 앞에 서있더라. 난 문을 재빨리 열었지 알잖아, 꿈은 한번 꿀 땐 되게 오래가는 것 같다가 다시 꾼 그 꿈을 꾸면 엄청 일찍 끝난다는 거. 무슨 마약에 취한 것처럼 난 다시 그 액자를 꺼냈지 그리고 가격표를 다시 봤어 200원이 아니더라고. 그럼 얼마냐고? 화폐 단위부터 틀렸어. 200가지 였어. ●●●에 대한 200가지의 기억. 이야 얼마나 그.. 소설에 나올 법한 가격표야 이게. 이런 건 완전 처음 아닌가? ㅎ. 아무튼 난 그걸 들고 다시 그 분 앞에 섰어. 그 분은 씨익 웃으시더라고. “잘 기억했네?”라고 말하시곤 다시 리터기엔 영수증이 차륵 올라오고 있었어. 난 그때 수만가지에 생각을 했어. ‘꿈은 일어나고 바로 다시 까먹어. 근데 이 사람과 가게는 내가 잊어 마땅해야할 기억인건가? 이런 사람이 실존할 수는 없는 거야?’ 대충 이런 생각들이였는데 그래서 기억을 잊으려고 했어. 거의 다 잊어가고 있었지. 근데 그 찰나에 순간 나는 이회경이란 사람의 이름과 가게의 이름을 필사적으로 외웠어. 200가지의 기억이 사라진다면 200가지의 단어를 외워버리겠단 생각이였지. 이해경. 이희경. 이호경.... 그리고 모카심점. 목화신전, 모화심점..처럼 그리고 리터기에 소리가 끝나고 나는 사장님께 물었어. 혹시 성함이.. 이회경? 사장님은 미소를 잃지 않으시며 고개를 흔드셨어, 그리고 가게 이름이 목화심점이냐고 물어도 흔드셨지. 이해경, 이희경, 이호경.. 다 아니래. 방금 내가 영수증으로 다 봤는데도 난 제대로 기억도 못하고 있는 거야. 그래, 사실 제목이나 이름도 다 틀렸을지도 몰라. 다 틀리는 나에게 또 다시 웃으면서 “또 만나자.” 라고 말하시더라.

 

꿈을 또 깼어. 그리고 생각했어. ‘내가 이 가게를 도대체 언제 갔지..?’하며 밥 먹으려고 주방 바닥에 앉으려했더니 무릎이 푸르게 멍이 들어있더라고. 이건 또 왜 났지.. 싶다가도 토마토랑 삶은 계란을 먹으면서 대수롭게 넘겼어. 소소한 아침밥을 다 먹고 책상에 앉았지. 너저분한 책들과 친구같이 생겨서 샀던 손바닥만한 강아지 모형. 그리고 샤프. 난 필기도구가 잃어버리는 탓에 자주 바뀌는데 유독 저 샤프는 안 까먹더라고. 난 무언가에 또 홀린 듯 생각했어. 그리고 나지막히 말했어. “이거구나.” 그 가게. 그 사람을 알았던 이유. 그 순간, 사장님이 속삭였어. “여기 물건들을 다 팔기 전까진 이 가게는 닫지 않을 거야”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 

 

***

오늘 하루는 그 꿈 때문에 하루가 추억처럼 지나갔어. 방금 먹은 김치볶음밥도 이젠 못 먹을 거같은 기분이였지. 난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았어. 그 사장을 생각하면서. 아침에 다시 잠에 들었던 것처럼.

 

눈을 뜨니 그 가게 앞이야. 가게는 Close라는 종이가 있었어. 하지만 “닫지 않을거야.” 라는 말이 떠올라서 문을 열었지. 눈 앞엔 하얀 강아지와 내가 샀던 액자의 사진, 그 첫장의 아가씨가 나를 반기고 있어. 그래서 고갤 돌려보니 가게에 진열된 건 아무것도 없더라고. 난 아가씨처럼 미소를 지으며 그 미로같던 가게에서. 똑같이 그 액자를 들고 왔어. 그 아가씨도 빙그레 웃더라고. 카운터에 앉으니 “가격은 알고 있지?”라는 물음에 나는 주저하지 않고 “다음에도 찾아올게.” 라고 말했어.

그리고 꿈에 깼는데 현실에는 이번엔 진짜 찾을 수 있을 거같다며 다짐하던 나만 남아있어